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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반려견의 사교성과 관련된 유전자, 인간의 유전자와 같아
생명과학 양병찬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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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

반려견을 기르는 것의 가장 큰 특전(特典)은 뭘까? 그건 당신이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을 때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꼬리를 흔들고 몸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혀로 당신을 핥을 때,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전율하는 반려견의 모습을 보라!

이제 과학자들은 이러한 애정표현의 유전적 원인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유전적 장애가 있는 인간에게서 발견한 단서를 이용하여, "개는 여러 개의 유전자들에 일어난 변이로 인해 늑대보다 상냥하며 어떤 개들은 유난히 더 사근사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개의 행동을 유전적으로 연구하면, 한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라고 스웨덴 린셰핑 대학교의 페르 옌센 박사(행동유전학)는 논평했다.

지난 10년 동안, 유전학자들은 개의 핵심 형질, 이를테면 몸집(참고 1)과 털가죽(참고 2)의 변이에 관여하는 DNA를 발견해 왔다. 어떤 DNA는 성격(참고 3)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어떤 연구에서는 "개와 인간이 서로를 응시하는 가운데 유대관계가 강화된다"는 사실도 밝혔다(참고 4). 그러나 특정한 행동을 콕 집어 특정한 유전자와 연관시킨 연구는 거의 없었다. "행동학적 연구만 제외하면, 개에 관한 유전학적 연구는 가히 폭발적인 수준이었다"라고 UCLA의 로버트 웨인 박사(진화생물학)는 말했다.

7년 전 오리건 주립대학교의 모니크 우델 박사(동물행동학)와 프린스턴 대학교의 브리드게트 폰홀트 박사(유전학)는 공동으로, 개의 가축화(domestication)에 결정적이었다고 생각되는 행동형질에 관련된 유전자들을 찾아냈다. 그들이 생각하는 개의 핵심적인 특징은 과사회성(hypersociability)이었다. 개가 늑대보다 사회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두 사람은 18마리 개(일부는 순종, 일부는 잡종임)의 행동을 10마리 늑대(일부는 인디애나 주의 연구교육기관에서 사육됨)와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늑대가 됐든 개가 됐든 사육된 동물들은 인간 방문자를 환대(歡待)하지만, 개의 인간과의 상호작용은는 늑대보다 훨씬 더 오래 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낮선 방문자의 경우에도 말이다.

다음으로, 두 사람이 이끄는 연구진은 윌리엄스 보이렌 증후군(WBS: Williams-Beuren syndrome)을 가진 사람들에게 눈을 돌렸다. WBS는 발달장애의 일종으로서, 이 질병에 걸린 사람은 정신적 장애와 '작고 여린 외모'를 나타내지만, 종종 사람들에게 과도한 신뢰감과 다정함을 보이게 된다(참고 5). WBS는 7번 염색체의 일부가 상실된 데 기인하는데, 폰홀트는 그중의 신전부(stretch)에 주목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선행연구에서 그 부분(개의 경우에는 6번 염색체에 있다)이 개의 진화과정에서 매우 중요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승산이 없어 보이는 연구였어요"라고 웨인은 술회하지만, 폰홀트는 그 DNA 영역이 개의 친근함과 관련되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문제의 DNA 영역은 순종견과 잡종견 모두에서 다양한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늑대도 마찬가지였다. 즉, DNA가 부분적으로 삽입·결실·중복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가 시퀀싱한 개와 늑대들은 거의 모두 다른 변화를 보였다"라고 폰홀트는 말했다. WBS 환자들도 이 부분의 변화가 광범위하게 다른데, 환자들의 증상과 성격이 다양한 것은 바로 이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건 개와 늑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사회성이 강한 개는 냉담한 늑대보다 DNA 변화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특히 GIF21이라는 단백질은 다른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회성이 가장 강한 개들은 이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가 망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GIF21 유전자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미미한 개들은 늑대처럼 냉담한 행동을 보였다. 마우스의 경우에도 이 유전자가 변화하면 사회성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폰홀트는 말했다. 그밖에도, 연구진은 개의 사회성과 고나련된 유전자를 두 개 더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7월 19일자 《Science Advances》에 기고했다(참고 6).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동물의 성격 차이를 기술(記述)하는 성과를 거뒀다"라고 폰홀트는 설명했다. 그러나 그녀와 우벨은 순종견들을 대상으로 그러한 변이들이 각 품종의 성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번 연구는 매우 흥미롭다. 왜냐하면 개의 가축화와 관련된 '친자생존(survival of the friendliest)’는 가설을 강력하게 지지하기 때문이다"라고 듀크 대학교의 브라이언 헤어 박사(진화인류학)는 말했다. "먼 옛날 그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늑대들은 상냥해졌고, 그 바람에 인간을 새로운 사회적 파트너로 맞이하게 되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개의 높은 사회성(high sociability)과 관련된 유전자를 최초로 기술했다. 인간도 이와 마찬가지로 다른 영장류에 비해 사회성이 높은 편이다. 아마도 인간과 개는 동일한 유전자를 통해 사회적 행동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일본 아자부 대학교(麻布大学)의 키쿠수이 타케푸미 박사(동물행동학)는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의 결론을 확인하려면 좀 더 많은 개와 늑대들로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개와 늑대 몇 마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내린 결론은 고작해야 시사적일 뿐이다"라고 옌센 박사는 말했다. 키쿠수이 박사도 반려견의 품종과 개체수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동영상】 반려견은 왜 그렇게 상냥할까?

인간은 육종을 통해 개를 상냥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그런 본성을 지닌 개를 골라 키운 것일까?

늑대에 비하면, 개들은 고도의 사회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늑대와 개는 본래 한 식구였다. 먼 옛날 늑대 무리에서 이탈한 별종(別種)인 개들은 다른 동물들, 특히 인간의 관심과 애정을 받기 위해 제 갈 길로 갔다.

그러나 친절함을 지향하는 성향이 있는 동물은 개뿐만이 아니다. 인간에게도 사회성과 관련된 유전적 요인이 있는 듯하다. 윌리엄스-보이렌 증후군(WBS)을 가진 사람들 역시 과사회성(hypersociability)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BS에 걸린 어린이들은 종종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아무 사람하고나 허깅을 한다.

과학자들은 개와 WBS 환자의 과사회성이 동일한 유전자에 기인하는지 궁금했다. 그들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18마리 개와 10마리 늑대들의 유전자를 비교분석했다. 그들의 목표는 인간의 사회성과 비슷한 개의 형질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한 실험에서, 사람 한 명을 동그라미 한복판에 앉히고 그 주변에 개나 늑대(야생 늑대 아님)를 풀어놓았다. 8분간의 테스트에서, 개는 53%의 확률로 모르는 사람에게 가까이 접근했다. 반면에 늑대는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해서, 35%의 확률로 모르는 사람을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유전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개의 6번 염색체에는 인간의 WBS 유전자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층분석 결과, 사회성이 높은 개들은 냉담한 늑대보다 그 부분의 DNA가 많이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경우에는 개인적 경험이 유전자만큼이나 중요하지만, 개의 경우에는 문제의 유전자들이 신속한 가축화에 기여했을 것이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리고 당신의 반려견이 매일 당신의 귀가를 반기는 데는, 아득한 옛날 늑대와 개에게 일어난 유전자 변이가 한 몫 했을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classic.sciencemag.org/content/316/5821/112.abstract?sid=9869c4f8-e29a-4c7f-93dc-547dd2ca253b
2.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26/5949/150
3. http://www.sciencemag.org/news/2008/06/its-dogs-genetic-life
4. http://www.sciencemag.org/news/2015/04/how-dogs-stole-our-hearts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58764)
5. http://naturis.kr/1997
6. http://advances.sciencemag.org/content/3/7/e1700398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7/07/what-makes-dogs-so-friendly-study-finds-genetic-link-super-outgoing-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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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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