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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섬씽은 일찌감치 시작되었다
생명과학 양병찬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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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ematic comparison of the nDNA (wide lines) with the mtDNA (thin lines) phylogenies of Neanderthals, Denisovans and modern humans/ © http://www.nature.com/articles/ncomms16046/figures/1

거의 1세기 동안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의 조상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라는 미스터리가 밝혀지는 가운데 대반전이 일어났다.

한 연구진은 10만 년 전 독일 남서부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미토콘드리아 DNA(mtDNA)를 시퀀싱한 결과, 이 DNA가 초기 현생인류의 것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현생인류 가문의 초창기 멤버들이 네안데르탈인 조상들과 유전자를 섞으며 살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흥미를 느낀 연구자들은 심층적인 후속연구에 착수했다.

독일에서 발견된 mtDNA를 다른 고인류 및 현생인류의 것과 비교한 후,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놀라운 결론에 도달했다. "아프리카 출신 호모 사피엔스 가문의 여성 한 명이 22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 남성 한 명과 만나, 호모 사피엔스를 출산했다." 22만 년 전이라면, 지금껏 알려진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간의 만남(참고 1)보다 훨씬 앞선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주 《Nature Communications》에 기고한 논문에서(참고 2),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했다. "그녀의 자녀들은 네안데르탈인 가문 전체에 어머니의 유전자를 퍼뜨렸고, 이윽고 그녀의 아프리카계 mtDNA가 네안데르탈인 조상의 mtDNA를 대체했다."

다른 연구자들은 연구진이 이번에 제시한 가설에 열광하면서도, '그걸 증명하려면 유전체를 두 개 이상 분석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는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와 좀 더 유사한 mtDNA를 갖게 된 과정'에 대한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멋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러나 아직 합격점을 줄 수는 없다"라고 이스라엘 헤르츨리야 IDC(Interdisciplinary Center) 대학교의 일란 그로나우 박사(개체군유전학)는 논평했다.

자세한 연구 내용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10여 명의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추출된 핵 DNA(nDNA)와 mtDNA를 추가했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4만 년 ~ 5만 년 전쯤인 네안데르탈인의 멸종기에 살았다. 또한 연구진은 시베리아의 다른 고인류 그룹(데니소바인)의 완벽한 nDNA와 mtDNA도 추가로 분석했다. nDNA 분석에서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서로 가까운 친척이며, 지금으로부터 60여만 년 전 현생인류와 각자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이 샘플들에서 추출된 네안데르탈인의 mtDNA는 새로운 의문을 제기했다. 그것들은 데니소바인의 것과 유사하지 않고, 현생인류의 것과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세 그룹이 60만 년 전에 분가(分家)했다는 가설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 연구소의 스반테 파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깜짝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어쩌면 네안데르탈인의 mtDNA는 실제로 현생인류에게서 왔는지도 모른다."

이번 연구에서, 막스플랑크 인류사연구소의 요하네스 크라우제 박사와 코시모 포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1937년 독일의 홀렌슈타인-슈타델 동굴(HST: Hohlenstein-Stadel cave)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넙다리뼈에서 추출된 mtDNA를 갖고서 파보 박사의 아이디어를 검증했다. 네안데르탈인과 함께 발견된 동물의 뼈를 대상으로 동위원소 분석을 해보니, 그 네안데르탈인은 최소한 10만 년 전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삼림지대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HST 네안데르탈인 mtDNA의 코딩영역을 17명의 네안데르탈린, 3명의 데니소바인, 54명의 현생인류와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HST 네안데르탈인의 mtDNA는 43만 년 전 스페인의 시마데로스우에오스(Sima de los Huesos)에서 발견된 원시 네안데르탈인의 것과 유의하게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그들의 mtDNA가 완전히 대체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HST 샘플이 다른 네안데르탈인의 샘플과 독특한 점은 그것뿐만이 아니어서, 연구진은 그 덕분에 네안데르탈인의 계통수를 그려, 네안데르탈인의 mtDNA가 시간경과에 따라 진화한 과정을 연구할 수 있었다.

【참고】 고인류와 현생인류의 mtDNA 및 nDNA 진화 시나리오


연구진은 현생인류의 mtDNA 변이율(mutation rate)을 이용하여 진화과정의 타이밍을 계산하여, "HST의 mtDNA는 최소한 22만 년 전 다른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분기(分岐)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 조상의 mtDNA가 그 이전에 네안데르탈인의 가문에 유입된 것은 맞지만, 그 시기는 47만 년 전(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mtDNA가 처음 갈라진 시기) 이후인 것으로 밝혀졌다(위의 그림 참고). 그 정도라면, 새로운 형태의 mtDNA가 네안데르탈인들 사이에 퍼져 네안데르탈인들의 mtDNA를 완전히 대체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네안데르탈인의 mtDNA는 사실은 네안데르탈인들의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나온 초기 현생인류의 것이다"라고 크라우제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이 결정적 만남'이 중동지방에서 이루어졌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곳은 초기 호모 사피엔스가 모험을 걸고 진출했던 곳이었다. 다른 연구자들은 크라우제 박사의 시나리오에 흠칫 놀라면서도 타당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건 마법처럼 들리지만, 그런 일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특히 개체군의 규모가 매우 작을 때는 말이다. 예컨대 일부 회색곰(grizzly bear)의 경우, 북극곰의 mtDNA로 완전히 대체되었다"라고 그로나우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네안데르탈인이 (두 그룹의 공통조상이 아니라) 초기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mtDNA를 완전히 물려받았다'는 주장을 증명하려면, 다른 네안데르탈인의 DNA도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 말고도, 초기에 mtDNA가 침투(introgression)한 사건이 또 있지 않을까?"라고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크리스 스트링거 박사는 말했다.

포스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네안데르탈인의 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파보 박사는 초기 유전자교환(gene swapping)의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HST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다른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nDNA를 추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향후 몇 년간 네안데르탈인의 개체군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51/6279/1250
2. Cosimo Posth, Johannes Krause et al., "Deeply divergent archaic mitochondrial genome provides lower time boundary for African gene flow into Neanderthals", Nature Communications (2017), http://dx.doi.org/10.1038/ncomms16046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7/07/neandertals-and-modern-humans-started-mating-ear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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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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