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G-WINDOW 처리영역 보기]
즐겨찾기  |  뉴스레터  |  오늘의 정보 회원가입   로그인
BRIC홈 동향
에스에프씨
배너광고안내
이전
다음
스폰서배너광고 안내  배너1 배너2 배너3 배너4
전체보기 Bio통신원 Bio통계 BRIC View BRIC이만난사람들 웹진(BioWave)
목록
조회 11844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바이오통신원   
[바이오토픽] 고래는 왜 그렇게 거대해졌을까?
생명과학 양병찬 (2017-05-25)

upload image
© ocean-institute.org

200톤의 몸무게에 농구장만 한 길이의 대왕고래(blue whale)는 사상 최대의 동물이다. 이제 과학자들은 대왕고래와 다른 수염고래과(baleen whale) 동물들이 그렇게 거대해진 이유를 알게 되었다.

"쿨한 연구결과다. 내 학생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라고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의 제이콥 빈터 박사(진화고생물학)는 말했다.

생물학자들은 일부 고래들이 세계 최대의 동물이 된 이유를 두고 오랫동안 갑론을박을 해왔다. 어떤 생물학자들은 '물이 동물의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어서, 고래는 좀 더 쉽게 움직이며 폭풍흡입을 함으로써 엄청난 식욕을 유지할 수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생물학자들은 '거대한 상어나 기타 거대포식자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커졌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생물학자들은 고래가 그렇게 거대해진 시기가 언제인지를 놓고도 다퉜다. 2010년 그레이엄 슬레이터 박사(진화생물학, 現 시카고 대학교)는 "고래목(고래 + 돌고래)은 진화사 초기, 그러니까 약 3천만 년 전에 각각 다른 크기의 그룹으로 갈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돌고래는 '고래목의 꼬마'로 남았고, 여과섭식을 하는 수염고래과는 거대해졌으며, 포식성 부리고래과(beaked whale)는 중간 크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후 3,000만 년 동안 세 그룹의 후손들은 초기에 확정된 몸집을 그대로 유지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스미소니언 협회 소속 워싱턴 DC 국립자연사박물관의 니콜라스 피엔슨(고래 전문가)은 기존의 설명에 의심을 품었다. 그래서 몇 년 전, 슬레이터와 피엔슨은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방대한 고래목 동물 화석 컬렉션을 조사해 보기고 결정했다. 피엔슨은 이미 살아있는 고래의 신체비율을 분석하여, 고래의 크기와 광대뼈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피엔슨은 멸종한 고래 63종과 현생 고래 13종의 치수를 측정하거나 입수하여, 고래의 계통수를 나타내는 타임라인 위에 플로팅했다.

그 결과 고래가 거대해진 것은, 슬레이터가 주장한 것만큼 오래 전 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고래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서서히 커진 것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 대신, 그들은 450만 년 전까지만 해도 적당히 큰 크기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슬레이터, 피엔슨, 스탠퍼드 대학교의 제레미 골드보겐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5월 24일자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기고했다(참고 1). "수염고래과가 '비교적 큰 고래'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고래'로 변신한 것은 450만 년 전이다. 오늘날 대왕고래의 길이는 30미터이지만, 450만 년 전까지만 해도 가장 큰 고래의 길이는 10미터에 불과했다"라고 슬레이터는 말했다.

"고래의 몸집 변화가 비교적 최근인 450만 년 전에 일어났다니 놀랍다"라고 뉴멕시코 대학교의 펠리사 스미스 박사(고생태학)는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고래의 몸집 진화를 연구해 왔다.

다음으로, 슬레이터가 이끄는 연구진은 고래의 몸집이 거대해진 시기에 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들은 '수염고래과의 몸집이 급격히 커진 시기'와 '최초의 빙하기가 시작된 시기'가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들은 "빙하가 확장됨에 따라, 봄과 여름에 유출된 물이 연안바다(coastal ocean)에 영양소를 쏟아 부음으로써, (고래가 먹는) 크릴새우와 작은 동물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계절성 유출로 인해 먹이의 공급패턴이 달라졌고, 일년 중 먹이가 풍부한 장소 사이의 거리가 매우 멀어졌을 것이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먹이가 풍부하고 균일하게 분포되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물고기와 커다란 해양동물들이 사라지고 생산성이 급락했을 것이다.

이상과 같은 변화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 사람은 골드보겐이었다. 그는 고래의 섭식과 잠수를 연구하고 있는데(참고 2),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먹이의 농도가 높을수록 섭식활동, 특히 (고래와 같이 매우 매우) 큰 입을 가진 동물의 섭식효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더욱이, 덩치가 큰 고래일수록 먹이가 풍부한 곳 사이를 재빨리 여행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수염고래는 더욱 커지고 빨라지고 번성한 반면, 덩치가 작은 종들은 멸종했을 수밖에. "그리고 그들의 거대한 사이즈는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켰을 것이다. 바닷속 깊이 잠수했다가 수면으로 재부상할 때, 심해의 영양소를 듬뿍 끌어올려 표층에 사는 생물들에게 공급했을 테니 말이다."라고 UC 데이비스의 헤이랏 페르메이 박사(고생물학)는 설명했다.
"먹이가 고래의 진화를 형성했다(참고 3)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수염고래과가 거대해지는 과정에 기여한 이유들을 상대적 중요도 순으로 나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데이터를 우아하고 명확하게 분석했다"라고 노스이스트 오하이오 의과대학의 한스 테위센 박사(해부학)는 논평했다.

"이번 연구가 사상 최대의 동물인 고래의 진화 시기 및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거대화(gigantism)는 당시에 해양을 호령하던 거대상어와 기타 포식자에게 대항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라는 가설을 배제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가설이 틀렸다고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스미스는 말했다.

【참고 동영상】 고래가 괴물급으로 성장한 이유는?

200톤의 몸무게에, 30미터의 몸길이(농구장 길이)를 자랑하는 대왕고래는 '대형동물 차트'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이제 과학자들은, 고래가 하루에 4천만 마리씩 먹어치우는 크릴세우의 계절적 분포가 대왕고래의 거대화를 초래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먼저, 화석에는 뭐라고 기록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생물학자들은 살아있는 고래의 신체비율로부터 '고래의 덩치는 광대뼈의 폭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들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63종의 멸종고래와 13종의 현대고래의 두개골을 측정한 다음, 고래의 계통수를 나타내는 타임라인 위에 표시해 봤다.

그 결과, 고래가 거대해진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서서히 커진 것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즉, 고래는 적당히 커졌으며 약 450만 년 전까지 그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다가, 수염고래과는 '비교적 큰 고래'에서 '거대한 고래'로 변신한 것이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가장 큰 고래는 몸길이가 겨우 10미터였지만, 오늘날 대왕고래는 몸길이가 무려 30미터에 이른다.

그렇다면 450만 년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때는 최초의 빙하기가 시작되던 무렵이었다. 빙하가 확장되면서 봄과 여름에 유출된 물이 엄청난 양의 영양소를 바다에 쏟아부었다. 그건 고래의 먹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그러한 계절적인 물 유출 때문에, 먹이의 수급패턴이 달라졌다. 일년 중 계절별로 먹이가 풍부한 곳이 달라지는데, 그곳들 간의 거리가 매우 멀어진 것이다.

그런 변화가 고래를 거대하게 만든 이유는 뭘까? 오늘날의 고래 연구에 따르면, 먹이의 농도가 높을수록 섭식의 효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특히 고래처럼 입 큰 동물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한다. 게다가 덩치 큰 고래는 먹이가 풍부한 곳 사이를 빨리 헤엄쳐 이동할 수 있다. 그러니 덩치 큰 수염고래과가 더욱 커지고 더 빨리 번성했을 수밖에. 반면에 덩치가 작은 종들은 멸종의 길을 걸었다. 그러므로 고래의 진화에 관한 한, '뭘 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you are what you eat)'는 말이 100프로 정확한 것은 아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 참고문헌
1. http://dx.doi.org/10.1098/rspb.2017.0546
2. http://advances.sciencemag.org/content/1/9/e1500469.full
3. http://www.sciencemag.org/news/2010/05/whale-diversity-driven-diet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7/05/why-whales-grew-such-monster-sizes

  추천 0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보기 >
[바이오토픽] 델타 변이주는 왜 그렇게 감염성이 높은가?
새로운 실험도구 덕분에, 지금껏 별로 주목받지 않은 SARS-CoV-2 델타 변이주의 변이(R203M)가 밝혀졌다. 그것은 뉴클레오캡시드(N)를 코딩하는 유전자의 변이로, 바이러스...
[바이오토픽] 이번 주 Nature 커버스토리: 고래,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무시한 대식가(大食家)
이번 주 《Nature》 표지에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州)의 밴쿠버 섬 앞바다에서 돌진섭식(lunge-feeding)을 하는 혹등고래(humpback whale)의 모습이...
[바이오토픽] 강성(剛性)과 탄성(彈性)을 겸비한 폴리머 → 손상된 인체조직 대체, 플라스틱 소비 저감
손상된 인체조직을 대체할 수 있는, 질기고 내구성 높은 폴리머 소재(polymer material)가 개발되었다. 이는 플라스틱의 소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댓글 0 댓글작성: 회원 + SNS 연동  
첫 댓글을 달아주세요.
 
위로가기
동향 홈  |  동향FAQ
 |  BRIC소개  |  이용안내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BRIC. All rights reserved.  |  문의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유튜브 유튜브    RSS서비스 RSS
필코리아테크놀로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