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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의 새 이야기]27. 혹고니
Bio통신원(까치즐리)
- 김대환(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인하사대부고 생물교사)-
새들 중에서 가장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새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혹고니를 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백조의 호수에서 등장하는 고니가 혹고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우리에게 혹고니의 자태는 마치 예쁜 발레리나가 호수에서 발레를 추는 모습이 연상되는 그런 상상일 것이다. 이런 느낌은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영국 남부의 도싯(Dorset) 지방에서는 오래전부터 혹고니를 인공 번식지에서 키우고 있다. 이렇게 번식한 혹고니들은 인근 호수나 강에서 서식을 하고 있는데 그 수가 500쌍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새가 마을 주변에서 살고 있는 도싯 지방은 영국을 대표하는 혹고니 번식지로 알려지게 되었고, 그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혹고니 개체군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개체 인식을 위해 고유번호의 가락지를 달아 왔는데, 현재는 그 지역의 모든 개체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뿐만이 아니라, 모든 개체의 생활사 특성과 가족사를 조사해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그림 1. 영국 도싯 지역에서 서식하는 혹고니들. 개체마다 가락지를 달고 있다.
[생태] 혹고니는 갈대나 염생식물이 무성한 곳에서 암수가 함께 갈대나 수초 뿌리, 나무 잔가지 등으로 사발 모양의 둥지를 만든다. 산란 시기는 4월 중순에서 5월이며, 5∼7개의 알을 낳고, 주로 암컷이 포란을 하지만 수컷도 간혹 교대하기도 한다. 포란 기관은 34∼38일 정도이고 육추는 암수가 함께 120~150일 정도 걸린다. 이동을 할 경우 주로 가족 단위 혹은 가족이 여럿 모여 무리를 형성한다. 이렇게 형성된 무리는 수백 마리까지 수가 증가하기도 한다. 먹이는 수생식물을 주식으로 하지만 곤충이나 작은 수생 동물을 먹기도 한다. 먹이를 먹을 때는 물속 깊이 목을 넣어 먹이를 잡는다. 때때로 오리처럼 수면에 부리를 평행으로 붙이고 먹이를 먹기도 한다.
그림 2. 혹고니 성조
[형태] 혹고니는 크기가 가장 큰 새 중에 하나로 몸길이(L)는 125~170cm, 몸무게는 최대 23kg의 기록도 있지만, 평균 몸무게는 수컷의 경우 11~12kg, 암컷은 8.5~9kg 정도로 수컷이 더 크다. 펼친 양 날개의 길이(W)는 무려 200~240cm에 도달한다. 몸의 색깔은 성숙한 암수 모두 온몸이 순백색의 깃털로 덮여져 있지만, 어린 새는 옅은 오렌지색 또는 엷은 회색의 깃털로 덮여 있다. 윗부리는 전체적으로 적황색에 머리와 부리 사이에 검은 경계 줄 반점이 있으며, 아랫부리는 검은색이고, 다리와 발은 회색으로 나타납니다.
[이름] 고니를 다른 이름으로 백조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일본식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의미적으로 백조(白鳥)는 흰새라는 것인데 고니말고도 흰새는 굉장히 많다. 또, 백조라는 이름 보다는 고니라는 예쁜 우리 이름이 있기 때문에 구지 백조라는 이름을 사용해야할 이유가 없다. 혹고니의 영어이름은 'Mute Swan(벙어리백조)'이다. 기러기목(Anseriformes) 오리과(Anatidae) 기러기아과(Anserinae) 고니(Cygnus)속으로 분류되며, 혹고니의 학명은 “시그누스 올롤(Cygnus olor)”이다. 속명에서 ‘Cygnus'는 '고니'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kyknos'에서 유래되었고, 종의 'olor’도 ‘고니’를 의미하는 라틴어이다. 'Mute Swan(벙어리백조)'라는 영어 이름은 공기를 코로 흡입하면서 쉰 휘파람소리를 내어 소통하는 것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림 3. 혹고니의 분포도(노란색 번식지, 파란색 월동지)
[실태] 한국에서는 1968년 5월 31일 천연기념물 제201-3호로 지정되었고,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예전에는 동해안의 해안선을 따라 강원도 화진포호, 송지호, 경포호 등지에서 다른 고니류에 섞여 적은 무리가 월동했다. 1968년 1월 8일 강릉 경포호에서 24마리, 1974년 2월 같은 장소에서 8마리, 1977년 1월 속초 청초호에서 12마리, 1980년 강원도 화진포에서 강릉 경포호에 걸쳐 해마다 약 145마리의 무리가 찾아와 겨울을 났지만 1999년부터 2010년까지의 조사에서 2002년도만 29개체가 관찰되는 등 최근에는 그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경기도 남양만, 충남 천수만, 대호저수지, 경북 형산강, 고성지역 등 전라도와 경상도의 해안과 하천에서 적은 수가 발견되었고 최근에는 그 수가 더욱 감소하여 인천 영종도, 시화호, 행주대교와 팔당댐 사이, 서산 천수만, 제주도 용수저수지 등에서 5마리 미만의 개체가 관찰되고 있다. 이렇게 혹고니가 감소하는 원인으로는 강원도 석호주변의 일주도로 조성 및 관광지 개발로 인한 교란과 호수의 잦은 결빙으로 인한 먹이 부족이 종의 도래의 직접적인 위협요인으로 판단된다.
그림 4. 큰고니 무리와 같이 도래한 혹고니 무리
그림 5. 번식기에 나타나는 부리의 혹(에버랜드)
그림 6. 혹고니 성조(화진포)
그림 7. 날개짓하는 혹고니
그림 8. 혹고니 유조(몸 갈색, 부리 검은색)
그림 9. 혹고니 아성조(몸 회색, 부리 검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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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생물교사, 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전공은 해조류 생리학과 수질조사 경력이 있었지만 교사가 된 후 생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야생화, 곤충, 버섯 등을 촬영하다가 2002년부터 조류에 심취하여 조류 생태와 관련한 다양한 조사 및 촬영을 하고 있음. 현재 조류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2013, 지성사)형태로 찾아보는 우리 새 도감, (2015, 인하대학교 씨그랜트 센터)인천섬 연구 총서 <교동도> - 교동도의 조류를 집필함. 앞으로 다양한 생물에 대한 교육 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만종의 생물을 촬영하는 <만종 프로젝트>를 지인들과 추진하고 있음. 홈페이지 : 인천야생조류연구회 홈페이지 http://ibird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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