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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RNA간섭의 위기: RNAi 약물 개발 포기 → 투자자들 실망매물 쏟아내
의학약학 양병찬 (2016-10-14)


© CNBC.com

안전성과 관련된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RNA간섭(RNAi: RNA interference)을 이용한 약물 개발에 힘쓰던 선도업체가 1순위 후보약물 중 하나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신약을 출시하려고 노력해온 RNAi 업계 전반(참고 1)에 우려의 분위기가 일파만파로 번져나가고 있다.

지난 10월 5일 뉴스가 발표되자, 얼나일럼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소재)의 주가가 50퍼센트 폭락하며, 동사(同社)의 시가총액을 하루아침에 30억 달러나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참고】 RNAi 약물개발 포기 소식에 직격탄을 맞은 주식시장

10월 5일 '임상3상에 계류되어 있는 RNAi 약물 개발을 중단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얼나일럼 파마슈티컬스의 주가가 순식간에 반 토막 났다.
rnai-drug failure sends stock tumbling


폐기된 실험약물 레부시란(revusiran)은 「심근병증을 수반하는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ATTR-amyloidosis with cardiomyopathy)」을 치료하는 약물인데, 이 질병은 치료제가 없으며 진단 후 5년 이내에 종종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희귀질환이다. 레부시란은 얼나일럼이 개발중인 약물 중의 선두주자로, 임상 3상에 계류되어 있었다.

그러나 뉴욕에 있는 투자회사 니덤앤컴퍼니(Needham & Company)의 애널리스트 앨런 카에 의하면, 투자자들의 걱정은 'RNAi 실험약물 하나가 퇴출되었다'는 데 머물지 않는다고 한다. "투자자들은 안전성과 관련된 불똥이 나머지 실험약물들로까지 튈 거라고 걱정하고 있다. 그들이 주식시장에서 투매(投賣)에 나선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라고 카는 말했다.

얼나일럼의 CEO 존 마라가노어는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잠재우기 위해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 10월 5일 개최된 투자설명회에서 "레부시란의 개발이 중단되었다고 해서, 얼나일럼이 추진중인 「RNAi 치료제 개발 프로그램」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마라가노어의 해명은 바이오업체에 놀란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4년 동안 바이오기술 투자 붐이 일어나면서(참고 2), 엄청난 자금이 그 분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투자열기가 식어가기 시작했다"라고 카는 말했다.

지지부진한 개발

1990년대 후반 선충류(nematode)에서 처음 발견된 RNAi는, 작은 RNA 가닥이 mRNA(세포가 유전자를 단백질로 번역하기 위해 사용하는 RNA)에 결합하여 유전자발현에 간섭하는 것을 말한다. 그 후 과학자들은 RNAi를 이용하여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해 왔다. 얼나일럼이 레부시란 개발 포기를 발표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RNAi 분야가 노벨상 수상 10주년을 기념하던 때와 일치한다. 미국의 병리학자 앤드루 재커 파이어와 분자생물학자 크레이그 캐머런 멜로는 RNAi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참고 3).

전문가들은 즉시 RNAi의 의학적 잠재력을 간파했고, 약물 개발자들은 이 기술을 응용하여 치료방법을 개발하는 데 몰두했지만, 지금까지 임상에 도달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특히 그들은 (붕괴하기 쉽기로 악명 높은) RNA 분자를 표적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데 애를 먹었다.

얼나일럼은 RNAi 분야의 선두주자로 부상하여, RNAi를 체내에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레부시란의 선도화합물인 파티시란(patisiran)은 다른 형태의 ATTR-아밀로이드증을 치료하기 위해 후기 임상시험에 계류되어 있는데, 그 결과는 내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밖에도 많은 RNAi 후보약물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레부시란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처음으로 제기된 것은, 여러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심각한 신경통을 호소하면서부터였다. 이에 얼나일럼은 위원회를 소집하여 임상시험 데이터를 검토하여, "신경통은 치료의 결과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위원회는 "치료군(레부시란 투여군)에서 대조군(위약 투여군)보다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발견했다.

얼나일럼은 임상시험 자료를 다시 검토한 끝에, 레부시란 개발 프로그램을 아예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레부시란 개발을 포기한다'는 사실을 발표하기 며칠 전인 9월 28일, 얼나일럼은 또 하나의 후보약물 개발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그 약물은 초기 임상시험에서 간 효소 수치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간독성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다른 RNAi 약물들은 괜찮을까?

"우리는 현재 800명 이상의 임상시험 참가자들(RNAi 후보약물을 투여받은 환자들)에 대한 안전성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보관하고 있는데, 이 데이터베이스를 전체적으로 검토한 결과 광범위한 안전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얼나일럼의 R&D 담당 부사장은 말했다.

"레부시란은 RNA를 체내에서 안정화시키기 위해 구식 기술을 사용했다. 따라서 레부시란의 용량과 투약빈도는 신약(얼나일럼이 새로 개발한 후보약물)보다 높다"고 카는 말했다. "그러므로 RNAi 약물 전반에 대한 불신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단, 현재로서 나는 소수파임을 밝혀둔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 참고문헌
1. http://www.nature.com/news/rna-interference-rebooted-1.15094
2. http://www.nature.com/news/biotech-boom-prompts-fears-of-bust-1.13606
3. http://www.nature.com/news/2006/061002/full/news061002-2.html

※ 출처: Nature http://www.nature.com/news/investors-flee-as-firm-scraps-rna-interference-drug-candidate-1.20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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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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