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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의 새 이야기]25. 새들의 이동 이유
Bio통신원(까치즐리)
- 김대환(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인하사대부고 생물교사)-
(1) 새들이 이동하는 이유 : 날아다니는 새들의 입장에서 보면 새들이 이동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새들의 이동이 사람의 상식을 벋어나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이동이 왜 일어나는 것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새들의 이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번식지이다.
① 지구의 상황 : 오른쪽 그림은 지구의 여름과 겨울의 모습이다. 새들은 주로 늦은 봄에서 여름까지 번식을 한다. 그 이유는 추위와 먹이 때문이다. 지구의 남쪽은 여름에도 눈 덮인 남극대륙이거나 바다뿐이다. 따라서 지구의 남반구에는 번식할만한 곳이 없다. 새들이 번식하기 좋은 곳은 북쪽에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새들은 이동을 한다. 특히 도요 ․ 물떼새의 경우에는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하고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월동을 한다. 결국 도요 ․ 물떼새들은 온전한 겨울을 경험하지 않고 따뜻한 곳으로만 이동하는 것이다. 도요 ․ 물떼새뿐만 아니라 오리류나 작은 산새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새들은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하고 추운 겨울이 오면 남쪽으로 내려와 월동을 한다. 다만 일반적으로 새의 크기에 따라 이동거리가 달라질 수 있다. 즉, 크기가 큰 새들은 상대적 표면적이 작기 때문에 추위에 강하고 이런 이유로 월동지가 더 북쪽에 위치한다. 그러나 크기가 작은 새들은 반대의 이유로 더 남쪽까지 내려와 월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1. 지구의 여름과 겨울
그림 2. 범지구적인 새들의 이동.
② 번식지의 상태 : 번식할 수 있는 곳이 북쪽에만 있다는 말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어야만 한다. 일단 새들이 주로 번식하는 시베리아의 모습을 보자. 일명 툰드라라고 하는 지역과 타이가라는 지역이다.
그림 3. 시베리아 북쪽의 툰드라 지역(작은 호수와 습지)
그림 4. 타이가 지역(울창한 침엽수림과 습지)
이 지역들은 광활한 면적과 양호한 환경 조건으로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지역의 차이는 생물의 차이를 수반하며 조류의 경우도 조류의 종류에 따라 번식지가 달라진다. 특히 툰드라의 경우 많은 조류가 번식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그림 5. 툰드라 지도 – 작은 점들이 모두 호수(구글 제공)
특히 툰드라는 우리나라의 수백 배에 달하는 면적을 자랑하고 있고 그런 면적에서 무수히 많은 새들이 번식을 한다. 그런데 특히 이런 곳을 새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먹이와 천적에 기인한다.
그림 6. 시베리아의 모기
시베리아에 가장 풍족한 먹이는 모기와 같은 작은 곤충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베리아에 촬영차 들어간 사람의 말을 빌려보면 모기가 구름처럼 날아다니더라고 말한다. 이렇게 많은 모기는 번식을 하는 새들에게 매우 훌륭한 먹이로 제공될 것이다. 또한 툰드라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천적의 양이 적다. 추위가 빨리 찾아오는 이 지역은 육상 동물의 입장에선 살기 매우 힘든 곳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새들은 날아서 남쪽으로 날아갈 수 있지만 육상 동물의 경우에는 이동이 쉽지 않아 환경에 적응한 동물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새들의 입장에선 안심하고 번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새들이 툰드라에 찾아와 번식을 하는 것이다.
그림 7. 도요 • 물떼새의 이동 경로
③ 이동은 운명 : 조류의 입장에서 툰드라와 같은 번식지는 매우 안정적이며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이고 이런 이유로 도요 ․ 물떼새의 경우에는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시베리아까지 무려 14,000㎞를 이동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이동이 가능한 또 하나의 이유로는 우리나라의 갯벌과 같은 생산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 중간에 있어 잠시 머물러 휴식을 취하고 먹이를 먹을 수 있는 중간 기착지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우리나라 갯벌이 모두 사라진다면 상당수의 도요 ․ 물떼새들은 이동의 어려움을 격을 것이고 그로 인한 개체수의 감소는 당연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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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생물교사, 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전공은 해조류 생리학과 수질조사 경력이 있었지만 교사가 된 후 생태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야생화, 곤충, 버섯 등을 촬영하다가 2002년부터 조류에 심취하여 조류 생태와 관련한 다양한 조사 및 촬영을 하고 있음. 현재 조류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2013, 지성사)형태로 찾아보는 우리 새 도감, (2015, 인하대학교 씨그랜트 센터)인천섬 연구 총서 <교동도> - 교동도의 조류를 집필함. 앞으로 다양한 생물에 대한 교육 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만종의 생물을 촬영하는 <만종 프로젝트>를 지인들과 추진하고 있음. 홈페이지 : 인천야생조류연구회 홈페이지 http://ibird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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