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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최초의 아메리카 원주민은 어떻게 아메리카 대륙에 이주했나?
생명과학 양병찬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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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free corridor © Wikipedia

고고학자들은 인류의 아메리카대륙 이주사를 다시 써야 할 것 같다. 두 캐나다 호수 밑에 묻힌 식물과 동물의 DNA를 분석한 결과, "최초의 아메리카인들은 알래스카에서 몬태나까지 이어져 있는 얼음 없는 통로(ice-free corridor)를 따라 여행했다"는 아이디어가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의 에스케 빌러슬레프 박사(고유전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8월 10일 《Nature》에 기고한 논문에서, "알래스카-몬태나 통로가 가거지(可居地)가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2,600년 전"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참고 1). 이는 한때 최초의 아메리카 문화로 여겨졌던 클로비스 문화(Clovis culture)가 형성된 지 약 1,000년 후의 일이며, 선(先)클로비스 문화가 아메리카 대륙에 성립된 것보다는 훨씬 더 나중의 일이다.

【참고】 초기 아메리카인들의 이동경로

DNA 때 초기인류가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도착했던 경로로 여겨졌던 '얼음 없는 통로'가, 사실은 훨씬 나중에 가거지(可居地)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 새로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곳에 식물이 처음 등장한 것은 12,600년 전이라고 한다. 저자들에 의하면, 초기 아메리카인들은 '얼음 없는 통로' 대신 태평양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을 거라고 한다.


약 14,000년 전 북아메리카 대륙이 마지막 빙하기에서 벗어날 때, 캐나다 중심부를 뒤덮고 있었던 쌍둥이 빙하가 물러나면서 '얼음 없는 통로'가 생겼다. 그와 동시에, 오늘날의 미국 중심부를 따라 클로비스인들이 등장했다. "두 가지 사건의 동시성(同時性)은 너무나 그럴 듯해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하기가 어려웠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저자인 서던메소디스트 대학교의 데이비드 멜처 박사(고고학)는 말했다. "수천 년 동안 알래스카에서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은,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을 보고, 그 길을 따라 신세계로 우르르 몰려갔을 것이다."

끈질기게 지속되는 아이디어

이상과 같은 얼음 없는 통로이론(ice-free-corridor theory)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였다. 연구자들은 "14,000여 년 전, 칠레의 몬테베르데에서 인간들이 살았다"는 주장을 제기했던 것이다(참고 3). 또한 북아메리카에서 선클로비스 유적지들이 여럿 발견되면서(참고 4), "최초의 아메리카인은 클로비스인"이라는 이론은 더욱 흔들렸다(참고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카인들의 선조가 '얼음 없는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는 아이디어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얼음 없는 통로가 언제 형성되었고',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조건이 갖춰진 것은 언제인지'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얼음 없는 통로의 길이는 무려 1,500킬로미터다. 그런 길을 도시락 하나를 들고 하루에 주파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멜처 박사는 반문했다.

'빙하기에서 벗어날 무렵, 얼음 없는 통로의 상황이 어땠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빌러슬레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통로를 막았던 빙하의 마지막 자락이 녹았던) 두 호수의 밑바닥에서 코어를 채취하여, 동식물의 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초의 식물인 풀과 사초과 식물의 연대는 12,600년으로 나타났다. 나중에 그 지역은 비옥해져서, 산쑥, 미나리아재비, 심지어 장미가 우거졌으며, 뒤를 이어 버드나무와 포플러 나무가 등장했다. 얼음 없는 통로는 들소에 이어 매머드, 엘크, 들소를 차례로 끌어들였으며, 간혹 흰머리수리도 모습을 드러냈다. 약 11,500년 전, 얼음 없는 통로에는 오늘날과 비슷한 소나무와 가문비나무 숲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얼음 없는 통로가 풍요로워지면서, 궁극적으로 수렵채취인들의 구미를 당겼을 것이다. 그러나 시기상으로 볼 때, 그 사건은 '클로비스인과 초기 아메리카인들이 얼음 없는 통로를 따라 아메리카 대륙에 이주했다'는 생각을 뒷받침하기 힘들다. "그 대신, 클로비스인과 초기 아메리카인들은 빙하를 우회하여, (아마도 보트를 타고) 태평양 해안을 따라 이동했을 것이다"라고 빌러슬레프 박사는 말했다.

오리건 주립대학교의 로렌 데이비스 박사(고고학)는 빌러슬레프 박사의 의견에 동의한다. "이제 '얼음 없는 통로 이론'은 한물 간 것으로 밝혀졌으니, 다른 통로, 이를테면 해안이주경로이론(coastal migration route theory)과 같은 이론으로 관심을 돌려야 할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최근에는 '클로비스인과 다른 초기 아메리카인들이 얼음 없는 통로를 따라 이동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지난 6월, UC 산타크루즈의 베스 샤피로 박사(진화고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얼음 없는 통로의 남쪽과 북쪽에 살았던) 들소의 DNA를 분석하여, "들소들은 최소한 13,000~13,400년 전까지 서로 고립되어 있었고, 그 이후에 뒤섞였다"는 결론을 내렸다(참고 2). 현재 샤피로 박사도 해안이주경로이론을 선호하고 있다.

태평양 해안의 유적지

태평양 해안의 유적지들을 발굴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유적지들이 지금은 바닷속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여름, 데이비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태평양 지역의 옛 만(灣)과 하구 지역을 탐사하기 시작했다(참고 6). 그곳은 초기 아메리카인들이 이주 도중에 일시적인 휴식처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들은 2017년에 해저침전물을 채취하여, 거주의 징후(예: 석기, 인간의 DNA)를 찾아낼 계획이다.

빌러슬레프 박사도 태평양 해안 탐사에 동참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DNA 시퀀싱을 통해 한때 해안의 거주지였던 곳의 상황을 재연한다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륙만 한 빙하가 길을 가로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아메리카인들이 태평양 해안을 따라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초기 인류는 -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 오직 먹이를 찾기 위해서만 이동했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인들이 에베레스트산이나 남극을 탐험하는 것처럼, 수렵채집인들도 '빙하 너머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호기심에 사로잡혀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맨 처음 캘리포니아에 도착했을 때, 굳이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었던 이유는 뭘까? 그냥 베이 에리어(Bay Area)에 눌러앉지 않고."라고 빌러슬레프 박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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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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