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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주기 조절의 비밀, 전령RNA에서 찾았다...기초과학연구원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 연구팀
생명과학 기초과학연구원 (2016-05-09)

수 십 조에 달하는 우리 몸의 세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활발하게 분열하고 생장하며 우리 생명을 지탱해가고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세포 분열은 오히려 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된다. 때문에 세포 분열로 ‘태어난’ 하나의 세포가 생장하여 다시 두 개의 세포로 분열해가는 일련의 과정인 세포 주기가 어떻게 조절되는지는 매우 중요한 연구과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 연구팀은 세포 주기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단백질이 아닌, 성숙한 세포 전령 RNA의 아데닌꼬리 길이에서 찾았다. 아데닌 꼬리 길이와 단백질로의 번역 효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유전자 수준에서 밝힌 것이다.

 기존의 세포 주기 연구는 주로 단백질의 번역 후 과정에 집중했던 것과는 달리, 연구진은 단백질 번역 이전의 단계인 RNA 수준에서 아데닌 꼬리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전령 RNA의 아데닌 꼬리 부위는 단백질 번역 효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숙한 세포에서는 번역 과정이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조절돼, 아데닌꼬리 길이가 단백질 합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존재하는지를 두고 학계에 의견이 분분했다. 이에 연구진은 전령 RNA 수준에서 성숙한 세포의 아데닌꼬리 길이와 번역 효율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꼬리서열 분석법(TAIL-seq)과 리보솜 프로파일링(ribosome profiling)기술을 이용하여 전체 유전자 중 아데닌 꼬리 길이가 조절되는 유전자들의 번역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세포 주기에 관여하는 유전자 전령RNA의 아데닌 꼬리가 분열기에 선택적으로 20 뉴클레오티드 이하로 짧아지면서, 이에 따라 해당 유전자의 번역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분열기에 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들의 단백질 번역이 감소되어야, 세포 분열을 마무리한 후 다음 세포 주기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즉, 세포 주기를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들은 선택적으로 아데닌 꼬리의 길이가 조절돼, 번역이 조절되는 것이다.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전령 RNA는 생명 활동이 일어나는 세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암과 같은 질병이 세포 주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음으로 인해 발병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세포 주기 조절에 중요한 유전자들의 전령 RNA 아데닌 꼬리가 선택적으로 조절된다는 점은 세포 주기와 관련된 여러 질병을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본 연구결과는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IF 14.018)’ 온라인판에 5월 5일 ‘특별 논문(Featured Article)’으로 선정되어 게재됐다.

연 구 결 과 개 요

Regulation of poly(A) tail and translation during the somatic cell cycle
Jong-Eun Park, Hyerim Yi, Yoosik Kim, Hyeshik Chang and V.Narry Kim*
(Molecular Cell, in press)

아데닌 꼬리는 전령RNA의 안정성과 번역 효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세포가 형성되는 초기 배아 발생 과정에서는 아데닌꼬리의 길이가 단백질 합성 정도를 완전히 조절한다. 그러나 성숙한 세포에서는 번역 과정이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에 아데닌꼬리 길이가 단백질 합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존재하는지를 두고 학계에 의견이 분분했다. 이에 연구진은 기존의 연구 결과들이 여러 세포 주기에 해당하는 세포들을 분류하지 않고 실험한 방법에 주목, 세포 주기별로 세포를 분류해 정확한 RNA 정량법으로 아데닌꼬리 길이와 단백질 번역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히고자 했다.
연구진은 최신 기술인 꼬리서열분석법(TAIL-seq)과 리보솜프로파일링(ribosome profiling)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세포 주기 중 분열기(M phase)에 세포주기를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유전자들의 아데닌꼬리가 매우 짧아지는 것을 관찰했다. 이로 인해 해당 유전자들의 번역이 분열기에 현저히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길이에 상관없이 아데닌꼬리가 단백질 번역을 완전히 조절하는 초기 배아 발생 과정과는 달리, 성숙한 세포에서는 아데닌꼬리 길이가 20 nt(뉴클레오티드) 이하로 짧아질 경우에만 번역 효율이 영향을 받으며 20 nt 이상으로 아데닌꼬리가 길어지면 길이와 관계없이 번역 효율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대부분의 유전자들이 20 nt 이상 길이의 아데닌꼬리를 가지기 때문에 성숙한 세포에서는 일부 선택적인 유전자들을 제외하고는 아데닌꼬리와는 별개의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번역 효율이 조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최신 기술들을 성숙한 세포의 세포 주기 모델에 적용함으로써 아데닌꼬리와 번역 효율 사이 관계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했다. 또한 체세포 세포 주기에서 일어나는 번역 조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어 향후 세포 주기 조절과 관련한 질환 연구에도 중요한 기반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 문답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세포 주기란 하나의 세포가 두 개의 세포로 분열하기 위해 거치는 일련의 과정들을 말한다. 이 과정이 정확하고 정교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분별한 세포 분열로 이어져 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세포 주기의 조절 과정을 연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존의 세포 주기 연구는 주로 단백질의 번역 후 조절 과정에 집중되어 왔으며, 전령RNA를 통한 조절에 대한 이해는 매우 부족한 편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전 유전체적 관점에서 전령 RNA의 조절을 연구하는 최신 연구 기법인 꼬리서열분석법(TAIL-seq) 및 리보솜 프로파일링을 적용하여, 세포 주기 내에서 전령RNA의 꼬리 조절과 번역 조절의 중요성 및 연관 관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새롭게 얻어낸 결과들이 기존에 보고된 것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초기 연구 진행에 혼란스러운 점들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실험 방법을 이용하여 교차 검증을 시도했고 기존의 결론들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성숙한 세포의 분열기에 일부 유전자 전령 RNA의 아데닌 꼬리 길이는 변화한다. 때문에 아데닌 꼬리의 정량을 측정해 단백질 번역 효율을 계산하던 방법은 측정 오차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세포 내에서 기존 RNA 정량 측정 방법의 오류를 실험적으로 직접 확인한 사례는 없었으므로, 연구진은 아데닌 꼬리 길이 변화로 인해 RNA 정량에 오차가 생길 수 있음을 밝히고 이것이 기존 연구의 결론이 잘못되었던 주요 원인임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측정값 편향을 해결한 다른 기술을 전량RNA 양 측정에 활용함으로써, 유전자 발현 조절에 대한 보다 정확한 결과를 학계에 보고하였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아데닌 꼬리에 의한 단백질 번역 조절은 생물학계의 오랜 질문 중 하나이다. 기존의 연구 결과는 성숙한 세포에서는 아데닌 꼬리와 번역 효율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보고됐다. 그러나 본 연구는 성숙한 세포들을 세포 주기별로 분류 및 관찰, 실제로는 아데닌 꼬리 길이가 20 뉴클레오티드 이하로 줄어들 경우 단백질 번역 효율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전령 RNA의 아데닌 꼬리 길이 연구 외에도 TOP유전자 그룹의 단백질 합성을 관찰했다. TOP 유전자는 리보솜 단백질이나 번역 관련 인자들을 암호화 하는 유전자이다. 연구진은 세포 주기 중에서 분열기는 대부분 유전자들의 단백질 합성이 저하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TOP 유전자들의 단백질 합성은 오히려 간기(S phase)때보다 더 활발하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TOP 유전자들이 분열기에서 활발하게 번역되는 현상은 정상적인 체세포뿐만 아니라 암세포에도 동일하게 보존되어 있어, 연구의 생물학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본 연구에서 찾은 세포 주기별로 아데닌 꼬리가 특이적으로 조절되는 유전자 군 중에는 기존에 세포 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들이 많았다. 향후 이들 유전자의 전령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을 동정함으로써, 세포 주기 조절에서 RNA 결합 단백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본 연구는 원래 아데닌 꼬리 길이와 번역 조절 사이의 상관관계 규명과 TOP 유전자 관찰이라는 두 개의 다른 프로젝트로 각각 진행되었다. 흥미롭게도, 세포 주기 조절에 중요한 유전자 그룹의 전령RNA 아데닌 꼬리 길이가 분열기에 짧아져 단백질 번역이 감소한다는 결론과 오히려 분열기에 활발하게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는 TOP 유전자에 관한 연구는 상반돼 보인다. 세포 주기별로 다양하게 조절되는 단백질 번역을 유전자 수준에서 조명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포 주기 모식도

[그림 1] 세포 주기 모식도

세포 주기는 세포가 둘로 나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하며, 크게는 세포 분열을 준비하는 간기(interphase)와 세포 분열이 이루어지는 분열기(M phase)로 나눌 수 있다. 간기는 또다시 세포 내 유전 물질이 복제되는 합성기(S phase)와 휴지기인 합성전기(G1 phase) 및 합성후기(G2 phase)로 분류된다.

세포 주기에서의 아데닌 꼬리 길이 조절과 번역의 상관관계
[그림 2] 세포 주기에서의 아데닌 꼬리 길이 조절과 번역의 상관관계

체세포 세포 주기에서 일어나는 아데닌꼬리 길이 조절과 번역 조절, 그리고 그 연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꼬리서열분석법 및 리보솜 프로파일링 기술을 접목하였다. 세포 주기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유전자 군(CDK1, FBXO5, UBE2C 등)의 아데닌꼬리는 분열기에 20 nt(뉴클레오티드) 길이 이하로 짧아지며, 그 결과 이들의 번역 효율이 저해된다. 아데닌 꼬리가 20 nt 이상으로 길어지면 번역 효율이 아데닌꼬리 길이에 의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즉, 세포 주기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아데닌 꼬리가 20nt 이하로 짧아져, 이들 전령 RNA만 선택적으로 번역이 감소되는 것이다. 번역 조절로 인해 세포가 분열되어 다음 세포주기가 다시 시작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령RNA의 아데닌 꼬리 길이와 번역 효율 관계 그래프
[그림 3] 전령RNA의 아데닌 꼬리 길이와 번역 효율 관계 그래프

왼쪽 그래프는 아데닌 꼬리 길이와 번역 효율 간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아데닌 꼬리가 20 nt (뉴클레오티드) 이하일 때는 번역 효율 감소가 관찰되며, 그 이상의 길이에서는 아데닌 꼬리가 번역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른쪽 그래프는 분열기와 합성기의 각 유전자들의 아데닌 꼬리 길이를 점으로 나타낸 것이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그룹이 분열기에 아데닌 꼬리가 특이적으로 짧아지는 그룹으로, 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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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회원작성글 강병호  (2016-05-10 07:52)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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