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死體)에서 추출한 경막을 이식받은 후 사망한 환자의 뇌를 부검한 결과, 아밀로이드성 플라크가 발견되었다. 4개월 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어 (/myboard/read.php?Board=news&id=264503), 알츠하이머 파종가설(seeding hypothesis of Alzheimer’s)이 힘을 얻고 있다.

수술 후 iCJD(iatrogenic CJD)로 사망한 환자의 전두엽 피질에서 베타이밀로이드 단백질(갈색)이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Scale bar = 200 μm). 이미지 출처: http://www.smw.ch/content/smw-2016-14287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과학자들은 유니버시니칼리지런던(UCL)의 과학자들에 이어 4개월 만에 두 번째로 생검(autopsy)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인즉, "특정 의학치료를 시행하는 동안 알츠하이머병이 다른 사람들에게 가끔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은 두 결과가 모두 확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논평하고 있다.
이번 생검 결과는 1월 26일 《Swiss Medical Weekly》에 발표되었는데 (참고 1; http://www.smw.ch/content/smw-2016-142287/), 의인성 CJD(iatrogenic Creutzfeldt–Jakob disease)로 인한 사망자 7명의 뇌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그들은 사망하기 수십 년 전에 수술을 통해 경막(dura mater: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3겹의 뇌막 중 가장 바깥쪽의 두껍고 튼튼한 막)을 이식받았다. 이 경막들은 인간의 사체(cadaver)에서 추출된 것으로, 프리온 단백질에 오염되어 있었다.
그런데 프리온으로 인해 초래된 손상 외에도, 7명 중 5명의 뇌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병리학적 징후가 발견되었다. 그것은 베타아밀로이드(aβ)에서 형성된 플라크로, 회색질과 혈관에서 발견되었다. aβ가 발견된 사람들의 연령은 28~63세여서, 아밀로이드성 플라크가 형성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경막을 이식받은 후 비슷한 나이에 산발성 CJD(sporadic CJD)로 사망한 환자 21명의 경우, aβ성 플라크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식의 문제
발표자들에 의하면, 이식된 경막은 (CJD를 일으키는) 프리온 단백질과 함께 소량의 'aβ 씨앗(seed)'으로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aβ 씨앗은 일부 과학자들로부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목받고 있다.
CJD와 알츠하이머병은 모두 오랜 잠복기간을 갖고 있다. 그러나 CJD는 일단 시작되면 신속하게 진행하는 데 반해, 알츠하이머병은 서서히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7명의 대상자들 중 사망 전에 명백한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9월 《Nature》에 발표된 보고서(참고 2, http://www.nature.com/news/autopsies-reveal-signs-of-alzheimer-s-in-growth-hormone-patients-1.18331)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UCL의 과학자들은 "8명의 젊은이들이 사체에서 추출된 성장호르몬을 투여받은 지 수십 년 후에 CJD로 사망했으며, 그중 4명의 뇌를 검사해 보니 혈관과 회색질에서 아밀로이드성 플라크가 발견되었다."고 보고했다.
"이번 발표는 우리의 발표내용과 일관된다. 우리는 성장호르몬 투여를 다뤘고, 이번 발표자들은 경막이식을 다뤘지만, 동일한 병리학적 징후가 나타났다는 데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라고 첫 번째 발표를 지휘했던 UCL의 존 콜린지 박사(신경학)는 말했다.
감염성은 없다, 그러나...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에 의하면, 지난번 발표와 이번 발표 모두 '알츠하이머병이 간병인이나 가족과의 통상적인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오늘날에는 사체에서 유래하는 약물이나 조직을 사용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성장장애를 치료하는 데는 합성 성장호르몬이 사용되며, 뇌수술에서는 합성막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들도 인정하는 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아밀로이드 파종이론(theory of amyloid seeding)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임상적으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예컨대, 외과수술 시 매우 끈끈한 aβ가 수술도구에서 통상적으로 제거되지 않을 것이므로, 표준 멸균절차를 통해 aβ를 제거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임무는 '특정 의학치료 과정에서 알츠하이머병이 다른 사람에게 옮을 수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라고 이번 발표를 지휘한 스위스 취리히 대학병원의 헤르베르트 부드카 박사(신경병리학)는 말했다.
"아직까지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독일 신경퇴행질환센터의 피에르루이지 니코테라 원장은 말했다. "두 보고서 모두, 성장호르몬이나 경막에서 aβ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보고자들도 인정한 바와 같이, 신경수술의 원인을 제공한 기저질환이 aβ 축적에 기여했음을 배제할 수도 없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는 알츠하이머 파종가설(seeding hypothesis of Alzheimer’s)을 검증하기 위해, 모델생물을 이용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라고 니코테라 원장은 말했다.
※ 참고문헌 1. Frontzek, K. et al. Swiss Med. Wkly 146 w1287 (2016). 2. Jaunmuktane, Z. et al. Nature 525, 247–250 (2015).
※ 출처: http://www.nature.com/news/more-evidence-emerges-for-transmissible-alzheimer-s-theory-1.19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