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연재를 만나보세요.
[아이디카의 꽃.나.들.이]159. 여우구슬과 여우주머니
Bio통신원(아이디카)
- 이 재 능 -
여우구슬
Phyllanthus urinaria L.
들의 풀밭이나 밭에 나는 대극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15~40cm.
전체가 붉은빛이 돌고 가지는 옆으로 비스듬히 퍼진다.
8~10월 개화. 꽃에 붉은 줄무늬가 있고 열매가 붉다.
주로 남해안과 제주도 지역에서 자생한다.
여우주머니
Phyllanthus ussuriensis Rupr. & Maxim.
황무지나 밭에 자라는 대극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15~40cm.
전체가 녹색이며 가지는 좁은 각을 이루며 갈라진다.
6~10월 개화. 꽃에 녹색 줄무늬가 있고 열매는 녹색이다.
[이명] 좀여우구슬
여우구슬(붉은 열매)과 여우주머니(녹색 열매)가 함께 자라기도 한다.
여우구슬과 여우주머니라는 식물이 있다. 이 둘은 생김새와 사는 환경이 비슷해서 확실한 차이를 직접 보지 않으면 두고두고 헷갈리는 식물들이다. 나는 '빨간 구슬, 초록 주머니’라는 키워드로 식별을 한다. 여우구슬은 따뜻한 지방에 살고, 꽃에 붉은 줄무늬가 있으며 열매 또한 빨간색이다. 여우주머니는 초록색의 느낌대로 냉온대 지방에 살고 꽃에 녹색 줄무늬가 있으며 열매가 녹색이다. 이 두 가지 식물은 자라는 환경조건도 비슷해서 온, 난대가 겹치는 남부지방에서는 같이 사는 곳도 더러 있다.
이들의 꽃은 얼핏 하나의 작은 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두 개의 꽃이 되어 사람을 홀린다. 이 꽃들은 암수 딴꽃으로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데, 암꽃은 비록 작아도 그런대로 볼 수 있는 크기지만 바로 옆에 붙어있는 수꽃은 눈곱보다 작다.
여우구슬은 열매 자루가 짧아서 구슬이 줄기에 붙은 모양이고 여우주머니는 자루가 길어서 주머니를 달아놓은 모양이다. 이들이 서로 다른 종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때는 빨갛게 보이고 어떤 때는 녹색으로 보이니까 그야말로 여우에 홀린 듯 헷갈릴 법도 하다.
이들의 꽃이나 열매만큼 그 잎도 만만찮은 재주를 부린다. 이 식물의 잎은 낮에는 아카시 잎처럼 하늘을 보고 있다가 저녁에는 묘하게 방향을 틀어서 땅을 보고 마주 접는다. 그것은 부처님 앞에서 팔을 벌려 합장을 한 다음 몸을 굽혀 절을 할 때의 손바닥의 움직임과 같다. 이는 낮과 밤에 전혀 다른 모습이 되는 둔갑술로, 밤의 찬이슬에 꽃과 열매를 감싸 안는 모습이다.
여우구슬과 여우주머니는 온갖 재주를 다 부려서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여우를 닮은 식물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그리 번성하고 있지는 않다. 대자연에서 강자가 되기에는 여우의 잔재주나 잔꾀로는 역부족인 듯하다.
늦은 오후 잎을 접은 여우구슬의 모습
* 본 글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무단 복제 및 유포를 금지해 주시고, 링크를 활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두메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79년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31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할 때까지 삶의 대부분을 자연과 벗하며 지냈다. 야생화를 즐겨 찾으며 틈틈이 써 놓았던, 조상들의 삶과 꽃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이곳에 연재한다. 그 이야기들을 모아 2014년 9월 ‘꽃들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1편 어디에서나 피는 꽃, 2편 그곳에서 피는 꽃’ 를 출간하였다. 블로그 주소 : http://blog.daum.net/leejn920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