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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CRISPR 인간 생식계열 조작 - 전세계 전문가들의 의견
생명과학 양병찬 (2015-05-18)
<Nature Biotechnology>에서는 전세계의 생명과학 연구자, 생명윤리 학자, 바이오업계 지도자들에게, 'CRISPR 기술을 이용한 인간 생식계열 변형을 계기로 불거진 윤리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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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CRISPR-Cas9를 이용하여 인간의 생식세포를 교정했다'는 내용의 논문이 과학저널에 실렸으니, 이제 새로운 아실로마(Asiiomar) 선언을 할 시점이 다가온 걸까? 지난 3월 Science에 실린 「유전체교정과 생식계열 유전자변형이 나아갈 길」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18명의 서명자들은 "CRISPR-Cas9를 이용한 인간유전체 조작기술의 올바른 사용방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틀(framework)이 절실히 요망된다"고 제안한 바 있다. 그들은 이 성명서에서, "인간과 비(非)인간의 유전체 변형은 유전질환을 치료하고 생명과학계를 재편할 만한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하면서도, "인간의 건강과 복지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에서는 전세계의 생명과학 연구자, 생명윤리 학자, 바이오업계 지도자 50명에게, 'CRISPR 기술을 이용한 인간 생식계열 변형을 계기로 불거진 윤리적 이슈에 대해 논평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그중 26명으로부터 회신을 받았다. 그러나 한정된 지면을 고려하여, 여기서는 편집된 내용만을 소개한다. 독자들은 다양한 이슈에 대해 다양한 응답자들이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편집되지 않은 내용을 원하는 독자들은 원문
(http://www.nature.com/nbt/journal/v33/n5/full/nbt.3227.html#supplementary-information)을 참조하라.

2. 현재 유전자교정 기술, IVF, 생식/줄기세포 연구의 발달속도를 고려해 볼 때, 생식계열 조작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가?

알타 차로: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많은 이들이 불가피성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문제들이 미래에는 좀 더 쉬운 기술(예: 결함을 지니지 않은 생식세포와 배아 선별기술)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로빈 러벌-뱃지: 불가피하며, 이미 세계 어디에선가 실행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인간 생식계열 조작을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은 나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기와 목적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아넬린 브레데노르트: 나는 '불가피하다'는 말을 선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궁극적으로 의사결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바야흐로 '상속 가능한 유전자변형(inheritable genetic modification)'의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식계열 변형이 첫 번째로 적용되는 분야는 아마도 미토콘드리아 기증(‘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이식’ 또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치료’라고도 불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미토콘드리아 기증에는 유전자를 교정하는 기술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의회는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가 어머니에게서 자녀에게 유전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미토콘드리아 기증 기술을 합법화했다.

카트린 보슬리: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나는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인간 생식계열 조작을 비교적 간단한 일로 여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기술적 실행가능성이 연구의 유일한 고려사항은 아니다. 예컨대, 우리는 늘 연구의 안전성, 연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연구와 관련된 다양한 윤리적 이슈들을 고려한다. 이 같은 고려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법적·제도적·정책적 장치들과 연구관행이 마련되어 있으며, 이것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확립된 것으로 일상적인 연구 및 훈련 과정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 인간 생식계열 조작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윤리적 이슈가 광범위하고도 심오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실 인간 생식계열 조작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대체로 이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관리하고 규제하는 방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 늘 그렇듯, 획기적인 기술혁신은 복잡한 의문을 제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간 생식계열 조작을 둘러싼 의문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제기되었기 때문에 시간이 좀 필요하다. 생명과학계, 바이오업계, 의료계 종사자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그것이 갖는 의미와 필요성과 중요성을 신중하고 사려깊게 논의해야 한다. 누구나 인간 생식계열 조작의 향후 진행방향에 대해 발언권을 갖고 있으며 매우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이 강력한 기술의 잠재력을 제대로 실현하되, 고도의 윤리적 기준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책임을 갖고 있다.

토니 페리: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인간 생식계열 유전체 조작은 아마도 불가피할 것이다. 이와 관련된 이슈는 간단히 세 가지로 요약된다: ① 도구, ② 목표, ③ 도구를 사용한 목표달성 여부. 인간 생식계열 조작을 둘러싼 윤리적 논란은 주로 '목표'에 집중되어 있다. 질병 예방을 위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하는 것과는 달리, 지능지수(IQ) 등의 향상을 위해 유전자를 변형하는 것은 커다란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론 코헨: 불가피하다. 그것을 멈출 방법은 없다, 단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규제하는 방법만이 있을 뿐.

J. 크레이그 벤터: 인간 생식계열 조작은 불가피하며, 기본적으로 '유전자교정 기술을 인간의 생식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규제하거나 통제할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인류는 미래의 자손을 위해 긍정적 형질을 향상시키고 부정적 형질을 제거(질병 관련 위험을 제거하는 것 포함)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특히 유전자교정 기술과 생식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그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문제는 '여부(與否)'가 아니라 '시기(時期)'다.

3. 생식계열 변형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술적 장벽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루이지 날디니: 유전자파괴(gene disruption)는 현행 기술로도 가능하지만, 유전자교정(gene editing)은 불가능하다. 유전자교정은 비정상 유전자를 그 자리에서 교정하기 위해, 「인공 엔도뉴클레아제(artificial endonucleases)를 통한 유적자표적화(gene targeting)」와 「외인성 주형(exogenous template)을 통한 상동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을 이용한다. 그런데 현행 유전자교정 기술은 효율이 낮아 1차세포(primary cells) 중 일부만을 치료할 수 있어서, 인간 생식계열에 쉽게 적용할 수 없다. 즉, 많은 세포들 중에서 치료된 세포(유전자가 제대로 교정된 세포)를 선별하려면 별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그 기술 자체도 어렵거니와 선별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밖에도 현행 유전자교정 기술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는, 표적 유전자를 정확히 겨냥하기가 어렵고, 치료받은 세포의 상동재조합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으며, 표적유전자에 후성유전학적 상처를 남길 우려가 있다는 것 등이 있다.

리 진송: 생식계열을 변형시키는 주요전략은 두 가지다. 하나는 CRISPR-Cas9를 접합자(zygote)에 주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CRISPR-Cas9를 생식줄기세포(germ stem cell)에 주입한 후 교정된 유전자를 보유하는 생식세포를 생성하게 하는 것이다. 둘 중에서 전망이 좀 더 밝은 것은 후자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전자의 경우 소위 오발사고(off-target effects)의 가능성 때문에 모든 딸세포들이 원하는 유전형을 가지라는 보장이 없는 데 반해, 반해 후자의 경우에는 접합자를 형성하기 전에 미리 생식세포를 검사하여 문제의 소지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식줄기세포 매개 유전자요법(germ stem cell–mediated gene therapy)」을 인간에게 적용하려면, 최소한 3가지의 기술장벽을 뛰어넘어야 하는데, 정원줄기세포(SSCs: spermatogenesis stem cells)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의 줄기세포주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얻을 것인가? 둘째, 배양된 SSCs에서 성숙한 정자를 얻는 것이 가능한가? 셋째, 인간 SSCs의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가? 요컨대, 'CRISPR-Cas9를 인간의 생식세포에 적용하여 유전질환을 치료하려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김진수: 생식계열 교정으로 넘어가기 전에, 연구자들은 먼저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개발해야 한다. ①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쉬운 NHEJ(비상동적 말단결합)을 억제하는 방법, ② 전유전체에 존재하는 오발사고 다발지역(genome-wide off-target sites), 즉 비표적 염기서열(예: Digenome-seq, GUIDE-seq)의 프로파일링 기법을 향상시켜, 위양성 및 위음성 부위를 줄이거나 없애는 방법, ③ 비표적 돌연변이(off-target mutation: 표적을 벗어나 발생한 돌연변이)의 빈도를 측정하는 고감도 방법. 그런데 현행 시퀀싱 플랫폼은 0.1% 미만의 빈도로 유도되는 비표적 돌연변이를 종종 탐지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장 펑: 나는 두 가치 측면, 즉 기술적 측면과 생물학적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먼저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현행(제3세대) 유전체교정 기법의 특이성(specificity)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있다. CRISPR가 - 유전자교정 말고도 - 유전체에 다른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 CRISPR가 다른 부적절한 방법(예: 유전체의 후성유전학적 상태를 바꿈)으로 세포에 악영향을 미쳐 영구적인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을까? 생물학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유전체의 변화가 생물학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거의 모르고 있다. 질병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수의 돌연변이를 제외하면, 우리는 세포나 생물체에 일어난 특정한 유전자 변화가 초래하는 생물학적 변화를 예측할 수 없다.

펑 궈핑: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는 '오발'이고, 두 번째 이슈는 1세포 단계 이후의 교정에서 발생하는 모자이크(mosaicism)다. 세 번째 이슈는 유전자 결함을 교정하는 데 있어서 HDR(상동유도복구)의 효율이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이슈는 기술적 장벽에 관한 것이므로, 가까운 장래에 해결될 것이다. 사실 과학자들은 이 세 가지 분야에서 모두 진보를 이루어 왔다. 예컨대 두 개의 틈내기 효소(double nickases)를 이용하면 오발을 줄일 수 있으며, mRNA 대신 Cas9나 틈내기 효소를 이용하면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유전 프로그램(genetic program)을 억제하면 HDR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에드워드 란피어
: 유전자교정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려면 고도의 특이성(specificity)이 필요하다. CRISPR-Cas9의 특이성은 징크핑거뉴클레이즈(ZFNs)와 탈렌(TALENs)에 비해 대폭 향상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또한 키메라(chimerism) 탄생의 가능성을 낮추려면 효과적인 전달 프로토콜(delivery protocols)이 필요하다.

4. 개인적 차원에서 볼 때, 생식계열 조작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과 잠재적 이익은?
행크 그릴리: 생식계열 조작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으로는 오발(비표적효과)와 키메라가 있으며, 설사 표적을 명중시킨다고 해도 예기치 않은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생식세포, 생식 전구세포, 접합자 등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부정적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한편 생식계열 조작의 잠재적 이익을 따지는 것은 매우 까다로워, 착상전 진단, 산전검사, (필요한 경우) 낙태 등을 통해 얻을 수 없는 의학적 혜택을 누리는 경우는 극소수다. 유전자교정 치료를 받을 경우, ‘나중에 환자의 자손들이 착상전 유전자진단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이익이 있지만, 내가 보기에 그런 이익은 매우 작아 보인다. 부모가 모두 상염색체 열성 질병을 가진 경우 생식계열 조작이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형질증강(enhancement))의 경우, 우리는 아직 형질을 증강시키는 유전자를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생식계열 조작으로 인해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0에 수렴한다고 할 수 있다.

러벌-뱃지: 물론 유전자교정의 위험과 이익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임상적 적합성이다.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유전자교정 실험결과는 표적 유전자를 겨냥한 것에서 기대되는 것 말고는 눈에 띄는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초기배아의 치사를 초래하는 문제가 그렇듯, 미묘한 문제는 간과될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마우스는 인간이 아니다. 비록 비표적효과는 드물지만, 그것이 심각한지 여부는 임상시험을 해보지 않고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둘째, 유전적 모자이크가 일으키는 표현형의 문제는 교정되는 유전자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모자이크로 인한 표현형의 악화가 경미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고 한다. 즉, 모자이크나 키메라로 인해 나타난 표현형의 상태는 모든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경우보다 더 나빴다고 한다. 셋째, 표적유전자가 변화한 경우에도 예기치 않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유전자 및 그 작용 메커니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경우, 단백질들끼리 상호작용을 일으켜 제2의 단백질의 기능이 저해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전자교정의 잠재적 이익은 수혜자가 누구인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이익의 수혜자가 (유전적 결함이 제거된) 자녀인가, 아니면 (이기심이 지나친 나머지) 자녀의 형질 향상을 원하는 부모인가?

제니퍼 다우드나, 다나 캐롤, G. 스티븐 마틴, 마이클 보천: 우리는 최소한 다섯 가지 위험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NHEJ에 의한 표적 돌연변이(on-target mutagenesis)가 유전자교정의 효과를 교란시킬 수 있다. 예컨대 겸상적혈구빈혈증이 예기치 않게 베타지중해성 빈혈로 바뀔 수 있다. 둘째, 비표적효과를 아무리 최소화하더라도, 필수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 경우  환자가 해당 유전자 중 하나에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상태라면, 이로 인해 한 쌍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게 된다. 또한 일부 유전자는 하나의 돌연변이만으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haploinsufficient), 그러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유전자교정을 통해 키메라가 생겼다면, 특정 조직에 여전히 질병에 걸린 세포를 보유할 수 있다. 넷째, 돌연변이 유전자를 둘러싼 유전적 배경이 돌연변이에 어느 정도 적응한 경우, 유전자 교정을 통해 유전자를 야생형으로 복귀시킨다면, 유전자와 배경 간의 상호작용으로 예기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식계열 의 결과는 만년(晩年)에 나타날 수도 있고 개인의 특이한 유전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어, 그 장기적 결과를 예측하거나 평가하기가 어렵다.

론 코헨: 현시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위험과 이익은 대부분 다른 기술의 역사적 선례(예: 제시 젤싱어 사건 ☞ 【유전자치료 연표】 참조)를 기초로 한 추측이다. 하지만 그러한 선례에 따르면, 오발과 예기치 않은 효과는 늘 일어나기 마련이다.

토니 페리: 첫째, 유전자교정의 위험은 표적 시퀀스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시퀀스는 특이성이 매우 높은 데 반해, 어떤 시퀀스는 그렇지 않다. 어떤 시퀀스는 심각한 비표적효과를 초래할 수 있지만, 어떤 시퀀스는 외견상 별다른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둘째, 표적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않은 효과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유전체를 향상시키는 돌연변이를 도입한다고 해서 불이익이 따르지 말란 법은 없다. 예컨대,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일으키는 Hbs SNP를 하나 보유한 사람의 경우,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치료하면 말라리아 감염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셋째,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키메라의 위험성은 낮다고 생각되는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유전자교정 기술의 효율성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② 그것은 매우 규범적이어서 동일한 종말점(endpoint)에 이를 수 있다. ③ 키메라는 변형된 유전체와 변형되지 않은 유전체가 섞여 있으므로, 유전자교정을 받은 사람의 삶의 질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에마누엘레 샤르팡티에: 수많은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영국에서 있었던 미토콘드리아대체를 둘러싼 논쟁과 승인과정을 돌이켜보면, '키메라가 자녀의 건강과 적합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은 기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유전자교정의 잠재적 이익은 '심각한 유전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를 교정하여, 자녀에게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5.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생식계열 조작의 위험과 이익은?

조너선 모레노: 생식계열 조작은 만성질환과 중증질환을 예방·치료하여 보건의료비를 절감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있다. 그러나 40년 전 "사람들로부터 유전자를 추출하여 형질은행(bank of trait)을 만들어 놓았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유전자풀에 재도입하자"라고 제안했던 집단생물학자들의 망령이 문득 떠오른다. 부모들이 앞장서서 자녀들의 형질증강을 도모하는 소비자우생학(consumer eugenics)의 등장도 우려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국가가 나서서 초특급 전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소설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을 읽어 보라.
루이지 날디니: 흔히 유전자교정이라고 하면, 인간을 마음대로 설계하고 사육하는 공상과학영화의 시나리오를 떠올리기 쉽다(원문에서 앤터니 페리의 논평도 참고하라). 물론 이것은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상상에 불과하지만, 자칫하면 유전자교정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을 조장하여 긍정적인 연구마저도 저해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유전자교정 기술의 장단점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이는 한편, 긍정적 측면을 적극 홍보하고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킴으로써 대중의 이해와 지지를 얻어야 한다.

알타 차로
: 생식계열 조작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다양성 감소)에 대해서 냉정히 생각해 보자. 설사 생식계열 조작기술이 사용되더라도 그 대상자는 소수에 그칠 것이기 때문에, 인구의 다양성과 형질의 분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지 웨이지: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유전자교정 기술의 가장 큰 혜택은 유전질환을 치료하여 사람들의 고통을 없애주고 자원낭비를 막아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전자교정 기술을 이용하여 생식계열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세포를 모두 바꾸는 세상이 올 경우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첫째, 유전자교정은 값이 비싸므로, 부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부유층들만이 유전자교정을 받음으로써 질병에 덜 걸리고, 형질증강이 가능해지며, 더 예쁘고 머리좋은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유전자교정은 자연선택에 역행함으로써 유전자풀의 다양성에 예기치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 펑: 유전자교정 기술이 향상되어 안전성의 문제가 해소되어 감에 따라, 우리는 심각한 질병에서 만성질환, 심지어 경미한 질환에까지 유전자교정 기술의 적용범위를 넓혀가게 될 것이다. 심지어 키, 용모, 지능에까지 손을 댈 수도 있다. 따라서 '유전자교정의 대상이 되는 생물학적 형질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제기될 것이다. 이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므로, 다양한 전문가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감안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마틴 페라: 유전자를 교정하면 예상밖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돌연변이 유전자가 뜻밖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유전적 결함은 정상적인 변이의 범위에 포함되어 있어, 굳이 유전자교정을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6. 인간 생식계열 조작이 윤리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경우는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루이지 날디니: 매우 치명적인 질병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돌연변이로, 해당 유전자를 직접 교정하는 것 외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고, 유전자교정의 목적이 야생형 대립유전자를 복구하기 위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행크 그릴리
: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된다는 전제 하에, 건강한 친자(親子)를 낳고 싶어 하는 부부를 대상으로 하되, 생식계열 조작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장 펑: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우다. 첫째로 심각한 질병을 확실히 예방할 수 있는 경우, 둘째로 IVF를 위해 건강한 난세포를 선별하려고 하는데 생식계열 조작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 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 것으로 생각된다.

에마누엘레 샤르팡티에: 생식계열 조작이 나아갈 방향을 알고 싶으면 「유럽 인권헌장」을 읽어 보면 된다. 거기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인간 유전체 변형은 질병을 예방·진단·치료할 목적으로 행해져야 하며, 자손의 유전체를 변형하려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여기에 두 가지 기준을 추가한다면, 높은 안전성 기준이 확립되고, 대체 치료수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입장이고,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생식계열 변형을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로빈 러벌-뱃지: 생식계열 조작이 윤리적으로 인정받으려면, 우선 안전해야 한다. 그것이 안전하다는 전제 하에, 매우 심각한 유전질환을 회피하기 위해서나 착상전 유전자진단이 불가능한 경우에 사용한다면, 나는 생식계열 조작을 반대하지 않는다. 덜 심각한 질환의 경우라도, 자손에게 대대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가족의 우려를 자아내는 질병이라면 생식계열 조작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형질증강(enhancement)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부여하기 위해 생식계열을 조작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자녀들이 HIV나 에볼라 등에 저항성을 갖는 것을 마다할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강력한 유전인자를 가진 질병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예컨대 APOE4 유전자의 경우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되어 있으며, APOE4 헤테로 유전자 보유자와 호모 유전자 보유자는 일반인(APOE3 호모 유전자 보유자)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위험이 각각 3배,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APOE2 유전자 보유자는 APOE3 유전자 보유자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위험이 더 낮다. 그렇다면 유전자교정 기법을 이용하여 APOE4를 APOE3나 APOE2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닐까? 하지만 이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우선 APOE4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위험을 증가시키는 메커니즘이 불분명한 데다가, 'APOE4 보유자가 전체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이 문제다. 어쩌면 APOE4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대신 다른 이점을 제공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부모들은 자녀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유리한 유전형질을 갖기를 바라는데, 이것을 비윤리적이라고 매도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예컨대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에 들어가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일단 형질증강을 위해 생식계열 유전자를 바꾸고 나면,  미래에 이것을 원상복귀 시키는 신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한 후손들의 자기결정권이 박탈된다는 게 문제다.

아넬린 브레데노르트: 생식계열 조작을 임상에 적용하려면, 시간을 두고 과학적·윤리적으로 신중하게 연구함과 동시에 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나는 생식계열 조작이 윤리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안전해야 한다. 생식계열 조작을 인간에게 처음 적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임상시험을 통해 위험과 이익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식계열 조작이 연구실에서 임상으로 넘어가려면 신중하고 장기적인 학제적 연구를 통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윤리적인 연구도 병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둘째, 소위 '디자이너 베이비'의 등장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불식시켜야 한다. 디자이너 베이비는 어린이의 자기결정권(미래를 스스로 개척해나갈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어린이의 미래가 특정한 방향으로 고정되는 것을 막으려면, 생식계열 조작을 소위 일반적 목적(general purpose)에 한해 허용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 목적'의 범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생을 설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은 바로 건강이기 때문이다.

7. 인간 생식계열 조작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응수단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완전한 금지? 일시적 모라토리움? 적절한 규제? 아니면 자유방임?

제이콥 콘: 나를 포함하여 Science의 성명서에 서명했던 사람들의 의견은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이 광범위한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할 때까지, 인간 생식계열 조작에 관한 연구를 잠정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목적을 위해 대규모의 모임(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로빈 러벌-뱃지의 논평 참조)을 준비하고 있다.

알타 차로
: 나라마다 법률체계와 제도가 달라, 생식세포나 배아에 대한 연구를 국제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나라에서는 인간 생식계열 조작이 완전히 불법이고, 어떤 나라에서는 약간의 규제를 받고 있으며, 어떤 나라에서는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고 있다. 심지어 미국에서조차도 주(州)마다 다른 법률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각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여, 생식계열 조작 연구에 대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도출해 내는 것이 시급히 요망된다.

조우 키
: 나는 일시적 모라토리움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생식계열 조작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단, 미래에 인간의 심각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생식계열 조작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둬야 한다.

다우드나, 캐롤, 마틴, 보천: 생식계열 조작에 관한 연구를 국제적으로 완전히 금지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것을 무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절한 방법을 이용하여 생식계열 조작을 악용하거나, 불요불급한 일에 사용하거나, 미용(美容)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규제하는 것은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각국의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생식계열 조작기술의 전망 및 한계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을 나눌 것을 제안한다.

에드워드 란피어: 나는 과학자들이 모라토리움을 선포하여, 인간 생식세포의 유전체교정 연구를 잠정적으로 중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라토리움 기간 동안, 전세계의 과학자들은 유전체교정 기술의 장단점을 논의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며, 생식계열 유전체교정이 허용되는 분야에 대해 명백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토니 페리: 영국의 경우, 「인간의 수정 및 배아발생에 관한 법(HFEA)」이 체외수정과 생식계열 조작에 관한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인간 생식계열 조작을 규제하기 위해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사정이 다르다. 생식계열 조작을 국제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설사 국제적인 금지협약을 체결하더라도 관리가 불가능하다. 현재로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모라토리움보다는 '광범위한 협의'라고 생각한다. 물론 광범위한 협의를 통해 '일시적 모라토리움을 선포하자'는 의견이 나온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라토리움이 선포된 후 연구자들 간의 투명하고 공개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일부 연구자들이 지하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또한 모라토리움이 장기화되거나 금지조치 또는 불법화로 이어질 경우, 통치권이 허술한 지역을 노려 '유전체교정 관광(genome engineering tourism)'이 성행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마틴 페라: 나는 완전하고 이성적인 토론, 그리고 대중교육을 위해서 모라토리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규제와 금지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자유방임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과학자들이 생식용 복제(reproductive cloning)의 금지에 동의한 선례가 있기는 하지만, 생식용 복제의 경우에는 합리적인 의학적 근거를 대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유전체교정과 차이가 있다.

【참고: 유전자치료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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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출처: http://www.nature.com/nbt/journal/v33/n5/images/nbt.3227-I19.jpg

8. 현재 벌어지고 있는 CRISPR를 둘러싼 논쟁, 유전자교정 연구의 국제적 성격과 기술의 용이성, 전통의 틀을 벗어난 차고 생물학(garage biology)의 등장 등을 감안할 때, 아실로마 선언 유(類)의 결의안 채택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조너선 모레노: 많은 이들이 거의 반사적으로 아실로마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생물학계에서 아실로마 선언이 갖는 의미는, 문화계에서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갖는 의미와 같다고 보면 된다. 아실로마는 이제 하나의 신화가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당시 아실로마 모임이 얼마나 조악하고 뒤죽박죽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김진수: 나는 아실로마 스타일의 선언에 대해 회의적이다.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 재조합 DNA 기술은 미국에서 소수의 연구실에만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 CRISPR 유전체교정 기술은 전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CRISPR는 민주화된 유전체교정 기술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 생식계열 유전체교정이 차고에서 실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나간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인간 난자를 구하거나 조작하는 것은 불법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우 키: 유전차교정에 대해 합의된 가이드라인을 도출하l 위해서는, 다양한 국가의 과학자들이 모여 아실로마 스타일의 회의를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카트린 보슬리: 1975년 아실로마 회의 이후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나는 리더십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유전자교정 연구의 국제적 성격과 기술의 용이성을 감안할 때, 아실로마 스타일의 모임이 1975년보다 훨씬 더 절실히 요망된다고 하겠다. 현재 전세계의 다양한 과학자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그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끌고 나갈 것인지가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미 유수의 연구기관에서 존경받는 인사들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데, 그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그분들은 DNA에 리더십이 각인되어 있으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걸로 평판이 자자하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예컨대 '차고 생물학자'들을 어떻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낼 것인가? 나는 광범위하고 명실상부한 참여가 핵심열쇠라고 생각한다. 아실로마 스타일의 결의안이 됐든, 포럼이 됐든, 그밖의 형식이 됐든, 리더십과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유전자교정을 둘러싼 문제는 한 번의 결의안이나 한 번의 회의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의 통찰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할 것이다.

장 펑: 모든 국가들이 하나로 뭉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나는 아실로마 스타일의 결의안이 가능하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실로마와 유사한 회의를 가능한 한 빨리(심지어 당장이라도) 개최하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몇 개 나라들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토니 페리: 나는 아실로마 스타일의 회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재조합 DNA'와 '인간 생식계열 조작'을 둘러싼 상황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1975년에만 해도 아시아는 경제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힘이 없었고, 많은 이들이 '재조합 플라스미드'나 '바이러스'라는 말만 들어도 "암을 일으킬 수 있다"며 벌벌 떠는 분위기였다. 아실로마가 우리에게 몇 가지 교훈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의 상황을 '인간 생식계열 조작'을 둘러싼 오늘날의 상황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아실로마 회의는 재조합 DNA의 잠재적 파괴력에 대한 깊은 우려를 반영한 것이므로, 아실로마를 운운하며 모라토리움 선포를 촉구하는 주장에는 "인간 생식계열 유전체 조작 연구는 나쁜 것"이라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제조건의 문제점은 '인간 생식계열 유전체교정의 긍정적 잠재력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1975년의 논쟁에서 재조합 DNA가 긍정적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한 과학자가있었던가? 어쩌면 모라토리움이 선포되어 인간 생식계열 조작 기술의 발달이 하루씩 늦어질 때마다,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날이 하루씩 미뤄질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나는 제2의 아실로마 선언을 촉구하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 사실을 직시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첫째, 오늘날 미국은 세계 생명과학계에서 1975년과 같은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둘째, '차고 생물학'은 과대평가되어 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황우석의 거짓 주장이 미탈리포프 박사에 의해 사실로 밝혀질 때까지 무려 10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점을 상기해 보라. 그리고 지난 15년간 '인간을 복제했다'는 루머가 계속 떠돌았지만 결국에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생명과학은 '허세'가 아니라 '실질'이 지배하는 학문이다.

크레이그 벤터: 아실로마 스타일의 회의는 일부 과학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섣부른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줄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현명한 결정을 내리려면 인간의 유전체, 유전형과 표현형 간의 관계, 유전자교정의 결과에 대한 지식을 쌓아 생식계열 조작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여야 하며, 그때까지 인간 유전체교정 기술은 연구용으로만 간주되어야 한다. 오랜 연구를 통해 방대한 지식이 축적될 때, 생식계열 조작은 인류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밖의 질문들】

9. CRISPR는 상이한 실험환경에서 비교적 쉽게 작동한다. 이런 사실이 금지조치나 모라토리움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며, 생식계열 유전자치료나 생식용 복제와 다른 이슈를 제기한다고 보는가?

10. 최근 영국에서는 미토콘드리아 대체가 허용되었다. CRISPR을 이용한 생식계열 조작과 관련된 이슈가 이것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11. 인간 생식계열 조작 연구를 개별 국가 또는 세계적 차원에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적절한 관리감독 기관은?


※ 응답자 프로필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 서울대 화학과 교수

카트린 보슬리: Editas Medicine, Cambridge, Massachusetts, USA.

마이클 보천: Department of Molecular and Cell Biology,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Berkeley, California, USA.

아넬린 브레데노르트: Department of Medical Humanities, University Medical Center, Utrecht, the Netherlands.

다나 캐롤: Department of Biochemistry, University of Utah School of Medicine, Salt Lake City, Utah, USA.

R. 알타 차로: School of Law, and Department of Medical History and Bioethics, University of Wisconsin School of Medicine & Public Health, Madison, Wisconsin, USA.

에마누엘레 샤르팡티에: Department of Regulation in Infection Biology, Helmholtz Centre for Infection Research, Braunschweig, Germany.

론 코헨: Acorda Therapeutics, Ardsley, New York, USA.

제이콥 콘: Innovative Genomics Initiative, Berkeley, California, USA.

제니퍼 다우드나: Department of Molecular & Cell Biology and Chemistry,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Berkeley, California, USA.

펑 궈핑: Department of Brain and Cognitive Sciences,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Stanley Center for Psychiatric Research, 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 University, Cambridge, Massachusetts, USA.

행크 그릴리: Stanford Law School, Stanford, California, USA.

지 웨이지: Kunming Biomed International and National Engineering Research Center of Biomedicine and Animal Science, Kunming, China.

에드워드 란피어: Sangamo Biosciences, Richmond, California, USA. Edward Lanphier

로빈 러벌-뱃지: The Francis Crick Institute, London, UK.

스티븐 마틴: Department of Molecular and Cell Biology,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Berkeley, California, USA.

조너선 모레노: University of Pennsylvania, Philadelphia, Pennsylvania, USA.

루이지 날디니: San Raffaele Telethon Institute for Gene Therapy, Milan, Italy.

마틴 페라: Department of Anatomy and Neuroscience, University of Melbourne, Melbourne, Australia.

앤터니 CF 페리: Department of Biology and Biochemistry, University of Bath, Bath, UK.

크레이그 벤터: J. Craig Venter Institute in La Jolla, California, USA.

장 펑: Broad Institute of MIT and Harvard, Cambridge, Massachusetts, USA.

조우 키: State Key Laboratory of Reproductive Biology, Institute of Zoology, Chinese Academy of Sciences, Beijing, China.

※ 출처: Nature Biotechnology(http://www.nature.com/nbt/journal/v33/n5/full/nbt.32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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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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