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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근시의 주범은 뭘까?
의학약학 양병찬 (2015-04-13 09:41)

- 독서, 게임, 스마트폰? 아니면...

"최근 수십 년간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근시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찾아냈다고 믿고 있다."

어린이들의 근시예방에는 밖에 나가 노는 게 최고다
어린이들의 근시예방에는 밖에 나가 노는 게 최고다(이미지 출처:
http://pixabay.com/)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근시 때문에 먼 곳에 있는 사물이 뿌옇게 보인다'고 호소하는 어린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안경을 맞추기 위해 시력검사를 받는 어린이들이 증가하면서, 안과 병원도 초만원 사태를 빚고 있다. 병원들은 공간 확보를 위해 검안실을 추가로 설치하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병원들은 의사와 연구자들을 지방의 쇼핑몰에 배치하기도 한다. "해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되면, 매일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병원으로 몰려든다. 어린이 환자들 때문에 병원 현관을 헤치고 들어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안과 의사인 네이선 콩던은 말한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근시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의 경우, 60년 전만 해도 전 인구의 10~20%가 근시였지만, 오늘날에는 10대 청소년과 젊은 성인의 90%가 근시라고 한다. 한국의 경우, 19세 이상의 서울 남성 중 무려 96.5%가 근시라는 통계도 있다.

지구촌의 다른 지역에서도 근시는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미국과 유럽의 경우 젊은 성인의 약 절반이 근시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반세기 전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부 전문가들의 추산에 의하면, 2010년 말까지 전세계 인구의 약 1/3(25억 명)이 근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근시라는 전염병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라고 호주 브라이언홀든 안(眼)연구소의 파드마자 산카리두르그 소장은 말한다.

근시의 근본적 원인은 '안구의 길이 증가'다. 안구의 길이가 늘어나면, 원거리의 사물에서 나오는 빛의 초첨이 막망 바로 앞에 맺히게 된다. 안경, 콘택트렌즈, 수술 등으로 시력 교정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근본적 원인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근시의 폐해는 단지 불편한 것 이상이다. 심한 경우에는 눈 내부가 팽팽히 당겨지고 얇아져, 망막박리, 백내장, 녹내장, 심지어 실명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눈은 아동기 동안 계속 성장하므로, 근시는 일반적으로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동아시아에서는 대학생 나이의 청소년 중 약 1/5이 고도근시를 앓고 있으며, 그들 중 절반은 비가역성 시각상실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시의 원인과 현황】

  1. 근시의 원인: 지난 50년간에 걸쳐,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근시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다. 근시는 안구
  의 길이가 약간 늘어나서 생기는데, 이로 인해 빛의 초점이 망막 바로 앞에 맺히게 된다.

  2. 한국,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청소년들의 근시 현황

    THE MARCH OF MYOPIA

 

근시의 심각성을 인식한 과학자들이 근시 연구에 뛰어들어 정진한 결과, 이제 서서히 해답을 내놓기 시작하고 있다. 그들은 '과도한 책읽기가 근시의 원인'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으니, 바로 '과도한 실내활동이 어린이의 근시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좀 더 많은 시간을 야외에서 보내야 한다.'"라고 호주 과학기술대학교의 캐스린 로즈 박사(시각교정학 과장)는 말한다.

1. 근시의 원인을 찾아서

과학계의 오랜 정설은 '근시는 대체로 유전자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었다. 1960년대에 발표된 연구들은 하나같이 "이란성쌍아보다는 일란성쌍아 중에 근시가 더 많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근시가 DAN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참고 1). '근시 유발 유전자'를 찾아내려는 과학자들의 노력 결과, 유전체 중에서 100여 개 지역이 근시와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유전자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주장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는데, 그 결정적 증거 중 하나는 1969년에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서 제시되었다(참고 2). 이 연구는 알래스카 북단에 사는 이누이트족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이누이트족의 특징은 '현대문명의 영향을 받아 생활습관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 고립된 이누이트족 마을에서 성장한 성인 131명 중에서는 근시가 단 두 명뿐인 데 반해, (현대문명에 노출된) 그들의 자녀와 손주들 중에서는 무려 절반 이상이 근시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전자 변화는 문화변동에 비해 느리게 일어나는 것이 보통이므로, 이처럼 급속한 변화를 유전자 변화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1960년대 이후 전세계에서 근시의 유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필시 환경적 요인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라고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 근시의 역학과 유전학을 연구하는 싱메이소 박사는 말한다.

한때 ‘근시를 유발하는 주된 환경요인’의 누명을 쓴 건 ‘과도한 책읽기’였다. '책읽기가 근시의 주범'이라는 발상은 4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독일의 천문학자 겸 광학 전문가인 요하네스 케플러는 "내가 근시인 건 순전히 연구 때문이다"라고 투덜댔었다. 이 같은 믿음은 계속 뿌리를 내려, 19세기가 되면 일부 주도적인 안과학자들은 학생들에게 "책을 너무 가까이 들여다보면 안 되므로 머리받침대를 사용하라"고 권고하기에 이른다.

표면적으로 볼 때, 현대에 들어와 근시가 증가한 것은, 많은 나라의 어린이들이 독서, 공부, (보다 최근에는) 컴퓨터게임,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 경향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들 국가에서는 부모들이 자녀의 성적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는 바람에, 많은 어린이들이 울며겨자먹기로 학교에 머물며 야간자율학습에 열중하고 있다. 작년에  OECD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참고 3),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15세 청소년들은 평균적으로 주당 14시간을 숙제하는 데 쏟아붓는 데 반해, 영국과 미국의 청소년들은 각각 5시간과 6시간을 숙제하는 데 할애한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일관되게 '공부와 근시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 왔다. 예컨대 1990년대에 과학자들은 "탈무드 학원에 다니며 경전을 공부하는 이스라엘의 10대 소년들은, 책을 덜 읽는 학생들에 비해 근시를 더 많이 경험한다"고 보고했다(참고 4). 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공부를 지속적으로 열심히 하면, 입사광을 받아들여 망막에 또렷한 상(像)을 맺히게 하느라 부담을 느낀  안구가 기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은 일견 그럴 듯해 보인다.

이상과 같은 설명은 매력적이긴 하지만, 과학적 증거의 뒷받침을 받고 있지는 않다. 과학자들은 2000년대 초부터 특정 행동(예: 주당 독서량, 독서에 소비하는 시간, 컴퓨터 사용시간)과 근시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행동도 근시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참고 5). 그런데 이와 동시에 새로운 요인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2007년 미국 오하이오 주립 검안대학의 도널드 무티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8~9세 어린이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참고 6). 대상 어린이들은 시력이 양호한 상태였는데, 연구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과활동 목록에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스포츠와 옥외활동을 추가했다.

연구진의 시도는 뜻밖에도 대성공이었다. 5년 후 조사대상 어린이 중 20%가 근시를 앓게 되었는데, 근시 위험과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인 항목은 단 하나, '옥외활동에 소비한 시간'이었다. "처음에 우리는 그게 우연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연구를 거듭할수록, 옥외활동시간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라고 무티 교수는 술회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로즈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호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동일한 결론을 얻었다(참고 7). 즉, 시드니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옥외활동을 덜하는 어린이들은 근시를 경험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로즈 박사는 다른 가능성도 생각해 봤다. 즉, 옥외활동을 많이 하는 어린이는 운동을 많이 할 것이므로, 운동이 시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내운동은 근시를 예방하지 못하는 데 반해, 옥외활동(운동을 하든, 피크닉을 하든, 아니면 해변에서 그냥 책을 읽든)은 근시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옥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이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에 비해, 딱히 독서를 덜하거나, 컴퓨터게임을 덜하거나, 공부를 덜하는 것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어떤 어린이들은 옥외활동을 많이 하는 동시에 게임이나 독서도 많이 한다. 그런데 이런 어린이들 중에는 근시가 별로 없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단, 열공(강도높은 공부)은 근시 위험에 얼마간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근시 예방의 핵심요인은 바로 「옥외활동을 통해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2. 문제는 빛(光)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데이터 보강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의 역학연구들은 설문지를 이용하여 어린이들의 옥외활동 시간을 측정했지만, 그런 데이터들을 다룰 때는 조심해야 한다"라고 UC 버클리의 크리스틴 윌드소엣 교수(검안학)는 말한다. 그녀는 웨어러블 광센서를 이용한 소규모 예비연구에서(참고 8), "햇빛 노출에 대한 사람들의 진술은 종종 실제 경험과 일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편 더블린 소아병원의 근시 전문가인 이언 필트크로프트 박사는 '옥외활동이 근시를 예방한다'는 사실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그 핵심 요인이 '밝은 빛 노출'이라는 주장에는 이의를 제기한다. 예컨대 옥외활동의 장점 중에는 '먼 거리의 물체를 바라보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밝은 빛이 옥외활동의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야외에서 먼 거리의 사물을 바라보면 근시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빛 하나만을 옥외활동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하다 보면, 근시의 복잡한 과정을 과도하게 단순화하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동물실험 결과들은 '빛이 근시를 예방한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이 가설은 병아리를 이용한 실험에서 최초로 입증되었다. [병아리는 실험실에서 흔히 사용되는 시력 연구 모델이다. 병아리에게 고글을 씌워 눈에 들어가는 이미지의 해상도와 대비(contrast)를 바꾸면, 다양한 조건(빛의 강도) 하에서 사육되는 병아리에게 근시를 유발할 수 있다.] 2009년 독일 튀빙겐대학교 산하 안과학연구소의 레간 아슈비, 아르네 올렌도르프, 프랑크 셰펠은 "강한 빛(옥외에서 받을 수 있는 빛에 상응함)을 쪼인 병아리는 보통 빛(실내에서 받는 빛에 상응함)을 쪼인 병아리보다 근시의 진행이 60% 지연되었다"고 보고했다(참고 9). 다른 연구진들도 나무두더지와 붉은털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에서 이와 비슷한 근시 예방 효과를 증명했다(참고 10).

하지만 과학자들이 정말로 궁금해 하는 건 메커니즘, 즉 '밝은 빛이 어떻게 근시를 예방하는가?'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빛이 망막에서 도파민 유리를 촉진하고, 이렇게 분비된 도파민이 성장기 동안에 안구 길이가 늘어나는 것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빛-도파민 가설」 역시 2010년 병아리를 이용한 실험에서 입증되었다. 아슈비와 셰펠이 이끄는 연구진은 "병아리의 눈에 도파민 저해제인 스피페론(spiperone)를 주입하여 밝은 빛의 보호효과를 무효화시켰다"고 보고했다(참고 11).

망막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은 일주기성(diurnal cycle)을 갖고 있어, 낮에 증가하고 밤에 감소한다. 도파민은 눈에게 "'간상세포 주도의 야간시력 모드(rod-based, nighttime vision)'를 '원뿔세포 주도의 주간시력 모드(cone-based, daytime vision)'로 전환시키라"고 명령하는데, '어두컴컴한 조명 하에서는 이 같은 사이클이 교란되어 안구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생각이다. "인체가 생체리듬을 유지하지 못하면, 많은 생리기능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다. 그럴 경우 인체 내부에서는 약간의 소동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인체는 불규칙한 성장패턴을 보이게 된다"라고 현재 호주 캔버라 대학교 재직 중인 아슈비는 말한다.

3.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라

호주 국립대학의 근시 연구자인 이언 모건 박사는 최근의 역학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어린이들은 근시 예방을 위해 10,000럭스 이상의 빛을 매일 3시간씩 쬐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10,000럭스라면 화창한 여름날 선글라스를 쓰고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있을 때의 수준이다. (참고로, 흐린 날의 조도는 10,000럭스 미만이고, 조명이 잘 된 사무실이나 교실의 조도는 보통 500럭스다.) 모건의 교향인 호주의 경우, 어린이들을 옥외에서 3~4시간 머물게 하는 것이 이미 관행으로 확립되어, 17세 청소년 중 약 30%가 근시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 유럽, 동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한 상당수의 나라들에서는, 어린이들이 옥외에 머무르는 시간이 하루 1~2시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2009년 모건은 중국 중산 안과학연구소의 연구진과 함께, 중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옥외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시력 보호에 유익한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광저우의 6개 초등학교를 무작위로 선택하여, 6~7세 어린이 900여 명에게 매일 40분씩 야외수업을 받게 했다. 그리고 다른 6개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는 야외수업을 실시 않도록 했다. 3년간 실시된 연구에서, 야외수업을 받은 어린이들은 30%가, 야외수업을 받지 않은 어린이들은 40%가 근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하기 위해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이완 남부에서 실시된 연구에서는 좀 더 강력한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한 학교의 선생님들에게, '학생들에게 매일 80분씩 휴식시간을 주어 실외에 머무르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1년 후 안과 의사들이 학생들의 시력을 검사한 결과, 시험 대상 학교의 어린이들은 8%, 인근 다른 학교의 어린이들은 18%가 근시인 것으로 밝혀졌다(참고 12). 


  【근시 예방 캠페인】 근시를 예방하려면 밖에 나가 놀아라.

  싱가포르의 어린이 근시 예방 캠페인 포스터. 눈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실내에서 컴퓨터게임
  이나 스마트폰에만 열중하지 말고, 밖에 나가 공놀이, 걷기 등의 야외활동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근시 예방 캠페인 

모건은 연구결과에 기뻐하면서도, 빛의 근시 예방 효과를 더 높이는 동시에 실전에 적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데 여념이 없다. "우리는 어린이들이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근시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우리의 다음 과제는 실전에서 좀 더 강력한 효과를 거두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상당수의 학교들이 야외수업 시간을 추가할 여력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작년에는 콩던과 함께, 유리로 만들어진 교실에서 수업하며 어린이들에게 자연광을 받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유리로 만들어진 교실 개념은 중국 전역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다"고 콩던은 말한다.

로즈는 '부모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야외학습을 실시하게 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싱메이소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싱가포르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이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연구진은 협조적인 부모들에게 상금을 지급하고 가족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캠페인을 병행했지만, 9개월 후의 결과는 참담했다. 옥외활동을 늘린 어린이들과 대조군 어린이들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참고 13).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자연환경이 열악하여(일조량이 부족하거나, 햇빛이 너무 강렬하거나, 날씨가 너무 추워), 어린이들이 야외에 나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실내에서 야외활동과 똑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다행히 동물실험 결과에 의하면, 강력한 실내조명으로 근시를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고 한다(참고 10). 예컨대, 현재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치료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라이트박스(light box)를 이용하면 10,000럭스의 빛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인간의 근시 예방에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한편 야외활동 시간을 늘리는 것 외에도, 과학자들은 다양한 근시예방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산카리두르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특수안경과 콘택트렌즈를 이용하여, 원거리 이미지에 대한 시야를 넓힘으로써 안구성장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다른 연구진은 -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 야간에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하는 안약(예: 아트로핀)을 어린이들의 눈에 투여하여 근시의 진행을 억제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참고 14). "우리는 어린이들의 근시를 예방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라고 산카리두르그 박사는 말한다.

그러나 안약과 라이트박스는 어린이들을 야외로 내보내는 것만큼 매력이 있는 방법은 아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들이 야외에서 노는 것은 근시예방 말고도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야외활동을 증가시키면, 활동량이 늘어나 비만을 감소시키고 기분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게다가 야외활동은 무료(無料)다"로즈는 말한다.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 영국의 유명한 안과수술 전문가인 헨리 에드워드 줄러도 비슷한 충고를 했다. 그는 『안과학 핸드북: 이론 및 실제』라는 책에서, "근시에는 전지요양, 가능하면 망망한 바다에서 뱃놀이를 즐기는는 게 최고다"라고 언급했다. "우리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선인(先人)들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라고 윌드소엣은 말했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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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hia, A. et al. Ophthalmology 119, 347–354 (2012).

※ 출처: Nature 519, 276–278, 19 March 2015 | doi:10.1038/519276a(http://www.nature.com/news/the-myopia-boom-1.17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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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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