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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카의 꽃.나.들.이]95. 아직도 꺼지지 않은 화산의 불씨, 돌꽃
종합 아이디카 (2015-01-22)

- 이 재 능 -

돌꽃
돌꽃
Rhodiola rosea Linne
높은 산의 바위 위에 나는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7~30cm. 꽃은 암수딴그루. 수꽃은 노란색, 암꽃은 붉은색.
7~8월 개화. [이명] 가는잎돌꽃

천지 주변의 돌꽃, 암꽃과 수꽃이 섞여 피었다. 마용주님 사진
                 천지 주변의 돌꽃, 암꽃과 수꽃이 섞여 피었다. 마용주님 사진.

 몇 년 내로 백두산이 폭발할 지도 모른다는 소문에 술렁거린 적이 있었다. 백두산에 가까운 지역 사람들일수록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그 무렵 백두산 초입의 도시인 이도백하(二道白河)에서는 집값이 떨어졌고, 폭발이 임박하면 가재도구를 싣고 탈출하기 위해 승합차를 산다는 둥, 어수선하더니 요즘은 다시 폭발설이 가라앉은 듯 평온하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대체로 200년 주기로 백두산에 화산활동이 있었음을 짐작케 할 수 있는 기록이 있다.
숙종실록 36권 1702년 5월 20일(음력)의 기록에, ‘천지(天地)가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때때로 황적(黃赤)색의 불꽃연기와 비린내가 방에 가득하여 마치 화로[洪爐] 가운데 있는 듯하여 사람들이 훈열(熏熱)을 견딜 수가 없었는데, 4경(更) 후에야 사라졌다. 아침이 되어보니 들판 가득히 재[灰]가 내려 있었는데, 흡사 조개껍질을 태워 놓은 듯했다.’고 화산폭발의 실상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세종, 헌종실록에도 화산활동 기록이 있으나 사람이 죽었다거나 큰 재앙이 있었다는 내용은 없다.
 폭발의 규모가 어떠하였든 분화구 주변의 식물은 모두 사라졌을 것이고,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 땅이 식었을 때, 다시 풀이 돋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때 가장 먼저 자리 잡은 식물이 돌꽃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용암이 식어서 생긴 돌과 화산재만 남은 황무지에서 살려면 돌꽃처럼 잎이 도톰해서 수분을 충분히 저장할 수 있어야 하고 뿌리가 길어서 땅속 깊은 곳의 물기를 빨아들여야 할 테니 말이다.
돌꽃은 암꽃과 수꽃이 다른 포기에서 피는 식물이다. 수꽃은 노란색으로 돌나물 꽃과 비슷하고 암꽃은 붉은색이다. 백두산 폭발로 생긴 황적색의 불꽃처럼 천지 주변에 피는 돌꽃은 아직도 살아있는 불씨처럼 느껴진다.
백두산이 언젠가 다시 깨어나 불꽃을 내뿜더라도 큰 탈 없이 지나가기를 바란다. 돌꽃에게 바라건대, 재앙의 불씨가 되지 말고 민족혼을 되살리는 불씨가 되어 주었으면 고맙겠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을 잠에서 깨우고 광활한 만주 벌판을 다시 찾아 일찍이 아시아의 빛나던 등불에 다시 불을 밝히는 그런 불씨가 되기를 기원한다.

<백두산 꽃 이야기 끝>

돌꽃

* 본 글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무단 복제 및 유포를 금지해 주시고, 링크를 활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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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능
두메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79년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31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할 때까지 삶의 대부분을 자연과 벗하며 지냈다. 야생화를 즐겨 찾으며 틈틈이 써 놓았던, 조상들의 삶과 꽃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이곳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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