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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카의 꽃.나.들.이]61. 손바닥 안의 작은 행복, 물봉선
종합 유메 (2014-09-18 10:15)

- 이 재 능 -

물봉선
 물봉선
Impatiens textori Miq.
산과 들의 약간 그늘진 곳이나 물가에 나는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60cm 가량. 잎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가지런하다.
8월~9월에 개화. [이명] 물봉숭아(북한명), 물봉숭

물봉선

 손톱에 들인 봉숭아물이 사라지기 전에 첫 눈이 오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꽃잎으로 물을 들이는 봉숭아는 중국 쪽에서 들어온 화초이고, 물봉선은 우리나라 산과 들 어디서나 피는 야생화다. 이름대로 물가나 습한 그늘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구름 안개가 자주 지나는 산마루에도 산다. 물봉선은 손톱에 꽃물을 들이기가 어렵다고 들었다.
 
 나는 가을에 물봉선의 열매를 터뜨리는 짓을 즐긴다. 지천명이 넘어 이런 심술을 즐기다니 보기에 따라 유치한 장난 같기는 하지만, 탱글탱글하게 익은 열매를 살며시 움켜잡기만 해도 손바닥을 간지럽게 때리는 생명의 탄력이 무척 행복하다. 어린 메뚜기를 살포시 손아귀에 감싸 쥐었을 때, 그것이 안간힘을 쓰며 버둥거리는 느낌처럼 손바닥을 즐겁게 한다. 물봉선의 속명 ‘Impatiens’는 건드리기만 해도 씨앗을 터뜨리는, 참을성 없는 성질에서 나온 것이다.
 
 물봉선은 그렇게 씨앗을 튕겨서 흩어 뿌린다. 씨앗을 바람에 멀리 날려 보내려는 식물들이나 동물에게 부탁해서 멀리 보내는 식물들과는 달리, 물봉선은 가족애가 강해서 대가족이 모여 산다. 사실 나는 물봉선을 운운할 처지가 못 된다. 오십이 넘어서야 이 꽃을 처음 만났으니 말이다. 이 꽃이 우리나라 어디서나 흔하게 자라는 것을 알고는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왔다.

 살아오면서 어디선가 몇 번은 만났을 터이지만, 마음이 없으면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 법이다. 어디 물봉선 뿐이겠는가? 다른 수많은 꽃들도 모르고 살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땅에 삼천 가지 들꽃이 핀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고작 열댓 가지 꽃 이름만 알고도 꽤나 잘난  척하며 살아왔다.

노랑물봉선
 노랑물봉선
Impatiens nolitangere L.
산지의 습한 곳에 나는 한해살이풀. 높이 60cm 가량.
물봉선은 잎 끝이 뾰족하고 톱니가 날카로우나,
노랑물봉선은 잎 끝이 둥글고 톱니도 뭉그러진 듯 부드럽다.
8~9월 개화. [이명] 노랑물봉숭, 노랑물봉숭아(북한명)

처진물봉선
 처진물봉선
Impatiens koreana (Nakai) B.U.Oh
꿀샘이 있는 꼬리가 아래로 처지고 꽃이 흰색이다.
아래 꽃잎이 확실하게 갈라진 것을 거제물봉선으로 분류한 학자도
있으나,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같은 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거제도와 남부지방에서 드물게 발견된다.
[이명] 거제물봉선, 밑물봉숭아, 털물봉선

꼬마물봉선
 꼬마물봉선
Impatiens violascens
경북 보현산에서 발견되어 2010년에 학회에 보고되었다.
물봉선에 비해 꽃과 높이가 각각 절반 정도로 작다.

* 본 글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무단 복제 및 유포를 금지해 주시고, 링크를 활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꽃이나에게들려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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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능
두메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79년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31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할 때까지 삶의 대부분을 자연과 벗하며 지냈다. 야생화를 즐겨 찾으며 틈틈이 써 놓았던, 조상들의 삶과 꽃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이곳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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