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G-WINDOW 처리영역 보기]
즐겨찾기  |  뉴스레터  |  오늘의 정보 회원가입   로그인
BRIC홈 동향
써모피셔사이언티픽
배너광고안내
이전
다음
스폰서배너광고 안내  배너1 배너2 배너3 배너4
BioLab 박성순 교수
전체보기 Bio통신원 Bio통계 BRIC View BRIC이만난사람들 웹진(BioWave)
목록
조회 12639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바이오통신원   
[바이오토픽] 알츠하이머병: 다시 주목받는 망각의 유전자 APOE4
의학약학 양병찬 (2014-06-09)

Alzheimer's disease: The forgetting gene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베타아밀로이드에 온통 정신이 팔린 나머지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큰 위험인자를 무시해 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뇌 비교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뇌 비교
출처: 위키피디아(http://en.wikipedia.org/wiki/Alzheimer%27s_disease)

1991년의 어느 날, 미국 듀크 대학교의 신경학자인 워런 스트리트마터(Warren Strittmatter)는 자신의 보스에게 황당한 데이터를 내밀며 조언을 구했다. 당시 스트리트마터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에서 발견되는 분자 덩어리(molecular clumps)의 핵심 구성요소인 베타아밀로이드(Aβ: amyloid-β)를 연구하던 중이었다. 그는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에서 아밀로이드 결합 단백질(amyloid-binding proteins)을 찾다가, 외견상 알츠하이머병과는 무관해 보이는 아포지단백 E(ApoE: apolipoprotein E)을 찾아낸 것이다.

스트리트마터의 보스인 앨런 로지스 교수(유전학)는 순간, 뭔가 흥미로운 게 발견됐음을 직감했다. 그로부터 2년 전,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과 19번 염색체 간에 유전적인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했었다. 또한 로지스는 ApoE를 코딩하는 유전자가 19번 염색체 상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마치 번개에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것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고 로지스는 말했다.

인간의 APOE 유전자에는 (2, 3, 4 번으로 명명된) 세 개의 변이체(variants) 또는 대립유전자(alleles)가 있다. 노련한 로지스는 "개별 APOE 변이체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위험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순서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변이체들을 구분하려면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이라는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데, 로지스는 PCR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연구실에 있던 포스닥 연구원들에게,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대조군(건강한 사람)의 샘플을 채취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박사후 연구원들은 '알츠하이머병을 초래하는 유전자를 찾는 데만도 바쁘다'는 이유로 그의 부탁을 거절했다. 게다가 APOE는 '알츠하이머병을 초래하는 후보 유전자 목록'에 끼지도 못한 상태였다. "당시 연구실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우리 치프가 이상한 아이디어에 미쳐 삽질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라고 로지스는 술회했다.

생각다 못한 로지스는 아내 앤 손더스에게 도움을 청했다. 손더스는 마우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던 유전학자로, PCR에 능통했다. 그녀는 때마침 딸을 출산한 후 산후휴가를 얻어 일손을 잠시 놓고 있었다. 두 사람은 '남편이 아이를 보는 동안, 아내가 대신 실험을 해 준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그리하여 단 3주 만에, 로지스는 다량의 PCR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데이터들은 장차 "APOE4 대립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위험을 현저하게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일련의 기념비적 논문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참고 1).

그로부터 20여 년 동안, APOE4는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수 있는 최고의 위험인자 중 하나로 군림해 왔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한 치매의 형태다.) 즉, APOE4 유전자를 한 부(copy) 보유하는 경우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은 4배로 증가하며, 2부(部) 보유하는 경우 그 위험은 12배로 증가한다. 하지만 로지스의 데이터는 크게 비판을 받거나 무시되었다. 게다가 APOE가 발견된 지 10년도 채 안 되어, 연구자들의 관심이 베타아밀로이드(Aβ) 쪽으로 쏠리면서 ApoE에 대한 관심은 차츰 시들해져 갔다. 신경과학계와 연구비 지원기관들의 무관심 속에서, 소수의 연구팀들만이 ApoE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며 근근이 명맥을 이어 왔다. 학계 및 관련기관들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대규모 연구를 통해 실험 결과를 검증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처지였다.

그 결과 오늘날 뇌에 존재하는 ApoE 단백질의 기능은 대부분 미지(未知)의 상태로 남아 있다. 알츠하이머 학계 외부에서 바라볼 때, 이렇게 강력한 위험인자를 무시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뇌질환 포럼에서, 파스퇴르 연구소의 자폐증 연구자인 토마 부제롱은 이 같은 난맥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했다: “그런 위험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 같으면 진작에 만사를 젖혀 두고 연구에 몰두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질단백(lipoprotein)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 부분적으로 - Aβ를 표적으로 하는 주요 임상시험들이 번번이 참담한 실패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제약회사들은 아밀로이드 기반 접근법(amyloid-based approaches)에서 발을 빼는 추세이며, 일부 학자들은 'Aβ에 집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자들은 사상 최초로 ApoE4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어 제약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아밀로이드 가설(amyloid hypothesis)은 '증거'라기보다는 '믿음'의 수준에서 받아들여지면서, 강력한 과학적 정설(scientific orthodoxy)로 자리잡았다”라고 자벤 카차투리안은 말했다. (카차투리안은 비영리 캠페인 단체인 『Prevent Alzheimer’s Disease 2020』의 회장으로, 미 국립보건원(NIH)에서 알츠하이머병 관련 활동의 코디네이터로 활약했던 경력이 있다.) "최근까지 한 발짝 물러서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가설이 정확한가?'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1) 아밀로이드와 아포지단백의 경쟁

로지스의 발견이 무시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많은 이들은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는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지난 1991년, 존 하디와 데이비드 올솝은 ‘아밀로이드 연쇄반응 가설(amyloid cascade hypothesis)’을 제안했다. 이 가설에 의하면, 알츠하이머병은 비정상적인 Aβ 덩어리, 즉 플라크(plaques)가 뇌에 축적되어 발생한다고 한다(참고 2). 많은 학자들이 이 아이디어 주위로 구름같이 몰려들었고, 그 이후 연구비 지원의 대부분은 이 가설에 대한 연구로 집중되었다.

하지만 로지스는 아밀로이드 가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밀로이드는 플라크 안에 축적된 다양한 물질 중의 하나로, 세포가 죽거나 뇌가 위축(atrophy)됨으로써 생겨난 '결과물'일 뿐이다. 나는 그것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그는 말했다. 생각이 이렇게 단호하다 보니, 그는 - 본의 아니게 - 다른 연구자들이 ApoE와 아밀로이드 간의 관련성(ApoE–amyloid link)을 연구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았고, 부지불식중에 두 가지 가설이 한정된 연구비를 놓고 다투는 경쟁구도가 형성되었다. 그 결과, 로지스는 지금까지 각종 단체로부터 ApoE 연구에 대한 연구비를 단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게다가 ApoE 연구에는 기술적인 장애물이 존재한다. "ApoE는 전신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뇌에 존재하는 ApoE만을 정확히 겨냥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ApoE는 지방에 결합되어 있어서, 생화학적 검사 과정에서 다른 분자에 달라붙을 수 있다"라고 아스트라제네커의 메넬라스 판갈로스 박사는 말했다. 판갈로스 박사는 아스트라제네커에서 소분자(small molecule) 관련 연구를 이끌고 있으며, 오랫동안 ApoE에 관심을 가져 왔다.

이처럼 까다로운 단백질을 연구하려면, 지질(lipid)에 관한 생화학적 이해가 깊어야 한다. “ApoE의 생물학적 기능을  연구하려면, 생화학적 분석기법의 개발에 전념하는 연구실을 따로 운영해야 한다"고 워싱턴 대학교의 데이비드 홀츠먼 교수(신경학자)는 말했다. 실제로 홀츠먼 교수는 별도의 연구실을 꾸려, 중추신경계의 지질단백을 다루는 기술 개발을 전담시키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밀로이드는 비교적 다루기가 쉬운 표적에 속한다. 지난 20년 동안 수행된 집중적인 연구 덕분에, Aβ의 대사를 조절할 수 있는 약물들이 다수 개발되었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아직도 기대를 충족시키기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2년 현재 임상 2상과 3상에 진출한 약물은 총 6가지였는데, 그중에서 절반(3가지)이 안전성 또는 효능 부족으로 중도 탈락했다. “굵직굵직한 임상실험들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로, 거대 제약사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고 UCSF 산하 글래드스톤 신경질환연구소의 레너트 머크 박사는 말했다.

나머지 3가지 후보약물들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과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지 않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계류되어 있다. 고위험군의 뇌를 촬영하여 대조군과 비교한 연구들에 의하면, 고위험군의 뇌는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기 수십 년 전부터 형태가 달라지며, 움직임도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심지어 Aβ가 축적되거나 회색질이 손실되기도 전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참고 3). 3가지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은 향후 6년간 진행될 예정이며, '해당 약물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거나, 발병을 늦출 수 있는지'를 조사하게 될 것이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시험이 아밀로이드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분위기가 지배하는 가운데, 학계와 업계의 관심은 다시 ApoE로 돌아오고 있다.

"만일 현재 진행중인 「알츠하이머병의 예방 및 발병 지연에 관한 임상시험」이 실패하게 된다면, 연구자들은 제약사 관계자들에게 확실한 (전임상시험 및 초기 임상시험의) 데이터를 들이대며 진상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할 것이다"라고 머크 박사는 말했다. 그는 ApoE 연구자들이 조만간 승기(勝機)를 잡게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최근 산적한 난제(難題)에도 불구하고, ApoE4가 어떻게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위험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홀츠먼 교수와 머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형질전환 마우스(인간의 ApoE를 발현하는 마우스)를 이용하여, ApoE4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위험을 증가시키는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ApoE4는 두 가지 구분되는 경로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기여하는 것 같다: ① 그중 한 가지는 「아밀로이드 의존성 경로(amyloid-dependent)」로, ApoE4는 동물과 인간의 뇌에서 Aβ의 축적을 강력하게 촉진한다. [참고로, ApoE3는 오랫동안 알츠하이머병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으며, ApoE2는 Aβ의 축적을 감소시켜 뇌를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참고 4).] 홀츠먼 교수는 「아밀로이드 의존성 경로」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의 설득력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② 또 하나의 경로는 아밀로이드와 무관한 경로인데, 그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뉴런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뉴런은 회복 메커니즘의 일환으로 ApoE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중에서 ‘나쁜 ApoE’로 불리는 ApoE4가 독성 물질로 분해되어,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키고, 세포골격을 변형시킨다."

①, ② 경로의 상대적 기여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홀츠먼 교수를 위시한 많은 연구자들은 "「유해한 ApoE4를 덜 유해한 형태(less damaging form)로 바꾸는 방법」이 유먕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여기고,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예방·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글래드스톤 연구소의 로버트 말리 박사(심혈관학)는 야동 황 박사(신경과학)와 함께 몇 개의 작은 교정분자들(small corrector molecule)을 발견했는데, 이들에 의하면 "이 교정분자들은 ApoE4를 ApoE3와 유사한 형태로 변형시킴으로써 비정상적 단편화(abnormal fragmentation)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참고 5).

In vitro에서 저농도의 교정분자는 미토콘드리아 손상과 뉴런의 기능장애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참고 6), 현재 연구자들은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좀 더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만일 이 분자들이 인간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에게 처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 스타틴을 투여하듯 말이다"라고 머크 박사는 말했다.

(2) 알츠하이머병을 넘어서

(1)에서 언급한 교정분자들은 알츠하이머병 이외의 다른 질병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토콘드리아 손상 가설(mitochondrial-impairment hypothesis)」은 'ApoE4가 왜 나쁜지'를 상당히 논리적이고 깐깐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설명은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다른 질병에 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라고 머크 박사는 말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손상은 파킨슨병과 간질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어 있으며, 뇌손상 이후의 예후 불량과 치료받지 않은 HIV 감염증의 신속한 진행(rapid progression)과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현재 15개의 바이오 업체들이 글래드스톤 연구소와 손을 잡고, 교정분자 및 그와 유사한 약물들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비를 한 푼도 지원받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로지스는 단 한 번도 ApoE를 포기한 적이 없다. 하지만 'ApoE와 알츠하이머병 간의 관련성'을 발견한 지 몇 년 후에, 그는 연구비 조달을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치러야 하는 학계의 현실에 넌덜머리가 났다.

그는 학계를 떠나 10년 동안 업계에 머물면서 ApoE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다가. 2008년 듀크 대학으로 복귀했다. 지난 2009년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19번 염색체의 APOE에 인접한 TOMM40이라는 유전자에서 비코딩 DNA(non-coding DNA)의 신장부(stretch)를 발견했다. 523이라는 약칭으로 알려진 이 DNA 신장부는 길이가 다양한데, 523의 길이는 TOMM40과 APOE가 발현되는 정도를 결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참고 7).

로지스에 의하면, 523의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TOMM40이 코딩하는 단백질(Tom40)이 미토콘드리아의 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Tom40은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있는 단백질 유입 통로(protein import channel)를 형성하는데, 이 단백질이 없을 경우 미토콘드리아는 분열을 할 수 없다. 이것은 세포의 사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건으로, 지난 십여 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지만, 유독 알츠하이머병 연구자들만 까막눈이었다”라고 로지스는 말했다.

로지스는 한걸음 더 나아가, "523을 잘 연구하면,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을 개발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진단법(발병위험 측정법)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꽤 들어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 그런데 APOE4 대립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25%에 불과하므로, APOE4를 이용한 진단법의 유용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로지스에 의하면, "APOE4와 TOMM40의 유전형을 모두 검사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로지스가 이끄는 연구진은 523의 두 가지 변이체(짧음, 매우 긺)를 발견했는데, 두 개의 APOE3(인간의 APOE 대립유전 중에서 가장 흔함)를 보유한 사람의 경우, 어떤 523의 변이체 조합을 보유하는가(짧음-짧음, 매우 긺-짧음, 매우 긺-매우 긺)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시기(나이)가 달라진다고 한다.

다른 연구팀들도 로지스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했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그의 TOMM40 발견 실험을 재현하려다 실패했다. 지난 2012년, 하디(現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는 유전학자인 리타 게레이로와 함께 쓴 사설에서, "TOMM40는 단독으로 알츠하이머병 발병위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참고 8).

로지스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그는 자신의 발견이 확고한 메커니즘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믿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재현하는 데 실패한 광범위 유전자연구(genome-wide studies)에 대해, "TOMM40과 알츠하이머병 간의 관련성을 밝힐 만한 힘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카차투리안은 "로지스의 발견은 대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적절한 검증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지스는 조만간 좀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발견을 뒷받침할 요량으로, 사재를 털어 더럼(Durham)에 진판델 파마슈티컬스(Zinfandel Pharmaceuticals)라는 바이오 업체를 설립했다. 진판델은 일본의 다케다(武田薬品工業株式会社: 오사카 소재 다국적 제약사)와 함께, 임상 3상(TOMMORROW라고 명명됨)에 소요될 자금을 조달하는 중이다. TOMMORROW는 약 6,000명의 건강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약 5년 동안 수행될 예정이며, 「연령, APOE, TOMM40에 근거한 위험평가 알고리즘(risk-assessment algorithm)」의 유용성을 평가하게 될 것이다.

또한 TOMMORROW에서는, 「연령, APOE, TOMM40에 근거한 위험평가 알고리즘」에 의해 고위험군으로 판정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용량의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 특정 2형당뇨 환자들에게 고용량을 투여하도록 승인받았음)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는지' 여부도 조사하게 될 것이다. 동물실험과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에 의하면, 피오글리타존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병리학적 증상을 예방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참고 9). 로지스에 의하면, 피오글리타존은 미토콘드리아의 분열을 자극함으로써 이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현재 진행중인 임상시험들은 설사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지 못하더라도 중요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약물을 이용하여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2년만 늦추더라도, 50년 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수(예상치)를 약 200만 명 줄일 수 있다고 한다(참고 10). 향후 몇 년 동안 발표될 연구결과들은, 연구자들로 하여금 치매에 대한 기존의 지식을 재평가하게 할 것이다. "이제 치매의  본질이 뭔지를 알 만한 때도 됐다. 그것은 서로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생리시스템들이 오작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시스템들 중 어느 하나만을 떼내어 바라봐서는, (설령, 그것이 ApoE4라 할지라도)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 바야흐로 알츠하이머병 연구자들은 현행 접근방법의 한계를 인정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다시 생각하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정직한 연구자라면, 새로운 방향을 향해 서서히 나아가게 될 것이다”라고 카차트리안은 말했다.

※ 첨부그림 설명:
APOE의 변이체를 보유한 사람들은, 2개의 APOE3 대립유전자(APOE 3/3)를 보유한 사람들에 보다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경향이 있다
APOE의 변이체를 보유한 사람들은, 2개의 APOE3 대립유전자(APOE 3/3)를 보유한 사람들에 보다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경향이 있다.

※  출처: Nature 510, 26–28 (05 June 2014) doi:10.1038/510026a)
http://www.nature.com/news/alzheimer-s-disease-the-forgetting-gene-1.15342

※ 참고문헌:
1. Strittmatter, W. J. et al., “Apolipoprotein E: high-avidity binding to beta-amyloid and increased frequency of type 4 allele in late-onset familial Alzheimer disease”, Proc. Natl Acad. Sci. USA 90, 1977–1981 (1993).
2. Hardy, J. & Allsop, D., “Amyloid deposition as the central event in the aetiology of Alzheimer's disease”, Trends Pharmacol. Sci. 12, 383–388 (1991).
3. Filippini, N. et al., “Distinct patterns of brain activity in young carriers of the APOE-ε4 allele”, Proc. Natl Acad. Sci. USA 106, 7209–7214 (2009).
4. Kim, J., Basak, J. M. & Holtzman, D. M., “The Role of Apolipoprotein E in Alzheimer's Disease”, Neuron 63, 287–303 (2009).
5. Mahley, R. W. & Huang Y. J., “Small-Molecule Structure Correctors Target Abnormal Protein Structure and Function: Structure Corrector Rescue of Apolipoprotein E4–Associated Neuropathology”, Med. Chem. 55, 8997–9008 (2012).
6. Chen, H. K. et al., “Small Molecule Structure Correctors Abolish Detrimental Effects of Apolipoprotein E4 in Cultured Neurons”, J. Biol. Chem. 287, 5253–5266 (2012).
7. Linnertz, C. et al., “The cis-regulatory effect of an Alzheimer’s disease-associated poly-T locus on expression of TOMM40 and apolipoprotein E genes”, Alzheimers Dement. http://dx.doi.org/10.1016/j.jalz.2013.08.280 (2014).
8. Guerreiro, R. J. & Hardy, “TOMM40 Association With Alzheimer Disease Tales of APOE and Linkage Disequilibrium“, J. Arch. Neurol. 69, 1243–1244 (2012).
9. Sato, T. et al., “Efficacy of PPAR-γ agonist pioglitazone in mild Alzheimer disease”, Neurobiol. Aging 32, 1626–1633 (2011).
10. Brookmeyer, R., Gray, S. & Kawas, C., “Projections of Alzheimer's disease in the United States and the public health impact of delaying disease onset“, Am. J. Pub. Health 88, 1337–1342 (1998).

 

  추천 8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보기 >
[바이오토픽] 델타 변이주는 왜 그렇게 감염성이 높은가?
새로운 실험도구 덕분에, 지금껏 별로 주목받지 않은 SARS-CoV-2 델타 변이주의 변이(R203M)가 밝혀졌다. 그것은 뉴클레오캡시드(N)를 코딩하는 유전자의 변이로, 바이러스...
[바이오토픽] 이번 주 Nature 커버스토리: 고래,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무시한 대식가(大食家)
이번 주 《Nature》 표지에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州)의 밴쿠버 섬 앞바다에서 돌진섭식(lunge-feeding)을 하는 혹등고래(humpback whale)의 모습이...
[바이오토픽] 강성(剛性)과 탄성(彈性)을 겸비한 폴리머 → 손상된 인체조직 대체, 플라스틱 소비 저감
손상된 인체조직을 대체할 수 있는, 질기고 내구성 높은 폴리머 소재(polymer material)가 개발되었다. 이는 플라스틱의 소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댓글 1 댓글작성: 회원 + SNS 연동  
회원작성글 yCajal  (2014-06-09 12:21)
1
excellent translation. Many thanks!
 
위로가기
동향 홈  |  동향FAQ
 |  BRIC소개  |  이용안내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BRIC. All rights reserved.  |  문의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유튜브 유튜브    RSS서비스 RSS
필코리아테크놀로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