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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담수생물 이야기]44. 붉은귀거북에 의해 밀려난 남생이
종합 녹원담 (2013-08-30 10:19)
박종현(수생생물 커뮤니티 운영자, BRIC 준동정위원)

남생이
남생이. 미국 sigma64님 제공

남생이
남생이

 많은 사람들이 거북하면 붉은귀거북(청거북)을 먼저 떠올린다. 비록 지금은 국내로 수입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붉은귀거북을 외국으로부터 마음껏 수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80~2001년에는 애완용 붉은귀거북을 시중에서 싸고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실제로, 80~90년대에 태어난 많은 사람들이 붉은귀거북을 키워 본 경험이 있었을 정도다.

 붉은귀거북이 과거에 애완용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 결과, 현재 많은 사람들이 거북하면 붉은귀거북(청거북)부터 먼저 떠올리지만,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토종거북은 따로 있다. 바로 남생이이다. 남생이는 과거 전래동화나 민화에서도 자주 등장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남생이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 붉은귀거북이 국내로 유입되어 하천에 방류되면서 남생이가 밀려났기 때문이다. 붉은귀거북이 남생이보다 몸집이 더 크고, 외골격이 더 튼튼했기에 남생이는 붉은귀거북을 이길 수 없었다. 결국 남생이는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그 자리를 붉은귀거북이 차지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우점하는 거북이 종은 남생이에서 붉은귀거북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거북이종 중 가장 강하고 많은 남생이의 타이틀은 기억 저 편으로 사라져 버리고 만다 

 남생이의 수를 감소시키는 데에 하천의 개발도 크게 한몫을 했다. 남생이 암컷은 6월경 수컷 짝과 교배를 한 후 7~8월쯤이 되면 물가의 모래나 연한 흙 속에 알을 낳는다. 하지만 하천 주변의 모래지대나 흙지대를 시멘트나 콘크리트로 덮어서 자전거 길을 만들거나, 편의시설 또는 펜션을 건설하면서 남생이의 부화 장소가 거의 사라져버리기에 이른다. 남생이들이 붉은귀거북에게 서식지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 사람들에게 부화 장소마저 빼앗겨 버린 셈이다. 비록 남생이가 서식지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을 정도의 이동성을 갖추고 있었다면 지금보다 심각한 상황에 놓이지는 않았겠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거북이는 이동성이 매우 낮다. 그러므로 서식지를 빼앗기고 부화장소를 잃은 남생이들은 고향에서 그대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남생이는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2012년에는 멸종위기동물 2급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만다.

 그래서 현재는 서울대공원에 위치한 남생이 복원센터에서 남생이의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남생이 복원센터에 있는 남생이 절반 이상은 중국산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붉은귀거북을 잡아들여 가금류나 맹수의 먹이로 활용하고 있는데, 잡혀 들어오는 거북들 중 일부는 남생이라고 한다. 결국 천연기념물인 남생이도 사람들의 무지로 가금류나 맹수의 먹이로 전락시키고 있는 셈이다. 남생이 보호에 관해서는 오직 서울대공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복원 정책만을 믿고 있을 뿐, 정작 기울여야 할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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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현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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