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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고등학교 생물과 교사 김태원 -
금새우난초
풍란
차걸이란
비자란(제주난초)
녹화죽백란
붉은사철란
섬사철란
큰새우난초(한라새우난초)
큰새우난초(한라새우난초)
약난초와 나도수정초
두잎약난초
백운란
제주도는 울릉도와 더불어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 버린지도 꽤나 오래 됐다. 한라산이나 성인봉에서 찍었다는 사진이 올라오기라도 하는 날이면 한동안 모니터가 뚫어져라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황금색 금새우난초는 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아름답다. 저런 모습을 숲속에서 만나는 날이면 저 사진 한장만으로도 포만감이 밀려 올 것이다. 아니 저 자리를 떠나지 못할 것 같다. 이 금새우난초는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 그리고 울릉도에 자생한다. 본인이 울릉도에 10번 이상 들어갔는데도 야생의 금새우난초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과거엔 울릉도에도 금새우난초가 많았다고 하는데 무차별적인 남췌로 많이 사라지고 손에 꼽을 정도로 개체수가 줄었다고 한다. 제주도도 마찬가지이다. 야생 상태의 꽃은 야생으로 있어야만 더 빛나고 싱그러운 향기를 풍기는 법이다. 인간의 간섭으로 자생지가 더 이상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자구나. 새우난초속 식물로 위에 소개한 금새우난초를 비롯하여 새우난초, 큰새우난초, 여름새우난초, 그리고 신안새우난초 등 5종으로 나눈다. 한라새우난초라고도 하는 큰새우난초는 새우난초와 금새우난초의 자연 교배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 잡종과 양친종 사이에 역교배까지 일어나서 다양한 색을 띠는 번이체들이 만들어져 있다. 전남 신안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이름이 붙여진 신안새우난초는 꽃밭침잎과 곁꽃잎은 미약한 자색이고 입술꽃잎은 흰색을 띠는 수수한 아름다움을 가진 꽃으로 언젠가는 한번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멸종위기식물 1급에 등재되어 있는 풍란은 야생에서 보기란 하늘에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상록성으로 나무나 바위위에 뿌리를 내리는 착생란이다. 나무등결에 군락으로 화사하게 피어난 풍란! 그대가 있음에 이 숲속은 더욱 항기 만발하고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 이 풍란은 희소성이 인정되어 1978년도 제주 서귀포에서 최초로 현지내 보전(서식지에서 직접 복원하여 보전) 방식으로 복원이 진행된 바 있고, 1993년도 거제도에서, 2003년에서 2006년까지 진도군 관매도에서 풍란 15,000포기를 복원한 바 있다[한국의 난과식물 도감(이남숙 저) 참조]. 잘 착생되어 서식지가 많아져서 멸종위기식물 1급에서 해제되는 영광이 이 풍란에게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나무에 대롱 대롱 매달려 있는 차걸이란도 제주의 원시림 숲속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고 있고, 나무등결에 착생하는 비자란(제주난초)도 한 껏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차 속에 물건을 꺼꾸로 매달아 놓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이 차걸이란은 가느다란 꽃 하나가 한 개체인데 위처럼 많은 개체가 무리지어 살아나가고 있다. 무리짓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이 차걸이란도 터득하고 있었던 것일까? 비자란은 제주의 비자림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으로 상록성이며 나뭇가지에 붙어 사는 착생란이다. 이 비자란은 꽃은 작지만 통통하여 매력을 듬뿍 풍기는 아름다운 꽃이다. 그래서 난 애호가들의 표적이 된 꽃으로 무차별적으로 남췌되고 있다. 이 차걸이란과 비자란은 2012년 5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이 재지정될 때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된 식물이다. 신규로 지정되었다는 이야기는 그 만큼 훼손이 심해졌음을 의미하고 자생지 보존이 그 만큼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죽백란과 녹화죽백란은 보춘화속 식물로 개화시기가 현저히 다르며 잎 끝부분에서 차이를 보여 다른 종으로 구분한다. 즉 죽백란은 꽃이 7~8월에 피고 잎 끝부분의 가장자리가 톱니모양이며, 녹화죽백란은 10~12월에 피고 잎 끝부분의 가장자리는 밋밋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죽백란이 멸종위기식물 1급인데 녹화죽백란은 언급이 없다. 이 죽백란과 녹화죽백란은 다른 보춘화속 식물들보다 잎이 긴 타원형으로 상대적으로 넓어 구분이 쉬운 난에 해당한다.
붉은사철란과 섬사철란은 둘 다 땅바닥에 붙어 자라는 지생란이다. 붉은사철란의 잎은 진녹색이고 주맥을 중심으로 흰색의 그물무늬가 발달해 있으며, 꽃은 연한 붉은 색으로 1-3개정도 피며 짧고 투명한 털이 있으며 2.5~3cm의 긴 통모양의 꽃이 핀다. 개화기는 7~8월로 제주도와 전남에 자생한다. 그리고 섬사철란은 잎에 흰 그물무늬가 없다. 꽃도 흰색과 연분홍색 등 2가지가 있으며 9~10월에 개화한다. 제주도뿐만이 아니고 전남의 도서지방 일부, 그리고 울릉도에서도 관찰된다.
약난초와 두잎약난초도 있다. 약난초속 식물로 같은 속 식물이지만 꽃 모양은 많이 다르다. 옛날에는 이 약난초가 전라도쪽에는 검질이였다고 한다. 구경에 섬유질이 남아 있고 항암성분이 있어 점활제(粘滑劑)로 이용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은 후부터 이 약난초는 빠른 속도로 초토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군락을 형성한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이 약난초는 잎이 주로 1개이나 드물게 2개인 경우도 있다. 꽃은 총상꽃차례를 형성하며 10-20개의 꽃이 한쪽으로 치우처 아래로 향해 피며 연녹갈색 혹은 자갈색으로 향기가 아주 진하다. 두잎약난초는 구경의 지름이 10mm내외로 구경 끝에서 주로 2장의 잎이 나와 월동하며 꽃이 필 때 쯤이면 잎은 시든다(잎이 1장인 경우도 있음). 그래서 꽃이 피어 있을 때는 2장으로 된 잎은 볼 수 없다. 상사화속 식물도 아니면서 잎과 꽃이 평생 만날 수 없는 꽃이 두잎약난초이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잎과 꽃, 진한 그리움을 간직한 이 두잎약난초에게도 깊은 사랑을 보낸다.
백운란은 또 어떠한가. 전남 백운산에서 최초로 발견되어져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은 백운산에서는 잘 볼 수 없다고 한다. 제주도와 울릉도에서 관찰되며 최근에는 내장산과 백양산, 가야산에서도 자생이 확인된 꽃이다. 키가 5-12cm으로 아주 작아서 있어도 관심이 없으면 볼 수 없는 꽃이 백운란이다. 꽃 하나만 보면 흡사 작은 삽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며 미니 깃발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바람결에 펄럭거리는 깃발형상을 하고 있는 꽃이 백운란이다. 이 백운란도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는 꽃으로 이들의 운명은 풍전등화이다. 인간의 간섭이 계속되는 한 이들의 멸종은 시간 문제다. 그들의 생사 여탈권이 인간에게 있지 않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당신이 가장 아름답다는 사실 인식해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 위의 식물들은 꽃친구 이주용(지방법원 사무국장)님의 사진으로 본인의 요청에 의해 보내 준 사진이다. 난초를 좋아하여 전국을 다니면서 담은 꽃으로 위 식물들은 제주도 자생 난초들이다. 본인이 보지 못한 꽃들로 글을 쓰는데 기꺼이 허락해 준 꽃친구에게 고마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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