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당 진로
박사에 진학하는 게 맞는가... 고민입니다.
석사졸업예정자 (비회원)
지방국립대 석사 졸업 예정자입니다.
스케줄 상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년이면 졸업합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최근 들어 박사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하고 있는 전공이 플랑크톤 NGS인데 현재 저희 랩에서 가능한 사람이 저 밖에 없습니다. 기타 실험실 관리도 방장으로써 제가 다 맡아하고 있구요.
하지만 최신 기술인 제 전공을 이용해 다른 과제를 몇 개 더 따시려는 것 같습니다. 전 곧 졸업할 사람이고, 그렇다보니 제가 나가면 과제를 따기가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이 분야에 대해서 교수님은 실제로 러닝하거나 다뤄본 게 1번 뿐이며, 그나마도 석사 1년차동안 저와 선배가 공부해서 가르쳐드리다 싶이 했고 최근 들어서야 감을 잡으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책없이 다음 과제로 이미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팀을 꾸려 과제를 따기로 얘기가 끝난 상황입니다.
그래서 얘기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저에게, "너만 믿고 과제 신청할 거다.", "과제가 된다면 지금보다 인건비를 많이 주겠다." 고 얘기합니다. 전 그냥 대충 흘려 듣고 있습니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과제는 아직 신청조차 하지 않았단 겁니다. 올해 말에 신청기간이 있고, 발표도 내년 3월이나 되어야 납니다. 박사 과정에 지원했다고 한들, 교수가 제시하는 조건이 지켜질 수 있는지를 입학까지 마친 3월에나 알 수 있단 겁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박사로 입학을 해야하는 건가요?
전 박사에 대한 욕심이 없었고, 석사 마친 후 취직할 생각이었습니다.
돈에 대해서도 큰 욕심 없이 일한 만큼 받고, 출퇴근 시간 확실하고, 주말이 갖고 싶었습니다.
교수님의 주말출근 강요와, 교수 퇴근 이전에 퇴근 시 인사를 하고 허락 맡다 싶이 나가야 하는 게 너무 싫거든요. (도대체 뭘 하는지 교수님은 밤 8-9시, 때론 10시에 퇴근합니다) 교수님보다 말없이 일찍 퇴근하면 꼭 카톡이 옵니다. 교수보다 일찍 퇴근하는 대학원생이 어디있냐며...
정해진 휴가도 없고, 그나마 방학 때 본인이 휴가를 가야할 때 저희에게 주말을 껴서, 1박 2일. 그러니 금요일 또는 월요일 하루만 쉬게 했습니다. 다 같이 쉬는 건 불가능하고, 한 명씩 순서 정해서 쉬는 거지요.
이런 생활을 못해도 4년, 5년간 지속할 생각이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요구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다는 조건 하에,
박사를 진행할만한 매리트가 있을까요?
교수는 미래가 더 밝다느니, 교수가 될 수 있다느니 하는데... (연구원이면 몰라도 교수는 정말 싫습니다;;)
일단 교수가 제시한 인건비는 120만원으로, 그것도 BK가 선정된다면 이라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교수의 압박은 날로 심해지고... 만약 반항하고 나가고자 한다면 졸업 도장 찍기까지 난관이 예상되긴 합니다..
그래서 가기 싫다는 걸 주저리 쓰면서도 제가 머리 아픈 것 없이 박사를 갔을 때의 매리트라도 알고 싶은 걸지도 모릅니다....
어떤 의견이든 부탁드립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굳혀야할 것 같아서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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