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당 오피니언
조국 후보자의 딸에게 적용했던 기준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기
pest (과기인)
조국 후보자의 딸이 논문의 1저자로 되었다는 것, 논문 1 저자를 대학입시에 활용하려고 했다는 점에 대해 쉴드는 치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분명히 밝힙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도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1. (교수에게) 학생이 결과 다 만들어 오고 부족하나마 논문 초벌도 써 왔는데, 그 학생의 학식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본인은 늘 제 1 저자와 교신저자를 다 차지해 왔는지?
2. (학부 인턴 혹은 일부 석사 과정 학생에게) 조국 후보자의 딸이 연구 내용을 다 잘 모르기 때문에 제 1 저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했는데, 본인이 1저자가 되기를 원하는 논문 중, 연구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지?
3. (모두에게) 외국의 경우에, 어떤 고등학생이 연구 결과도 다 만들어 오고 초벌까지 써 왔다는 점을 연구 책임자로부터 인정받아서 제 1 저자로 정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될는지?
4. (대학원생들에게) 여러분들이 교수의 지시로 실험실의 짜투리 데이터로 2주 동안 고생해서 결과를 만들고 그 결과를 정리까지 했어요. 그런데 여러분은 그 테마를 잘 아는 건 아니예요. 교수님은 여러분에게 제 1 저자가 되겠냐고 물어요. 여러분은 연구 윤리에 어긋나니까 아니라고 할 건가요?
조국 후보자의 딸에게 비난을 가하는 그 기준으로 우리 연구 현장을 한 번 살펴보는 게 어떨까요? 학생들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학생이 과제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에 교수는 그 결과 바탕으로 학생을 제 1 저자로 한 논문을 내는 풍토요.. 일부라고 치부하기에는 좀 만연하지 않나요? 조국 후보자의 딸을 비난하는 그 기준으로 보자면, 정말 많은 학생들이 제 1 저자로부터 밀려나야 하고 그 자리에 교수가 1 저자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들의 관행상 학생이 내용을 충분히 몰라도 결과만 만들어 오면, 또 논문 드래프트만 만들어 오면 제 1 저자를 주곤 했죠. 그런데 이게, 옳은 일이었을까요? 이번에는 대상이 고등학생이었다는 점, 대학 입시와 관련 있었다는 점, 그 아버지가 10년 후에 장관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아주 많은 비난이 가고 있지만, 실험실 내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은 너무나 똑같이, 또 너무나 많이 반복되어 온 게 아니었을까요?
우리가 조국 후보자의 딸에게 너무 가혹한 걸까요, 아니면 우리 자신에게 너무 관대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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