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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연구원
연구원 (비회원)
하루에도 몇 번씩 브릭 채용정보를 들락거리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마흔에 들어선 연구원입니다.
결혼과 함께 아이 키우며 살다보니 그냥 연구원으로 이렇게 지내고 있네요.
사실 20살부터 결혼하고 나서도 아이키우면서도 지금까지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토닥토닥 하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 낳기 전 그만두고 4년을 쉬었네요.
그리고 8년을 일하고 있습니다.
4년이라는 공백이 있었기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고 배우면서 제 커리어를 쌓으려고 무단히도 노력을 했죠, 제가 있는 실험실은 의과대학 실험실 이기에 교수님은 바쁘셔서 거의 랩미팅에만 참석을 하시고 제가 실험과 실험실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과제는 따로 있지만 그 과제 실험은 교수님 밑의 학생들(의사) 박사실험을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요. 다들 아시겠지만 환자를 보느라 시간이 없을 테고 그러다보니 그들의 박사실험은 저의 일이 되어버렸죠. 1,2년은 괜찮았어요.... 하지만 해가 거듭될 수록 교수님은 의사 후배들 박사를 계속 뽑으셨고 제 일은 한 없이 늘어만 갔답니다. 논문심사때 추가로 실험을 하라고 얘기가 나오면 주말에도 나와서 실험해서 심사일에 맞춰 데이터를 주면 당연한 듯 받아가고,
논문에 실을 figure 까지 깔끔히 만들어 주면 그 분들은 논문만 써서 박사 졸업을 하더군요.
전에 있었던 실험실에서도 이런 경우를 봐서 시대가 변했어도 바뀐건 없구나... 싶었어여. ㅜ.ㅜ
4년이 지났는데도 월급은 제자리 걸음이고 논문이 출판되어도 그냥 저는 2저자 혹은 3저자, 인센티브도 없더군요. 그러다 주변 연구실과 친해지다 보니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저희 실험실 얘기를 꺼내니 아직도 이런데가 있냐며 소스라치더군요.
제가 바보처럼 살았나요?
저만 이러고 있는 건가요?
나이가 드니 몸도 안 따라주네요.ㅜ.ㅜ
두 세달간은 실험이 너무 많아 점심시간도 없이 하루에도 몇 가지 실험을 하며 퇴근시간은 지켜서 가려고 (저는 엄마니까 아이도 케어해야잖아요.) 하다보니 주말만 되면 녹초가 되어 하루종일 자게 되네요.
주위를 둘러보면 저 처럼 일하는 연구원은 없어 보여요.ㅜ.
오늘도 브릭 채용정보를 클릭하며 마음 갈피를 못 잡겠네요.
이곳을 나가고 싶어도 지금 하고 있는 실험은 마쳐야 되는데.... 이것만 하고 나가야지...
이러면 내년.ㅜ.ㅜ
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 계시나요?
조언 좀 부탁드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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