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서울권 대학들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방에 있는 대학의 경우 BK 사업단 같은 지원을 받지 않는 연구실은 지도교수 재량으로 쉽게 박사학위를 받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박사학위자가 4년동안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느라 고생한건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논문 몇편 이상, IF 합계 몇점 이상이 없는 경우 외국 저널에 논문 한두편만 쓰는걸로 그냥 박사학위를 얻게 됩니다.
이 경우 문제점이 그 박사학위자가 학위 수료 후 박사 자격으로 연구실에 있으면 그 밑에 있는 사람만 바보되는 기분입니다. 연구에 대한 방향은 커녕 연구 분야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지고 그 결과 잘못된 실험 디자인, 연구비 낭비 등의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도 연구실에 박사가 있는데 연구분야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질 뿐더러 연구에 대한 조사를 시킬 때 굉장히 두루뭉실하게 던져줍니다. 예를 들어 머신러닝을 이용한 질병 검출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려고 한다면 정말 머신러닝으로 질병 검출 연구에 대해 조사해봐. 라고 하는게 전부입니다. 어떻게 조사해보라는 얘기도 없고 어떤 틀로 정리하라는 것도 없이 저렇게 말하고 조사해서 가져가면 정리가 안되있다고 다시 해오라고 하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조사를 해야겠냐고 이런건 너희들이 하는거라고 하면서 던지기만 합니다.
연구에 대한 꿈을 가지고 연구실에 왔지만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제가 연구 분야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직접 찾고 직접 실험 디자인하고 있는걸 보면 연구에 대한 꿈은 날라가고 오히려 제가 뭘 하고 있는 건가 회의감까지 들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런걸 보고 오히려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말하실 수도 있을거 같은데 진짜 저런 상황에서 연구 진전도 잘 안되고 결과나 논문도 안나옵니다. 결과가 안나온다는게 가장 큰 문제겠지요.
이외에도 박사가 저지르는 비리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제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있지만 비리는 개인의 문제이니까 여기서는 크게 이슈화시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게으르고 투정 부리는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진지하게 위와 같은 상황에서 쉽게 얻은 박사학위 때문에 그 밑에 진짜 연구를 위해서 오는 사람들이 피해보는 경우를 방지하고자 이렇게 의견을 내비칩니다. 박사학위 정도 된다면 국가 차원에서 최소한 기준점을 정해놔야지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능력있는 박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