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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1이 처녀생식임을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1) - 무엇이 문제인가?
피카소
'무엇이 문제인가' 시리즈 5탄 쯤 되겠네요. 지루하시더라도 몇 개만 더하고 끝낼테니 참아주시길... 누가 NT-1 진위 문제에 대해서 조사해달라고 용역 맡긴 것도 아닌데 나름대로 열심입니다. 원래 모든 것을 쉽게 믿지 못하고 다른 가능성을 많이 염두에 두는 편입니다. 살아가는 방법 역시 가설을 여러 개 세워놓고 이렇게 저렇게 살아보다 부합되지 않는 가설은 하나씩 버려나갑니다. 그래서 살아온 길이 좀 뒤죽박죽입니다. 아직 답을 찾진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도 NT-1이 처녀생식이라는 것에 대해선 100% 확신이 없습니다. 처녀생식이라 결론 내리기에는 꺼림칙한 면이 몇 가지 있기 때문입니다. 꺼림칙한 것에 대해 반증할 근거가 하나도 없다면 당연히 '처녀생식가설'은 배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처녀생식이 아니면 체세포복제냐 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체세포복제가설' 역시 이전에 살펴보았듯이 많은 의문점들이 있고 이에 대해 반증할 수 있어야 사실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다만 저울질을 할 따름입니다. 어느 쪽이 진실의 무게가 더 나가는지... 'One man show' 같아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반박하고 그럴테니까요... 첫번째 강한 의심) 처녀생식인데 왜 STR 마커 분석에서 homo보다 hetero가 많게 나왔지? homo가 많은 게 당연한 것 아냐? 처녀생식 논란 초기부터 줄기차게 제기되어 온 질문입니다. 확실한 근거도 있습니다. 1) Mouse 처녀생식세포들 대부분이 genotyping에서 homo를 보이고 hetero는 소수로 나온다. 2) 처녀생식이 기원으로 알려지고 있는 난소의 기형종(teratoma) 세포들이 대부분 homo로 나타난다. 현 NT-1의 33:8의 hetero-homo 비율은(원래 homo였던 부분을 빼야하기 때문에 40:8이 아님) 기존의 처녀생식 패턴을 볼 때 상당히 의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전에 shev님이 프로그램으로 10만 번 넘게 시뮬레이션을 해 봤더니 이렇게 나올 수 있는 확률이 6%이더라는 이야기를 하셨었는데 가능은 하지만 상당히 낮은 확률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에 대한 반증이 없다면 당연히 ‘처녀생식가설’은 각하되어야 하겠지만 만만치 않은 반증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 Cyno-1과 유사한 NT-1 현재까지 유일한 영장류 처녀생식세포인 호세 시벨리의 cyno-1이 현재 NT-1과 유사한 양상으로 지문 분석이 나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1개 마커를 제외하고는 모두 체세포 지문과 똑같은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2) 난소 기형종에서 hetero의 출현 처녀생식이 기원인 상당수의 기형종들은 hetero와 homo가 공존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어떤 경우에는 hetero가 더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좀 복잡한데 아릉님이 언젠가 ‘혹시 NT-1이 양성기형종 세포를 배양한 것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를 했었죠. 그와 맥을 같이 합니다. 순수한 기형종 세포는 homo로 나타나지만 체세포인 lymphocyte의 infiltration과 같은 현상이 동반되어 hetero가 많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긴 하지만 다음에 이야기할 homo 마커의 규칙성을 '난소 기형종 유래설'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단점입니다. 3)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 기가 막히게 떨어지는 homo 마커의 분포 'centromere에 인접한 마커들이 모두 homo로 나타난 것은 과연 우연일까' 어쩌면 처녀생식 논란의 핵심이 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이번 검사에서 정말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 일정하게 homo 마커들이 중앙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X-염색체의 검사 결과를 보면 더욱 극명한데 중앙 부위는 homo만, 양쪽 side는 hetero만 보이고 있습니다. 우연이라 하기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마커 비율이 아닌 위치상의 길이 비율로 따지면 homo 비율이 20%가 아니라 최대 47%, 평균 40%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규칙성을 돌연변이로는 설명이 어렵습니다. centromere 부위만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돌연변이가 있다면 몰라도 말입니다. 자연적인 교차현상으로 보면 설명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게 아니라면 이 놈의 NT-1이 우리를 물먹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centromere 부근만 돌연변이를 일으켰다는 신종 음모론을 제기해 볼 만도 합니다. 어느 쪽이 진실의 무게가 더 나갈까요? 하나씩 하나씩 단서의 추를 옳다고 생각하는 쪽에 올려놓아 더 아래로 내려간 쪽을 선택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올바른 길이겠지요... 글이 길으면 읽지 않는 분들을 위해 나눠 씁니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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