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약개발에 대해서는 문외한인데,
저희 어머니가 30년전에 제약회사에서 일하셨습니다
늘 하시던 말씀이 외국 회사는 엄청난 돈을 들여 신약을 개발하는데
우리나라 회사는 제네릭만 만들 줄 알고 20년 지나 특허 풀린 약만 복제할줄 안다...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
그런데 최근 코로나 이후 몇몇 제약회사 주식들이 떡상하고(그 중 한 회사가 어머니가 30년전 재직했던 회사였습니다)
약사들이 제약회사에서 신약개발 업무를 한다고 약대를 홍보를 많이하던데....
요즘은 좀 분위기가 바뀌었나요?
신약개발 테마로 주가가 요동치는건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주가가 폭등했다 폭락하는 건 회사 입장에서도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안정적인 자금확보에 오히려 방해됩니다.)
분명히 물을 흐리는 부류들이 있겠으나 이 쪽 업계에 대해 도매금으로 폄하하는 글을 쓰시는 건 상당히 무례한 행동이 아닐까 싶네요...
현직자입니다.
신약개발은 좋은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discovery와 임상개발을 통해 허가, 출시까지 진행하는 development로 이루어집니다.
국내 Discovery 역량은 그래도 꽤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임상개발에는 워낙 큰 리스크와 비용이 소요되는데 국내 제약회사 수준에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입니다.(하나의 파이프라인만 실패해도 회사가 망할 수 있는...)
이런 이유로 discovery를 잘하여 좋은 후보물질을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회사에 라이센스아웃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전체적인 기대 이익의 크기는 줄지만, 리스크는 분산하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성장하다보면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는 자체적으로 후기 임상개발까지도 감당할 수 있는 회사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너무 공감합니다.
초기 신약개발을 위한 candidates를 찾고 효능을 입증하는 수준에서는 많이 성장한 것을 체감합니다.
그러나, 국내 특허를 중심을 분석해보면 아직도 많은 부분이 거대 제약사와 비교했을 때 부족하긴 합니다.
특히,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가 부족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인프라와 자본의 한계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라이센싱 아웃하는 방식이 주를 이룰것으로 보입니다.
레이져티닙의 사례를 잘 말씀해주셨는데, 현재도 후보물질 찾고 효능 분석하는데 회사의 모든자원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러나 신약개발이라는 것이 임상진입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인데 어떤 측면으로든 자립이 불가하다고 봅니다.
그래도, 이정도의 인프라만으로 신약 candidates가 국내 회사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한국에 계신 많은 연구자분들이 얼마나 대단하신지 매일 느낍니다.
최근 코로나 백신 하나 만드는 것만 해도, 거기에 관련 엄청난 정보들을 연구하고 논문으로 출판하는 기관과 학교들의 국내외 실적을 비교해보면 정말 말도안될 정도로 차이가 나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미국의 국방력이 압도적 1위인 것과 비슷하다 봅니다.
계속 도전하고 개발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긴 하지만, 그냥 우리나라 스스로 신약개발을 하겠다는건 현시점으로 글쎄요.......신약을 개발했다 한들 결국 판매할 타겟은 전세계 사람들인데, 우리나라 사람들만으로 임상시험한 결과가 과연 먹힐까요? 결국 서양에 다양한 인종까지 모두 임상시험을 통해서 약의 유효성과 부작용을 모두 평가해야 할 텐데, 결국은 머리 수가 많고 다양한 인종이 있는 외국과의 협업은 필수불가결하겠죠.
아무튼 현실과 다르게 몇기업이 너무 포장해서 광고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좀 불편합니다.
다른것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어떻게하는지만 봐도 우리의 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봅니다.
크게 두 부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부류는 중소 제약회사 혹은 벤처 기업인데 뉴스를 보면 아시겠지만 임상 시험 통과했다고 크게 광고를 한 다음 주가가 오르면 그것으로 증자, 신주 발행 등의 방법으로 주식 놀이를 하면서 뒷돈을 챙기고 나중에 임상 시험에서 탈락하거나 흐지부지 되면 나몰라라 하다가 심지어 기업을 매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합법적인 기업 활동이기는 하지만 행태를 보면 사기꾼에 가까운 먹튀라고 할 수 있죠. 중소 벤처들은 다 이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청운의 꿈을 안고 잘 해보려고 했던 기업들도 자금줄에 쪼들리고, 투자자들 눈치 보고 하다 보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다른 부류는 대기업 혹은 규모가 큰 제약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 SK, LG 등 대기업은 안정적이고 한미, 대웅 같은 기업은 OTC나 제네릭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연구 개발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주식 놀이를 하는 것은 기업 이미지만 망치고, 그것으로 돈을 벌어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에 주가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들 기업도 임상 시험이 걸림돌이기는 한데 해외에 자체 법인을 만들거나 해외 업체와 파트너쉽을 맺고 임상 시험을 합니다. 모든 임상이 그렇듯 결과는 복불이죠. 그런데, SK처럼 미국에 자체 법인을 만들어 임상을 하는 경우 가능성이 좀 있지만 해외 기업과 파트너쉽 맺고 임상을 하는 경우 중간에 파토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심지어 해외 기업에 정보 유출, 이용만 당하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최근 SK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개발한 것인 근래의 유일한 사례입니다. SK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체 임상을 했기 때문. 그런데, 이 약도 효과가 좋기는 하지만 시장이 좁아 투자금 회수하려는 족히 10년은 걸릴 듯 합니다.
신약 개발을 한 다음 글로벌 제약회사에 라이센스 아웃 한다는 것이 앞서 언급한 임상 단계를 해외 기업과 손잡고 진행한다는 것인데 앞서 언급한 데로 파토날 확률이 높습니다. 한미가 이미 경험을 했죠. 그래도 이 방법 밖에는 다른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개발 열심히 하고 임상 단계 파트너쉽 맺을 해외 법인 잘 고르는데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정치놀음+변이우세종으로 인해 무시당하고 현재는 공급되지 않고 있지만...ㅋㅋ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렉키로나) 정식승인 받았습니다. 나름 대한민국 첫 항체신약이고, 후보물질발굴부터 임상까지 자체 진행하여 유럽 등 규제기관에서 정식으로 첫 승인된 첫 신약입니다. (모르시는 분들 많더라고요)
역량 자체는 충분합니다~ 다만 해외 제약사 대비 자본 부족에..그에 따른 리스크 감당이 힘들어서 문제죠 ㅋ 그러니 요새 바이오 시밀러 경쟁 + GMP 생산에 돈을 겁나 쏟아 붓고 있죠... 그냥 신약 개발은 lead 도출, 최적화, in vitro/in vivo 효능, 안정성/안전성 등등등등..거쳐야할 것도 많고 스텝 넘어갈 때 마다 성공가능성 쭉쭉 떨어지고..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