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업무가 많아지는 건 맞습니다. 서류와 행정을 피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직책이 올라감에 따른 의무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외부 업무 (학회 활동, 각종 심사, 등등) 는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기도 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런 외부 활동 안 해도 연구에 전혀 지장 없습니다. 그러나 더 현실적으로는 노안이 오고 손이 떨리기 시작하면 예전만큼 실험을 잘 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노안이 오기 시작하면 파이펫 끝이 잘 안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때 부터는 실험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대부분 실험이야 기본적으로 재미있어해서 이 분야에 있는 것이고, 늙는 것은 막을 수 없으니, 대체할 일을 조금씩 찾아서 해야 performance가 떨어지지 않겠죠?
적당한 때가 옵니다. 자기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보다 남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끔 지도하는 게 더 나은 시점이 되고 그것을 자타가 인정하면 피펫 놓게 됩니다. 이보다 빨라도 늦어도 문제가 생깁니다. 이보다 빨리 놓고 싶으면 매니저의 길을 걸어야지 사이언스를 하면 안될겁니다. 교원이 되는 것도 안될 겁니다. 되도 실패할 겁니다.
저는 국책연구기관에서 43살부터 부서장(공무원은 5급, 공공기관은 2급 정도)으로 재직중입니다. 30대후반~40대초 연구관급(또는 공공기관 3급) 때는 간혹 실험을 하기도 했는데, 부서장이 되니 실험하기가 힘든 상황이 오더군요.(밑에 직원들이 싫어합디다.) 언젠가 모 선배님이 연구사업 위에 행정, 그 위에 정치가 있다고 하던데 요즘 많은 부분에 공감하는 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