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소재 화학과 대학원 통합 2학기차 학생입니다. 실험실을 다니면서 자꾸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비교 대상이 없다보니 제가 다니는곳이 얼마나 별로인지 몰라서 조언 요청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랩실 장점은 인건비를 풀로 보장해줍니다. 그리고 강제적인 주말출근 및 야근이 없습니다. 단점은 일단 실험실에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석사 4명에 통합은 저 혼자인데 여름과 겨울에 인턴들이 3-4명씩 옵니다. 그냥 학부생 인턴이라서 연구에 도움은 1도 안되는데 한명씩 붙잡고 가르쳐줘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많아서 실험기기 순서도 밀리고 자리도 너무 비좁아서 실험 하기가 너무 짜증이 납니다. 교수님은 완전 방목형이라 사람만 뽑아놓고 관리는 뒷전이고 실적만 체크하십니다. 교수님 지도도 잘 받을 수 없고 연구실도 너무 북적이니까 실험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집니다. 연구주제는 잘 맞는것 같으나 연구실 컨디션이 너무 별로인것 같아서 옮겨야하나 자꾸 생각이 듭니다. 다른곳도 비슷한지 궁금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학부생 인턴 교육하는게 도움 1도 안되는거 같아도, 그래도 한번이라도 더 프로토콜 읽어봐야하고, 생각지도 못한 기본적인 질문 답변해야 해서 도움이 됩니다. 그냥 지금 하는 일 힘들어서 다 싫게 느껴지는 듯.
관리의 개념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그 와중에도 논문쓸 사람은 쓰고, 실험 할 사람은 함. 1부터 100까지 모두 어떻게 진행하라고 하는 교수님이 오히려 드물다고 생각함. 본인이 무엇을 교수와 토론할 것인지 명확한 질문과 예상답변과 관련논문을 읽고 가서 이야기를 한다면 그때가 되어서야 서로 죽이 좀 맞으실꺼임.
연구실 인원은 많은 곳에서 잘하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없어야 잘 하는 사람이 있는거라 어쩔 수 없음. 예를 들어 4명 이상이면 많고, 3명부터는 괜찮다? 머 이런 식이면 그런 연구실을 찾아야만 하지만, 추후 어떤 연구실을 가더라도 서로 치이고 겹치면서 일 하는건 마찬가지임. 반대로 사람 아예 없는 연구실 가면 그거대로 자기한테 일 몰아들어와서 스트레스.
연구는 혼자하는게 아니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협력하는 거에요.
학부생한테도 배울게 있는게 학자의 자세입니다.
또한, 실험기기 스케줄이 바쁘면 그에 맞게 조정하는것도 일머리고 효율적인 행동이에요. 짜증난다고 손 놓고 있을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대체 실험을하고 논문을 보던가 하세요.
사람이 많은 실험실이 사람이 없는 실험실보다 좋습니다. 많다는건 그만큼 좋은 랩이고 인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추가로 방목형이라고 하는데, 대학원이 유치원은 아니자나요? 성인이 되면 원래 방목합니다. 궁금하고 지도를 원하면 교수님방에 찾아가서 귀찮게 물어보고 배우세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지 누가 대신 파주지 않습니다.
교수님에게 자주 찾아오고 말걸고 연구 토론하고 하는 제자 100이면 100 다 이뻐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건비 많고 주말 출근없으면 상위 10%안에 드는 랩같네요.
랩에서 강제로 가둬놓고 노역시키지도 않는데 "탈출각"이라뇨. 용어 사용부터 신중하세요. 성인이 된지 오랜데 아직 태도는 중학생이 투덜거리는거로만 보여요.
랩에 소속된 인원은 하나의 팀입니다. 팀원으로서 해야 할 일도 있고, 서로 일정을 조율해야 할 일도 있는 겁니다.
학부생 지도가 본인에게 당장 도움이 안 된다고 해서 거부하는 건 팀원으로서 결격 사유입니다. 자리 비좁고, 순서가 밀려서 님이 짜증이 그렇게 많이 난다면, 그건 그냥 다른 사람이 걸리적거리니 님은 팀원으로서 일하기 싫다는 말 아닌가요?
박사를 따고 나면, 박사 학위 소지자로서 팀을 이끌어야 할 거고, 당연하게 각자 팀원들이 궂은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할텐데, 지금 이렇게 팀원으로서 개념조차 없으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원래 자기가 있는 상황 제일 힘들죠.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군대이야기 나오면 항상 말 잘하는 친구가 제일 힘듦니다. 그친구는 공익인데 말이죠. 교수님께 그리고 동료 선후배님들께 배울것이 없다고 느껴지면 탈출 하십시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다면 화장실 옆자리에 배정 받았더라도, 매일 설겆이를 하더라도 붙어 있으십시오.
그런게 아니라 그냥 상황이 여러모로 짜증나서 나가고 싶은 것이라면 탈출 하십시오.
대신 선택의 책임은 본인이 지시는 겁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