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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1학기차 대학원 자퇴 고민이 있습니다..
윙깅 (대학생)
안녕하세요 이번에 석사 1학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전공은 식물 생명과학 쪽입니다.
글이 긴 편이니 아래 부분만 읽고 답변해주셔도 됩니다...
연구실 생활은 딱 1년정도 했습니다.
저는 진로를 확실하게 정하지 못한채로 대학원에 오게되었는데요.
당시의 마음은 연구직을 하거나 기술직 공무원 중에 고민하고 있었고 연구직을 조금 더 하고싶었고, 당시 들어온지 4개월 째여서 실험 배우는 것도 논문 읽는 것도 재미있어서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열심히 실험하고 공부하고..
다만 제가 실수에 너무 크게 좌절하는 사람이라 중간중간 나가고 싶었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조금만 참자 참자하면서 계속 버티긴 했습니다. 그래도 실험하는 것도 재미있고 랩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 지도교수님도 좋으신 분이셨고요...
근데 최근 1개월~2개월 간 조금 힘들긴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별 생각없이 기계적으로 실험하고,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왜 하고있는지에 대한 생각없이 교수님이 시키니까...그냥 하게 되더라고요.
최근 개강하고 대학원 강의를 듣는데 한 수업 발표 주제가 본인이 하고싶은 연구에 대해 발표하는 것인데, 다루는 식물이 다릅니다. 어쨌든...그래서 미리 주제를 교수님께 보냈는데 너는 니 지도교수가 하는 과제를 니가 하고싶은 것이라 착각하고 있는 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그게 하고싶은 연구냐고 물어봤을 때 쉽게 그렇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하고싶은 연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학부연구생 1년하는 동안 제 의지를 가지고 한 일은 딱히 없었으니깐요...실험도..논문도 교수님이 시키신거 그냥 하고...그랬습니다.
뭐 연구과제하면서 당연히 흥미도 생기고 관심도 생겼는데 그걸 하고싶냐고 물어보는 질문엔 그렇다는 대답이 안나오더라고요..그래서 하루종일 내가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계속 고민해보았는데..
있긴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크게만 생각해본거고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있다하더라도 근데 그게 진짜 실용성이 있는것인지 그 연구를 해서 어떤 효과를 낼 것인지 가치가 있는지,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까마득합니다. 항상 엄마가 도와줬는데 갑자기 혼자 모든 것을 해야하는 어린아이가 된 것 같습니다..
석사 1학기차인데...하고싶은 연구가 없는 것이 정상일까요?? 교수님 연구과제와 저에게 주어진 일 말고 제가 진짜 하고싶은 연구를 생각해보지 않았던게...제가 게으르고 나약하고 안일했던 걸까요..??
그리고 진짜 하고싶은 연구도 없으면서 대학원에 다니고 연구직을 꿈꾸는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실험은 재미있지만 기계처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처음의 열정과 욕심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냥 당장 쉬고싶고...그러네요...
대학원 강의가 너무 힘듭니다..발표 생각해보니 머리가 지끈하고... 뭘 말하든 교수님이 이게 니가 진짜 하고싶은 연구야? 왜 할건데? 이게 가치가 있을까? 너네는 이래서 안돼 라고 말씀하실 거 생각하니까 그냥 자퇴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제가 진짜로 진짜로 하고싶은 연구가 없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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