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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대학원 자퇴 고민 중입니다
회원작성글 INeh(대학원생)
  (2022-06-01 15:43)
제목 그대로의 고민입니다. 석사 1학기가 이제 끝나가는 신입생입니다.
대학원 생활 자체가 힘든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나 교수님이 힘들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 오히려 논문을 읽고 공부하는 것도 즐거웠고 연구실 사람들 모두 친절하세요.

문제는 동물실험입니다. 당연히 신경과학 쪽이니 동물실험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 이전에 방학 동안 이 연구실에서 일했을 때에도 몇 번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만, 어느 순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마냥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전에 설치류를 반려동물로 키운 적도 있고 지금도 본가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실험 동물들의 사육환경부터 여러 이유로 안락사 당하거나 돌연사하는 쥐들을 볼 때마다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이전까지는 cell culture를 위해 임신한 쥐를 dissection했었고 지금은 in vitro실험을 위해 surgery 후 dissection을 합니다. 그러나 실험을 할 때마다, 동물 관리를 위해 사육실을 방문할 때마다 과연 내 연구는 이 쥐들을 희생시키면서 진행될만한 가치가 있을까? 그렇다한들 이 길을 내가 계속 걸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어느순간부터 끊이지를 않습니다.
최근까지 몇 년 동안 우울증과 불안장애 치료를 받았고 대학원에 입학하며 오히려 새로운 동기를 얻어 증세가 호전된 것 같다고, 치료기간 중에서 제일 괜찮아보인다며 상담 치료도 겨우 끝이 난 참이었습니다. 그랬는데 다시 그 우울증이 심해지고, 동물 실험에 관한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납니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요.
이 진로를 계속 가게 된다면 동물 실험이 불가피할텐데 과연 이렇게까지 힘겨워하며 진로를 지켜나가는 게 맞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나약한걸까요?


태그  #대학원자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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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6  
회원작성글 pest(과기인)  (2022-06-01 19:33)
1
동물 실험 안 하는 랩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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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_-;(과기인)  (2022-06-03 07:24)
2
초파리, 벌레, iPSC만 전문적으로 하는데도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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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늦은입학생(과기인)  (2022-06-03 12:07)
3
저는 동물 실험 쪽 전공을 하는 사람인데요. 공부하는 중에 동기들 몇몇이 울면서 나갔던것이 기억나네요.
저 역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고 동물을 좋아하지만 동물실험을 계속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진심으로 동물을 아끼기 때문인데요.
저는 제가 이 실험을 안한다고 해서 동물실험이 없어지는것이 아니기때문에 동물실험을 더 잘하는 사람이 되어서 고통을 감소시켜 줘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무리 세포 실험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동물실험 없이는 약물 하나도 제대로 얻어내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교수님께서는 항상 탈리도마이드 이야기를 하시면서 동물실험을 거쳤음에도 부작용이 생기는일이 비일비재하며 세포실험을 하더라도 장기들 간의 상호작용 등의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동물실험은 필요악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동물실험이 없어지길 바라면서 동물실험을 더 잘하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거죠. 사실 선택은 자유지만 작성자님께서 힘드시다고 하시면 위에 답변해주신 분들처럼 다른 실험실을 찾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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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DrJ(과기인)  (2022-06-03 12:35)
4
동물 실험 안하고도 꽤 좋은 논문 쓸 수 있어요.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거란 말도 있잖아요.
그 정도의 스트레스라면 굳이 감당하실 이유는 없어요.

교수님과 상의해서 in vitro work을 하시든지, 그 연구실에서는 그렇게 못한다면 다른 연구실을 알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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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신입입니다(대학생)  (2022-06-04 16:40)
5
임신 쥐 dissection 정도는 크게 오래걸리는 실험이 아니니 많이 힘들다면 다른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동물실험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인간의 생명이 쥐보다 하등 나은 것은 없다 생각하지만, 동족의 치료를 위한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하면서 여러번 합리화하면서 실험하니 많이 나아졌습니다. 지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동물에 가해지는 고통 등이 힘들지만, 쥐들의 희생을 헛되이하지않을만큼 가치있는 연구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승화시켜보시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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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Diatom(대학원생)  (2022-06-05 17:48)
6
임신 쥐 dissection 하면서 석박사 통합으로 5년 이상 학위하고 있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실험 아닌가 하는 생각은 끊임없이 들지만 그냥 마음 비우고 하면 어떻게든 됩니다. 개인성향 차이가 큰 것 같네요.

못견디겠으면 연구주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 입니다.

"이 진로를 계속 가게 된다면 동물 실험이 불가피할텐데 과연 이렇게까지 힘겨워하며 진로를 지켜나가는 게 맞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나약한걸까요?" -> 저한테 동물실험 가르쳐주던 선배들 그리고 제가 가르친 후배들 대충 합쳐서 10명 근처인데 졸업 후에도 쥐 잡는 일 하는 사람은 한명 밖에 없습니다.
아직 졸업 못한 저를 포함하면 2명이네요.
이 진로 계속 간다고 본인이 동물실험 꼭 해야하는 것 아니고, 본인이 일할 기관이 동물실험을 꼭 요구하는건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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