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당 별별소리
결혼,박사진학,돈 조언 부탁드립니다.
ㅇㅇ (비회원)
안녕하세요,
우선 제 소개먼저 간단하게 하겠습니다. 저는 30대 초반이고 한국에서 석사과정 진행중인 대학원생입니다. 결혼은 했구요. 20살 초반부터 미국에 살고싶던 꿈이 컸었어서, 항상 미국 갈 궁리만 해 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도 미국, 해외인턴도 미국, 직장도 외국계 기업으로 하게 됐습니다.
근데 회사 다니면서도 번번히 미국정착에 실패한 후에 무기력감, 회의감,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이 들어 공부를 더 하자는 생각으로 퇴사하여 대학원에 들어왔습니다. 이미 회사 다니면서 결혼을 했던 상태였어서, 재정적인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나름대로는 신중하게 세워서 와이프를 설득했습니다. 근데 막상 석사과정도 해 보고, 직장생활을 했을때랑 비교 해 보니 학계에 있는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가게되면 굉장히 높은 확률로 정착 할 수 있다는 사실도 크게 다가왔구요.
어찌저찌 하다보니, 박사과정에도 풀 펀딩으로 t20 대학중 한곳에 합격했습니다. 돈은 혼자선 먹고 살 만큼 주는 것 같고, 박사 후 커리어를 생각해도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작년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운도 굉장히 좋았던 것 같네요. 석사과정을 하는 동안에는 있는 돈 까먹으면서 돈 걱정없이, 아니 어쩌면 일부러 걱정을 안하려 잊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올해 9월 입학을 앞두고있는 지금까지 왔네요.
근데 문제는 지금부턴데, 와이프랑 얘기하다보니 돈에 대해 하나둘씩 안맞는 부분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미래를 위한 투자와, 저의 전문성, 가장으로써의 무게감 등으로 어떻게든 박사를 잘 끝내고 가족을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게 남편으로써 도리라고 생각하여 어떻게 잘 끝낼지에 대해서만 고민을 했었 던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제 가족들이 버티며 겪어야 할 고초들에 대해서는 고려를 크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또, 지금도 당장은 통장에 잔고가 있어 석사까지는 어떻게든 되겠지만, 미국에 가서 적어도 5~6년은 더 비슷한 생활을 해야 할거고 얼마없는 그 잔고마저도 모두 까먹을지도 모르고, 만에하나 박사과정중 문제가 생기게 되어 계획이 틀어진다면 정말 안좋은 상황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제가 회사를 다니며 느꼈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와이프가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결국 1차적인 돈문제를 해결해야 이 불안감을 해소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아직은 멀리보자면 박사과정을 하는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절충안을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가끔 와이프보고 그냥 박사 하지말고 취직할지 물어보면 와이프는 그건 또 엄청 동의하는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본인도 어느정도는 미래에 제가 박사학위가 있으면 득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던데, 결국 제가 알아서 척척 잘 했으면, 돈 걱정 안하게 했으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건 여러 재단에서 지원하는 해외유학 장학금을 신청하여 장학금이라도 받고 가는건데, 경쟁률이 높아 확실하지 않고(지원은 해 놓은 상태입니다), 박사과정 중간중간 인턴을 하면 돈이 꽤 나온다고 하던데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기회가 있으면 꼭 잡을 생각입니다. 혹시나 돈이 된다고 하면 TA와 같은 부업도 하고싶긴 한데, 공부에 지장이 갈 것 같아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혹시라도 선배님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혹시 해주실 말씀은 있으신지 해서 글을 써봅니다. 인터넷에 찾아봐도 저와 같은 케이스는 잘 없더라구요.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는데, 애초에 결혼을 한 후에 감히 대학원을 온게 잘못인지, 아니면 돈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는데도 결혼을 해 버린게 잘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저의 능력으로는 해결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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