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당 진로
학부생의 고민
노란모찌 (대학생)
저는 이번에 학석사 과정생으로 연구실로 들어온 23살 학부생인데요. 제가 너무 마음이 심란해서 글을 올립니다.
먼저 저는 현 과로 전과를 하면서 학석사과정을 밟았는데요. 이 과 특성 상 전과생들로만 이루어져 있고 무조건 학석사를 해야 졸업이 되는 과예요. 이번에 생긴 신설과라서 제가 2기이고 이번에 들어온 학생들 수도 10명 안팎인 과예요.
저는 이런 과가 있다는 것을 부모님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제가 다니고 있던 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셨던 부모님이 이건 좋은 기회라고 석사 학위 정도는 있어야 취업이든 뭐든 하기도 쉽고 요즘 다 대학 나오는 시대에 학위 하나는 있어야 된다고 부모님께서 저를 설득 시키더라고요. 이 과가 의학 중심인 융합학과이거든요. 학교에서도 비전이 있다고 생각을 했는지 등록금을 전액 지원 해주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동물 쪽에 관심이 있고 학위도 별로 욕심이 없어서 제가 다니고 있는 전공을 살려 취업을 빨리 하고 싶은 생각에 안 가겠다고 했더니 그 이후로 거의 매일 같이 싸웠어요. 부모님은 왜 제가 석사 학위를 하기 싫다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 눈치셨어요. 왜냐면 두분 다 학위 공부를 하신 적이 있으셨고 아버지는 박사 학위까지 있으시거든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학위 공부하느라 힘드신 것을 옆에서 봐와서 그런지 저는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잘 알아서 절대로 안 하겠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지금 정신 차리고 보니 저는 어느새 신청서를 내서 면접을 보고 합격을 해서 지금은 한 학기를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아마도 매일같이 싸운 것을 그만하려고 제가 포기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부모님은 지금 매우 만족해 하세요. 괜찮은 과에 석사 학위를 밟고 있고 등록금도 전액 지원이니까 어떤 부모가 싫을 까요. 하지만 저는 하루하루가 고비예요. 아침에 일어나면 연구실로 가야 된다는 생각에 헛구역질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가 끝나면 침대에 누워서 그냥 아예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어요. 도움을 받으려고 학교에 있는 상담 센터에 가서 심리 상담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상담이 쉽게 성사 되지 않더라고요.
현재 다니고 있는 연구실에는 제 또래 친구가 없어서 어디 가서 하소연 할 곳도 없고 해서 이곳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을 했지만 제가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는 게 맞는지 정말 석사 학위를 가지고 나오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 지가 궁금합니다.
두서 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언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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