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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소리] 외국인 PI, 외국인 포닥, 외국인 학생들... 힘듭니다
회원작성글 jrhee13(대학원생)
  (2021-06-20 02:31)

지난 주 좀 많이 힘들어서 하소연합니다.

외국인 PI 밑에서 지난 4년간 외국인 7명, 한국인 4명과 같이 일했습니다. 한국인들이 연구실을 점점 떠나서 15개월전~10개월전까지는 한국인 2명이, 그리고 지난 10개월은 한국인 혼자로서 밑에 일들을 담당했습니다.

PI 포함, 외국인 보조를 많이 했습니다.
지난 1년간:
모든 행정과 과제 따오기에서 번역은 물론, 연구비 관리, 연구실 유지, 타 연구실과 협업, 타 연구실과 공동기계실 분쟁, 거래처 주문... 다 개입했어야 했습니다. 보통 대학원생들이 하는 일입니다. '뭐, 한국인이 이제 나밖에 없으니 내가 다 해야한다면 하지' 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았습니다. PI가 고마워했죠.
그런데 여기서 함정은 PI가 디테일을 싫어해 많은 부분을 알아서 처리하라고 방관하신다는 것입니다.
그 부분들은 점점 PI가 알던말던 외국인 분들이 부탁하면 제가 맡아야 했습니다. 실험장비가 고장났나요? 누가 연락해서 사람부르고 고칠까요? 저희 연구실 외국인 학생들이 사고치면 누가 대응해야 할까요?

PI가 점점 당연시 하시고 그 분위기를 파악하는 외국인들은 계속 선을 넘었죠.
개개인의 기숙사문제, 부동산계약, 중고차거래, 은행업무, 애완견 병원문제... 전화요? 거래처 질문, 사적 택배기사, 집주인, 수시로 걸려오는 거래 전화, 스펨전화... 다 대신 받았습니다. 본인들은 실험실 떠나면 끝이지만 잘못 처리된 업무 수정해 달라는 전화는 6시 이후에 제 개인 핸드폰으로도 여러번 왔습니다. 재택근무하신 연구원분들 계신가요? 저는 가능했을까요?

처음에는 고마워하는 분들도 몇몇 있으셨지만, 당연하다는 식으로 받기만 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심지어 한 이란인 포닥은 한국에 머무른지 6-7?년 된 베테랑이라 자신이 서열이 높다고 저를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본인 연구가 진전이 없으니 PI에게 제가 실험을 충분히 안 도와준 탓을 하더군요.

그 포닥 떠나기 전까지는 조금 더 힘들었습니다. 그 포닥이 관련된 업무처리는 모든 이메일과 전화기록을 남기고 PI를 참조시켜 최대한 오해가 없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PI가 제가 겪는 어려움을 약간은 이해하셨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벌써 터졌죠. 캐나다에서 온 한국계 캐나다인 인턴은 제가 감당해야 하는 업무와 상황을 보더니, 결국에는 대학원생으로 합류 안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연구가 안 맞아서, 다른 대학원에 가고 싶어서' 가 이유였습니다.

사적인 일들은 내가 개입할 시간이 없다,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달라, 점점 선을 그었습니다. 그 선을 확고히하는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미움받고, 뒷말듣고... 스페인에서 온 대학원생은 노골적으로 한국생활이 더 어려워졌다며 눈물흘리는 코스플레이까지... PI도 외국인이니 외국인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며 외국인 학생들을 감싸고 돌았습니다. 랩미팅에서 제게 다시 부탁하시더라고요. 네가 힘들겠지만 좀 부탁한다... 결국은 PI로부터 연구원들의 사적인 일들을 돕는 것은 내가 알아서 결정하도록 이해를 얻어야 했습니다. 행정업무 이메일을 앞으로 PI 자신에게만 보내달라는 모습도 과감히 보여주셨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제게 다시 돌아왔죠.

올해 봄 한국인 학생 지원자 한분이 연구실을 방문했습니다. 후에 제게 이메일로 무엇을 가장 먼저 물으셨을까요? 그분에게 솔직히 도망치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너무 이 연구실을 떠나고 싶습니다. 온전히 제 연구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시간을 제가 알아서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태그  #외국인   #스페인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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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3  
회원작성글 aplns202(과기인)  (2021-06-21 10:25)
1
잡무는 안하면 끝. 고민할 것도 없이 그냥 안하면 됩니다.
일 좀하라고 쪼아댈텐데, 그때는 아프다고 하면 됩니다.

PI 고마워 했으면 대안을 찾는게 정상입니다.
대안을 찾지 않았다는 것은 별로 고마워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처음부터 잘못 판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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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쵸코송이(과기인)  (2021-06-21 13:37)
2
랩을 옮기는게 최선일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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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회원 작성글 sa******(비회원)  (2021-06-21 15:28)
3
저도 랩에 외국인이 많아 여러가지 행정적인 일 도와준적 많지만 님처럼 중고차거래, 택배문제 등까지 관여는 안했는데요. 더군다나 그런건 사적인 일들 아닌가요?

사적인 일들은 귀찮으면 다 거절해도 괜찮을것 같은데요.

어쨌든 저 같은 경우는 외국인들이 고마워하고 좋은관계를 유지하고 실험적으로도 외국인들로부터 큰도움을 많이 받아 상부상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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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pest(과기인)  (2021-06-21 17:11)
5
가장 중요한 문제는 PI와의 관계인 듯 합니다.

PI와 면담해서 본인이 일과시간 중에 할 수 일이 무엇인지, 이런저런 잡무를 하기 위해서 본인의 과제를 할 시간은 얼마나 부족해지는지를 확실히 말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과다한 업무로 본인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명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말 안 하면 절대 모릅니다. PI는 아마 견딜만 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이심전심, 이딴 거 절대 기대하지 마세요.

아니면 정신과 상담 받고 진료기록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과다한 업무와 직무에 맞지 않는 책임으로 못 견디겠다고 하세요. 외국에 본인의 과제만으로도 스트레스 받고 정신과 상담 받는 사람 널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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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대학원생)  (2021-06-22 00:21)
6
이정도면 연구가능한가여... 랩 잡무도 짜증나는데... 몰릴수밖에 없는 상황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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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SCIENTIST0..(과기인)  (2021-06-22 12:55)
7
고생이 많으시네요. 탁상 행정의 문제입니다.
대학원 학생 / 포닥이 필요하니 외국인을 끌어오긴 하는데... 거기서 끝!
한국어나 영어 실력검증을 해서 의사소통이 안되면 과감히 안받아야 합니다.
사실 매우 당연한 건데...

이 과정이 없으면 몇 안되는 한국인 학생만 엄청난 피해를 받게 됩니다.
지난 4년간 있으셨다니 박사과정일거 같은데, PI한테 명확히 현재 상황을 설명하세요.
하는 연구, 행정일까지 할 수 있는 선을 명확히 해야합니다. 다른 사람들 도우미는 할 수 없고 필요하면 알아서 다른 한국인 친구를 구해보라고 말하세요 (사실 사적인 일을 부탁하는 외국인한테 직접 말해도 됩니다. 이런 부탁을 당연시 하는 사람은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네요) PI 입장에서도 사적인 일까지 도우라고 강요할 수 는 없습니다.
연구실 모든 행정일을 맡아하고 있으니 다른 외국인에 비해 인건비는 최소 1.5배는 받아야 합니다.
이 모든게 안되면 연구실을 옮겨야겠죠.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계속 연구하는 것은 너무 힘듭니다 ㅠㅠ
아무말없이 계속 일만 돕다보면 연구실적 안나오고,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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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ㅅㄹㅇ(대학원생)  (2021-06-25 21:05)
8
공짜로 그런일을 왜합니까? 건당으로 받으시면 다시는 그런일 안하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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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jrhee13(대학원생)  (2021-07-03 19:57)
9
조언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간 생각해보니 여러분들 말씀이 다 맞습니다. 되도록 제 연구에만 집중해 졸업논문 마치고 최대한 빨리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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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엔지마(일반인)  (2021-08-08 22:22)
10
글을 읽는 제 맘이 너무 답답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님께서 하고 계신 일은 대학원생으로서의 학업의 thesis work과는 너무나도 상관없는 일입니다.
님이 소속된 연구실의 PI분은 해당업무를 담당할 연구원을 고용해서, 해당일을 시켜야지,
대학원생이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졸업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나, 학위thesis 및 학업과 관련하여 서포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계신다면, 무조건 연구실을 옮기시길 바랍니다. 지금의 연구실에서는 정말 심하게 말해선 님의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외국인 도와주는 착한 한국학생이 아니라, 님께도도 independent scientist 가 되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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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kkkkkkksr(대학원생)  (2021-09-03 16:26)
11
너무너무 공감됩니다...
교수님 정년이 2년남으셔서 한국인학생은 저 혼자고 한국온지 각 4년 7년된 외국인학생 둘 ,,
한국 온지 수년째인데도 개인적인 택배업무, 병원가기, 세금관련 신고, 등록금납부, 등등 ㅋㅋ

저번엔 애까지 봐줬습니다 ㅋㅋㅋㅋㅋ 죽고싶네요

개인적인 일은 선 긋고싶어도 쉽지가 않아요 ㅜ 학생이 몇 없다보니.. 어떡하면 좋을까요..
빨리 졸업해서 탈출만이 답인가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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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병리초보(과기인)  (2021-09-27 10:41)
12
그걸 해달라고 군말안하고 해준 님 잘못이에요. 해줄수 있는 만큼만 하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합니다. 아니면 그 업무에 대한 합당한 댓가를 요구해야 하죠. 얼마든지 나이스하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엔 아쉬운 사람이 우물파야 하니까요. 저도 어릴땐 선의로 많이 도와줬지만, 이게 사람 심리가 그렇지 않아요. 고마운 마음은 처음에 잠시이고 나중엔 당연시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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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동글동글이(과기인)  (2021-09-30 14:00)
13
원래 이런 잡무가 많은 연구실은 관련 일을 전담으로 맡아서 해주시는 비서나 연구원을 따로 채용하시는데요.. 교수님께 관련 인력 채용을 말씀드려보는 것도 한 방법일 듯 합니다. 글쓴님이 혼자 그 일을 다 감당하시면 논문에 집중하고 쓸 시간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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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이과남(과기인)  (2022-03-11 11:26)
14
나갈수 있어요? 나갈수 있다면 나갔으면 좋겠어요. 이런 실험실에 누가 후배로 들어오겠나 싶어요. 교수님도 대안이 없으면 아마 졸업안시키고 영혼 파먹을때까지 파먹을꺼에요. 언제나 교수들은 급해야 대안을 찾아옵니다. 그자리에 있으면 사람이 그렇게 되나봐요.

걱정됩니다.
지금 일이 많은 것 보다도 학위가 나올것인가가가요.... 지금 일힘든게 문제가 아니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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