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석사때의 주제가 너무 말도안되고 나름 논문 욕심도 있었던 터라 정말 용기있게 툴툴털고 나름 유명한 연구실로 옮겼습니다. 다행히 전연구실 교수님께서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셔서 아이들을 다 졸업시키는게 부담스러우셨는지 저를 흔쾌히 보내주셨어요. 저말고도 다른 학생들도 왕왕 저처럼 옮기기도 했구요....
그래서 옮긴후 지금 2년이되어갑니다.. 박사 2년차라는 건데.. 오자마자 새로운 주제 시키셔서 정말 뼈빠지게 실험해서 올해 초에 데이터가 다 나왔어요. 나름 교수님도 저의대한 신뢰가 있으셨는지 처음부터 냇컴 사이언스 어드밴스 에이엠..이렇게 서브미션을 시작했습니다.
근데 제가 논문 쓰면서도 느끼지만 정말 그정도의 수준의 결과는 전혀아니였어요. 열심히 한건 맞지만 노베이스의 실험여건과 교수님의 비전공분야라는 점에서 확실히 최상의 데이터셋은 아니였습니다. 그냥 논문 쓸정도의 데이터랄까...근데 계속되는 터무니없는 높은 저널들의 서브미션애 결국 오늘 일곱번째 리젝메일이 왔어요.. 교수님께 이건 너무 높다 어디가고 싶다 설득해도 듣지않으시더니 이제야 제가 말한 저널로 가네요...
제가 뭐 교수님의 깊은뜻을 알겠냐마는.... 참이건 할짓이 못하는거 같습니다ㅜㅜ 제가 아직 연구초보(?)라 한번 리젝메일이 올때마다 느끼는 멘붕을 못견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현타가 옵니다 ㅎㅎㅎㅎㅎㅎ 물론 저보다 더한 경험을 하고계신 분들도 있겠지만...원래이게 이렇게 힘든가요..? 솔직히 지난달부터 너무 우울해서 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보충데이터는 만들 시간이 없고 교수님의기대는 너무 부담스럽기만하고...
빨리 이 상황이 끝낫으면 좋겠어요....님들은 이럴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도저히 방안이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ㅎㅎㅎ
여자들 한테서 열번 차이다가 겨우 결혼했습니다. 착각은 자유지만 자기분수에 맞는 저널을 공략해야 합니다. 열번 차이다가 보면 자기분수를 깨닫게 됩니다. 또한 수없이 차이다 보면 무감각해집니다. 지금도 수없이 차이고 있습니다. 인생에는 전환점이 되는 때가 있습니다. 수없이 차이다가도 한방에 극복 할 수 있습니다. 전환점에 그 한방을 위해 부지런히 준비하시길.
그럴 수 있죠. 그런 사람들 많습니다. 비록 리젝 먹어도 논문 리뷰 들어갔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교수들은 유익한 것들이 많기도 합니다.
좋은 저널에 투고해 봤다는 것 자체가 본인에게 큰 자산입니다.
또 리젝 먹어도 리뷰어 코멘트만 잘 받아도 성과가 있는 거죠. 그 동안 논문이 업그레이드 될 거니까요. 저는 그래서, 리뷰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제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살짝 높은 저널에 투고하곤 합니다. 막약 처음부터 본인이 생각했던 저널에 투고해서 리젝 먹으면요? 약점은 미리 아는 게 좋습니다.
본인이 프로젝트가 그거 하나만 있는 것을 아닐테고, 다른 프로젝트에도 마음을 좀 주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 차원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멍하게 프로야구 보다가 '유레카!'를 외칠지도 모릅니다.
교수님께서 아마도 좋은 저널에 논문 내 본 경험이 있을 건데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또 좋은 저널에 투고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본인은 논문 투고 과정을 통해서 교수님의 이런 저런 노하우를 배우는 겁니다. science에 낼 목적으로 쓰는 글은 plos one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나중에 포닥이 되거나 교수 입장에 되어 좋은 저널에 투고를 하려고 하면, 지금 리젝 먹는 과정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제는 투고 하고 리젝먹는 과정에서, 최종 출판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겁니다. 그런데 본인은 아직 대학원생이니 출판이 늦어진다고 해도, 졸업 전에만 논문이 나와주면 되는 거니까 손해볼 거 없습니다. 그리니 얼마나 좋습니까.
포닥 과정 중 논문이 빨리 나와 주어야 할 시점에 지금 겪는 것을 나중에 겪으면 정말 환장할 수도 있습니다.
리젝 먹고 스트레스 받는 건 당연합니다만, 본인 상황 자체가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습니다.
저도 첫 논문 7번 리젝당하고 3년 반만에 IF 3점짜리에 첫 논문이 나왔었습니다. 그 때는 정말 쓰레기통에 manuscript 던져버리고 싶었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그 실패했던 경험들이 정말 피와 살이 되었습니다. 작성자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대부분 그런 과정을 겪으니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임하시면 나중에 좋은 연구자로 성장하실수 있을거에요.
전 박사졸업논문 10번 리젝맞고 11번째에서 억셉 받아 졸업했습니다. 졸업한지 이제 6년되었네요.
저도 교수님께서 계속 높은 저널 도전해보자고 하셔서 계속 투고-리젝 사이클 반복했었습니다. 최종 억셉된 논문은 제가 처음 생각하던 IF 5점대의 논문이었어요.
참 학생 입장에서는 빨리 졸업하고 포닥하고 하면서 경력을 쌓고싶은데 교수님과는 그런 부분에서 충돌이 많지요. 저도 처음에는 결국 내가 생각한 저널급에 낼거면서 시간낭비했다고 생각하고 교수님 원망 많이 했습니다.
분명 시간을 잃은 것은 맞지만, 향후 제가 조금더 주도적으로 논문을 투고하게 되었을때 이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게는 논문 준비와 포맷팅에 걸리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었고, 크게는 리젝시 받았던 다양한 코멘트들을 통해 각 저널의 성향을 파악했기 때문에, 현재 내가 투고하려는 논문을 이 저널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잘 예측하게 되었습니다.
포닥이나 더 나아가 PI가 되셨을 때 요긴하게(?) 써먹을 능력을 기른다 생각하시고, 마음을 조금 비우시고 대응해도 좋으실듯 합니다.
저랑 비슷한 케이스인데요, 저도 야심차게 진행한 박사과정 논문을 7번 리젝맞고 지금 8번째 간신히 리젝은 면해서 열심히 revision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멍청한 리뷰어들이 헛소리한다고 열받았었는데 계속 리젝맞다 보니까 정말 말그대로 정신이 너덜너덜해져서 스스로도 돌아보게 되고^^;;; 나중에는 계속 formatting을 고쳐야하는 게 너무 지쳐서 걍 적당히 아무데나 내려고 했다가 지도교수님의 만류로 괜찮은 저널에 8번째 낸 후 지금 진행중입니다. 다른 분들이 댓글로 다신 것처럼 특히 초짜인 저에게는 정신이 엉망진창은 되지만 다 피가되고 살이되는 경험이더군요. 리젝을 준 리뷰어들의 말들도 일리가 있는 말들이 있고, 덕분에 다음에는 이정도로 무모하진 않겠지요. 지금은 어떻게 되셨을지 모르겠지만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