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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닥이 석사과정 학생 지도 어디까지 맡아야 하나요?
aria (과기인)
박사과정 마친 랩에서 포닥 1년차인 사람입니다.
올해초부터 지도교수님이 저한테 석사과정학생 한 명을 소개시켜주면서 제가 연구하는 거 보면서 배우고 따라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하셔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실험하는 wet lab보다는 데이터 분석하는 dry lab에 가까운 일이라서 이 학생을 데리고 논문을 위한 연구 분석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하였고 지금 함께 일하는 중입니다......
사실 말이 함께 하는 것이지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데리고 멱살 잡아 이끌어가는 기분입니다.
아무리 석사과정 1학기밖에 안 끝냈고 지금 2학기 째라지만... 한 번 해오라는 거 볼 때 마다 놀랍니다. 너무 잘해서가 아니라 그 반대라서요. 잘하는 학생의 경우는 모범답안이 존재하는데 그 반대의 경우는 정말 창의적으로 무한대의 경우가 존재하더군요.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저의 석사과정 시절을 생각하면서 나도 이정도였겠지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려고 합니다.
아무튼 이 <멘토링>이라는게 생각보다 손도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들고 노력도 많이 들어서 점점 스트레스 받습니다.
물론 교수님한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곧 떠날 거라서 교수님이 잘 지도하고 있네 수고한다! 하셨을때 물론이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좋게 대답했습니다. 이것도 저한테는 나름 새로운 경험이라서 어느 정도 저를 믿고 누군가를 맡겨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데리고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습니다. 지금 저 한 몸 건사하기도 바쁜데요ㅠ
솔직히 교수님 지도학생인데 제가 어디까지 케어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교수님은 거의 신경 안 쓰는 분위기, 일 어떻게 되어가나 체크만 하심). 차라리 제 학생이면 모르겠는데 애매하게 교수님이랑 학생 중간에 껴서 중간관리자가 되어 일은 일대로 하고 만약에 나중에 잘못되면 욕은 욕대로 먹을 거 같은 기분입니다.
암튼 보통 포닥이 석사과정 학생 지도하는 경우 어디까지 맡는다는 선이 있나요? 다들 공감하시나요 아니면 제가 너무 징징거리는 걸까요. 방금도 이 학생이 이메일 보내와서 해온 걸 열어봤는데 스트레스 받아서 여기다가라도 털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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