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입니다. 수학이나 전기전자공학 쪽으로 진로를 바꾸고 싶어요.
자퇴는 미친 짓인 거 같고, 복수전공을 한 뒤 면허만 취득하고 대학원에 갈까 싶습니다.
나이적인 면에서 뒤처지는 것도 걸리고... 복수전공을 할경우 같은 학교의 수학과/전자과 학위가 나오는 것이니 학벌이 딸리는 것도 걸리고... 의사라는 직업을 두고 떠나는 것도 고민이 되지만... 너무 하고 싶은 일이어서요. 특히 수학으로 갈 경우 순수수학 쪽으로 연구해서 필즈상도 노려보고 싶고.(반 농담입니다 ㅎㅎ) 전기전자공학 할 경우 연구실에서 연구하고 싶어요.
의대 싫은 이유는 일단 화생이 저와 너무 맞지 않구요 전공 수업에 정말 전혀 흥미가 없습니다. 수학 공부 못하는 것도 너무 답답하고... 흥미 있는 분야에 꽂혀 공부해서 유학도 가보고 제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도 내보고 하고 싶거든요. 그런 일이 저를 기쁘게 할 것 같아요.
똑똑한 또라이의 성향이 농후하신데, 순수과학을 하시기에는 적합합니다. 의학과 순수과학을 접목하는 분야를 전공하면 장래에 배우자에 사랑받고 자식들에 존경받으면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의학분야에도 수학이나 전기전자공학과 접목이 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있습니다. 공중보건/전염병학, 영상학,-- 의사 면허는 꼭 취득하고 접목할 분야를 시도하시길. 눈물의 라면보다 미소를 띈 배우자와 함박웃음을 띈 자식들에게 가끔 가다 스테이크를 한턱씩 쏠 수 있는 삶을 사시길.
수학 복전하는 의대생이라고 합니다. https://www.facebook.com/%EB%AA%A8-%EC%9D%98%EB%8C%80%EC%83%9D%EC%9D%98-%EB%81%94%EC%B0%8D%ED%95%9C-%ED%98%BC%EC%A2%85-303765500025354/
한때 박사과정으로 자연과학연구에 잠시 몸 담았었던 전문의입니다.
1.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일단 면허를 취득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공학이나 자연과학계열로 대학원 들어갔을때 말도 안되는 갑질을 당하거나 지도교수랑 맞지 않을때도 당당하게 연구실을 박차고 나와도 밥벌이는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여유롭습니다.
2. 나이적인면에서 뒤쳐지는게 싫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의대 그만 두고 원하시는 전공을 하세요. 의대 꾸역꾸역 다니면서 저공비행 하면서 아 내가 원하던 삶은 이게 아닌데~라고 계속 투덜대며 사는 것도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의대를 과감하게 그만 둘 자신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과학이나 공학으로의 길에 확신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죠.
3. 의대 다니면서 복수전공? 그냥 한번에 하나씩 하시길 바랍니다. 가능한 한해라도 빨리 면허를 따세요. 그리고 공보의로 병역 해결하면서 수학이든 공학이든 공부를 하세요. 아인슈타인도 특허청에서 근무하면서 브라운운동, 광전효과, 상대성 이론에 대한 논문을 냈습니다.
4.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거나 하고 싶은게 너무 많다면 "모든 것이 되는 법"이란 책을 읽어보세요. 저는 30대 초중반까지도 진로를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 책을 보고 진로를 확실하게 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70이 다된 미국의과대학교수로 그동안 수 많은 기초과학자들이 쫒겨나가 막일을 하며 배우자에게 상소리를 듣고 자식들에게 조롱당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의사는 쫒겨나도 비빌 언덕이 있는데 기초과학자들은 찬바람이 부는 오지입니다. 영특하시니까 SnakeDocto의 조언을 심사숙고 하시길.
학창시절의 저를 보는 거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글 몇자 남깁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의과대학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일단 면허는 따시길 바랍니다. 이왕이면 학점도 잘 받아 놓으세요.
응용수학을 이용하여 연구하는 의사가 되면 됩니다.
먼저 딥러닝 등의 통계학 기법을 잘 활용하는 의사-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면 됩니다.
영상, 진검 등의 서비스 파트 혹은 예방의학과는 빅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딥러닝에 능숙하다면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학교수로서 연구할 수도 있을 것이고, 헬스케어 기업에 취직해서 일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임상 전문의 선생님들도 딥러닝을 익혀서 연구를 하시는 걸 많이 봤습니다.
아니면 수학, 물리학 등을 좀 더 하드하게 파서 자신이 관심있는 병의 병태생리의 수학적 모델링을 연구하는 의사가 되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예를 들면, computational psychiatry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이는 computational neuroscience의 tool을 이용해 정신병의 병태생리를 수학적으로 모델링 하는 학문입니다. 물론 현재는 수학, 물리학과 phd출신들이 computational psychiatry를 연구를 많이 하지만 의지만 있다면 전문의를 하시고 박사과정등을 마친 후 그 쪽 분야에 진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 말고도 수학적 tool을 사용하여 질병의 병태생리를 예측하는 연구들이 분명히 진행되고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관심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병에 대해 응용수학이 어떻게 연구에 사용되는지 조사해보시고, 그 쪽 분야 전공의 수련을 마친 후 포스트 닥터 혹은 박사과정을 통해 연구능력을 배양하여 의사-과학자로 일하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한마디 첨언하자면, 만약 남자 선생님이시면 공중보건의사/군의관 과정동안 방송통신대 통계학 석사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스스로 열심히 공부한다면, 일반 전일제 석사과정에 비해 꿀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훗날 의사-과학자가 되셔서 하고싶은 일 하시면서 사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