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당 오피니언
의료 제도 개선에 관하여
방문객 (과기인)
이번에 논란이 된 개선안
1. 공공의대
2. 의사정원증대
3. 원격진료
4. 첩약 보험화
이들 중 1.2 안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지는 않지만 찬성도 하지 않는 입장이다 이유는 이 방법이 그 의도대로 의료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이 문제는 더 많은 검토와 토론을 하여 구체적인 향후 전개와 청사진의 확보가 필요한 안건이다. 과거 20년 동안 교육제도도 이처럼 좋은 의도로 개선하기 시작했지만 현재 사교육에 점령당한 최악의 교육시스템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그 과정을 보면 대전에서 서울로 가기 위해 북쪽으로 갈라지는 길로 빠져 나가자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갈라질 때는 북쪽이지만 그 길은 크게 유턴을 하거나 아니면 그 후 여러 번의 잘못 추가된 방향 전환으로 10여 년 후에 도착한 곳은 서울이 아니라 부산이 된 것이다. 이렇게 망가진 현재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이번 의료분쟁과 연관 되는 지는 글 후반부에 다시 언급된다. 나는 교육제도에 관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과 문제를 인식하는 관점은 같으나 해결 방법에 대해서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복잡한 문제에 대한 옳은 개선책은 방향만 맞다고 핸들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 도로 지도를 확보하고 갈 길을 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징후는 이미 나타났다 애초에는 6년제 공공의대 설립이었으나 방향이 틀어져서 공공의전원 설립으로 바뀌었다 의전원은 실패한 정책인데 이렇게 원래 의도가 희석되다 심지어 원래 의도의 역할을 전혀 못하게 된 사례는 이국종교수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광역 외상센터이다. 한국은 이러한 센터가 3개에서 4개만 있어도 충분한데 7개로 늘어 나더니 정치인들이 자기 구역의 표를 얻기 위해 17개로 늘려 버렸다. 센터 하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팀이 필요한데 이렇게 하면 설립 자체가 안된다 광역센터가 아니라 협역분소가 된 것이다. 교육제도 문제에 대하여 서울대 교수들을 포함 많은 관계자들과 토론한 후 겨우 나온 결론이 90년대 학력고사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일이 의료제도에서 재현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원격진료를 시행하는 3안은 찬성이다. 물론 지금 당장 하기에 어려운 여건은 있겠지만 이 정책이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와서 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첩약을 국민의료보험에 포함시키겠다는 4안 만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소위 선진국이라는 외국에서 12년을 살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살펴보니 한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해 100점 만점에 95점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그렇다면 지금 시도하려는 개선은 부족한 5퍼센트를 바로잡고 95퍼센트에 해당하는 측면은 악화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이 첩약의 보험화는 정확히 5퍼센를 더 크게 만들면서 95퍼센트를 줄어들게 하는 정책인 것이다 3번 안이 미래로 가는 정책인데 4번안은 과거로 가는 정책이다.
4번안이 왜 그런 가에 대한 토론은 15년 전에 이미 결론이 났었는데도 불구하고 전 국민적인 인식의 전파가 일어나지 않았다. OECD 에서 한국의 비과학적 의료를 줄이라는 권고는 이미 오래전에 나왔으며 한의학의 폐해로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는지를 매일 보는 의사들의 입장을 못 들어 봤다면 한번 읽어 보기 바란다.
윗글은 14년 전에 쓰여진 글이다. 그 후로 이러한 폐해는 줄어들었다고 여겨지지만 한편으로는 회원수가 6만명에 달하는 안아키 카페가 나타났다. 한의사에 의해 아동학대라 할 정도의 만행이 벌어진 이 현상을 지켜본 젊은 세대가 그나마 한의학이 틀렸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나 국민 전체로는 여전히 15년전의 인식에서 나아지지 않았다 내 주의를 봐도 40대 중반에 한의사한테 간 후 먹던 혈압약을 끊고 뇌졸중이 온 경우나 오랫동안 한약 복용 후 간암이나 간경화가 온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술이나 담배를 오랫동안 즐기다 간암이나 폐암에 걸려도 본인의 책임인 이유는 이들에는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있다. 70년대 담배회사들이 왜곡된 근거로 담배가 폐암과 관계없다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었는데 한국의 한약은 그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달 후부터 시행 하려하는 첩약 시범사업은 신약의 유해성과 유효성을 검사하는 미국의 식약처 (FDA)의 임상 1상2상3상에 해당하는 실험을 한 번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국민의 보험료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첩약은 정의에 의해 어떤 분자식을 가진 물질이 몇 밀리그람 들어있는지 통제가 전혀 안되어 플라세보인지 가려내는 이중맹검무작위대조군 시험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 전세계의 제약회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신약도 1~3 상 평균 통과율이 10 퍼센트 정도다. 첩약의 보험화는 너무나 비과학적이고 의료개선으로 가는 길에서 곧바로 역주행하는 정책인 것이다.
얼마전까지 왜 의사들이 의사 수 증가에만 반대하고 첩약보험화를 거론하지 않는지 의심이 생겨서 의사와 한의사가 마치 타이어수리점과 그 앞에서 못을 뿌리는 사람처럼 공생관계에 도달한 것인가?라는 음모론적 생각까지 들었으나 찾아보니 양심 있는 의사들은 이 4안을 막기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었다. 그런데 왜 알려지지 않는가? 한국은 언론이 기레기들에 점령 당하여 제 구실을 못한다는 것과 보건복지부에 한방을 위한 한의사들의 정책부서까지 확보할 정도로 한의사집단의 단결에 의한 파워로 본다. 이 분들은 댓글을 통한 할동도 활발하다. 이 글에도 어김없이 댓글부대가 등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같은 좌파성향의 사람이 보기에 대책 없는 극단 보수인 최대집도 동의한 이번 협상안에 대해 끝까지 반대한 젊은 의사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처음에는 최대집보다 한 술 더 뜨는 집단이라 여겨 괘씸하게 생각했으나 왜 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생각해 보니 이 현상은 세대 갈등과 몰락한 교육제도의 산물이었다.
다음과 같은 딸이 엄마에게 하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엄마 세대는 부동산 투기로 많이 버셨잖아요 그렇게 땅값 아파트값 다 올려 놔서 저희는 가난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잖아요' 젊은 세대는 586을 비롯한 노땅세대가 기득권을 다 차지해 버려 아무리 애를 써도 가망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잘못된 유턴으로 몰락한 한국의 교육제도를 살펴보자, 의사라는 직업은 의사들도 다 인정하듯이 평균적으로 상위 10퍼센트 이상의 지적 능력만 있으면 가능한 직업이다. 지적능력만이 다는 아니고 의사는 상당히 많은 분량의 의학적 지식의 확보가 필요한데 이는 주어진 내용을 굉장히 성실하게 외어서 터득해야 한다. 현제 한국의 교육은 극단적인 주입식 암기교육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입시제도는 의대 입학에 최적화 된 것이다. 내가 의사가 아니면서 의사 쪽에 유리한 논리도 펴는 이유 중 하나는 배아파즘에서 자유롭다는 점인데 연봉이 높아서가 아니라 (좌파라서 그런지 돈에 대한 욕심이 과하게 많지 않다) 의사가 될 수 있어도 의사가 될 생각이 전혀 없다. 내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 받은 점수는 전국의 어떤 과도 합격할 수 있는 점수였다. 그런데 나는 고교때 락밴드 활동도 할 정도로 놀 땐 놀면서 벼락치기 위주로 공부했는데 그러고도 소위 상위 1퍼센트 안에 드는 것이 가능했다. 현재의 교육 제도 하에서는 벼락치기로 상위 5퍼센트에 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6년동안 사교육을 포함하여 주어진 학습내용을 쉴 틈 없이 꾸준히 공부해야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니 분석력이나 독창성과 같은 암기력을 제외한 지적 능력은 뛰어나지만 성실성은 좀 부족한 인재들은 여기서 다 떨어져 나간다. 최근 서울대 입학 과정을 현장에서 관찰한 서울대 교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자기가 지금 고등학생이 되면 절대로 서울대에 입학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로 어제도 물리학과의 한 교수님이 자기 학생의 개념 이해력이 부족하여 나무랐더니 자기가 전교1등에다 올림피아드에도 출전했었다 고 말을 않 듣는다고 하는 글을 보았다. 그렇지만 이 교육제도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은 평균적인 의사가 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젊은 의사 집단은 이렇게 중고등학교 6년 동안 남들 다하는 게임도 참아가며 성실히 꾸준히 노력하여 높은 등수를 얻어냈다. 그리고 이 방법만이 유일하게 젊은 세대로서 가난을 벗어나는 수단이었는데 이 방법마저 깨져버릴 수 있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의료제도 개선은 원점에서 다시 심도 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토론을 해야한다. 여기에는 바이탈이라고 하는 생명 구조에 밀접한 부분에 관한 수가에 대해 최소한 경제논리에 맞을 정도의 증대를 포함해야 한다. 지금 진행되는 논쟁에서 배아파즘과 밥그릇지키기 대립에다 진영논리까지 더해졌는데 여기로부터 자유로운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진짜 국민의 건강과 의료 부담 개선에 초점을 맞춘 논의를 위주로 더 많이 토론해야 된다. 교육제도 또한 바로잡아야 한다. 개선의 첫 걸음은 항상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문제의 파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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