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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진로에 대해 고민중인 의대생입니다
회원작성글 바다바다(일반인)
  (2020-07-17 06:51)
안녕하십니까?
자기소개를 드리자면 저는 지방 의대에 다니고 있는 본과 3학년 학생입니다.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 터놓고 상의할 만한분이 많지 않아 여기에 쓰게 되었습니다. 답변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원래 순수학문 쪽으로 가고 싶었으나 원하는 대학 학과는 낙방하고 의대에 합격하여 다니게 되었습니다. 들어와서도 처음엔 기초의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지방 의과대학의 생활은 상당히 폐쇄되어 있었고, 교육과정도 임상의사를 배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공부하며 동기부여가 안되었고 적당히 유급만 면할 정도의 성적을 받으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본과생이 되고 나니까 다들 그렇듯 저도 당연히 임상의사가 되리라 여기게 되었습니다. 성적도 좋지 않고 의대에 온 후로는 꿈도 없고 안정적인 밥벌이만 잘 해결하며 살아도 다행이란 느낌이 되어버렸기에 그냥 자대 병원에 남아서 갈 수 있는 과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요.
그런데 요즘 실습을 나가다보니 어떤 과도 제가 평생 해서 정말 즐거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동기들은 성적이 좋든 안 좋든 어떤 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데 저는 그렇지 못했고요.
그러다 기초의학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의대 다니는 동안 가장 재미있었던 과목은 미생물학과 기생충학이었는데 미생물이나 감염 쪽으로 연구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문제는 저는 연구를 제대로 접해본 적도 없고 논문을 쓴 적도 없다는 것입니다. 교수님께 함부로 말씀드렸다가는 아직 멋도 모르는데 교실에 들어올거라고 단정지으실까봐 말씀드리기도 어렵고요. 성적이 낮은 것도 대학원 진학에 문제가 되는지도 모르고요. 다른 대학으로 치면 나이가 꽤 들었는데도 주어진 길만 따라가다보니 고등학생 수준의 시야를 가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궁금증은
1)이런 상황을 가진 제가 어떻게 하면 연구를 접하고, 진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2)대학원 진학 같은 경우 전임으로 있으면서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는 기간이 있는 곳도 있는 것 같던데, 저는 부모님께 계속 손을 벌릴 수 없을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곳에서 알바하면서 다닐수는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3) 자대 대학원 수준이 높은지는 모르겠고, 서울대 의과학대학원을 간 타대 사람을 본 적 있는데, 모교 말고 다른 대학원을 가는 것이 훗날 진로 등에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등입니다(아무래도 교수를 한다면 모교에서 할 확률이 높을것같아서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태그  #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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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6  
구글회원 작성글 Su**********(비회원)  (2020-07-17 09:00)
1
우선 저는 미국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답변을 해드리겠습니다 (한국의 분위기/정서에 안맞을수도 있어요):

1)이런 상황을 가진 제가 어떻게 하면 연구를 접하고, 진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연구를 접하는거야 관심있는 분야의 현재 나오고 있는 페이퍼들을 읽어보면서 어떤 문제들이 있고 그걸 어떻게 연구하는지부터 좀 공부를 해보는게 첫번째일것 같네요. 그러면서 국내에선 누가 그쪽에 연구를 하는지 따라가보면 어딜가야되는지 대충 그려지겠죠? 진로에 대한 정보들은 사실 본인이 원하는 상황을 현재 살고있는 사람들하고 얘기해보는게 제일 도움이 됩니다. 특히나 현재 있는 학교의 분위기가 폐쇠적이라면 타 학교에 있는 분들께 15-30분이라도 전화로 커리어에 대한 방향/그들의 경험들을 묻고 들어보는걸 추천합니다. 이건 굳이 감염학/미생물학쪽이 아니더라도 공통된 부분이 많을것입니다.
2)대학원 진학 같은 경우 전임으로 있으면서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는 기간이 있는 곳도 있는 것 같던데, 저는 부모님께 계속 손을 벌릴 수 없을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곳에서 알바하면서 다닐수는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 미국같은 경우에는 박사과정 안한 MD라도 레지던시때 또는 그후 펠로쉽때 연구로 1-2년씩 하는 프로그램이 많은데 한국에도 비슷한 시스템이 있지 않을까요? 사실 연구 그자체로도 머리 터지고 시간 많이 쓰이는데 또다른 day job을 병행하는건 진짜 자기주도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많이 힘들것 같습니다.
3) 자대 대학원 수준이 높은지는 모르겠고, 서울대 의과학대학원을 간 타대 사람을 본 적 있는데, 모교 말고 다른 대학원을 가는 것이 훗날 진로 등에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등입니다(아무래도 교수를 한다면 모교에서 할 확률이 높을것같아서요) >> 이건 학교마다 좀 성향이 다른것 같아서 누가 답을줄 수 있는건 아닌거 같구요 본인이 자대에 나중에 있어야되겠으면 지금 자대 전임/교수들은 어디서 뭘 했다 살펴보면 답이 나오겠죠?

도움됬기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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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바다바다(일반인)  (2020-07-17 09:06)
2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비록 미국 이야기지만 저에게도 해당될 만한 내용이 많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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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Black bear(과기인)  (2020-07-17 10:22)
3
현직 미국의과대학 교수입니다. 미국의과대학에서는 연구 안하고 임상만 하는 교수는 정교수되기 힘들고 고급기술자로 취급당합니다. 역으로 연구에 미친 또라이들이 많습니다. 이것이 서양의학이 발전하는 원동력이고 동양의학이 발전 못한 이유중 하나겠죠. 한국도 예전과 달리 현재는 연구하는 교수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초분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무엇보다 먼저 학문에 지도교수가 필요합니다. 흥미로운 분야에 학문을 지도해줄 수 있는 지도교수를 찾던지, 미국에 유학할 준비를 시작하던지 하시길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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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바다바다(일반인)  (2020-07-17 10:49)
4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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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Black bear(과기인)  (2020-07-17 11:12)
5
한국은 의료수가가 저렴해서 많은 수의 환자를 보아야 하는데 비해, 미국은 의료수가가 비싸 적은 수의 환자를 보고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죠. 의사 중에는 연구하는 것이 너무 좋아 많은 수입을 포기하고 연구에 올인하는 또라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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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바다바다(일반인)  (2020-07-17 11:53)
6
네 확실히 그런부분이 많이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학교에도 md출신 기초 교수님이 몇 분 계시는데 그 분들도 대단하신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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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회원 작성글 mq******(비회원)  (2020-07-17 11:57)
7
본교 말고 타대에도
MD/ph.D 양성 과정이 있습니다.
이름은 조금씩 다른데
기초 의과학자 양성 혹은
의사과학자 양성과정 등등 찾아보시면
좋은 길이 열릴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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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바다바다(일반인)  (2020-07-17 13:20)
8
답변 감사합니다!
그런 게 있다고 들어본 것 같은데 더 확실히 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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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Fanta(대학생)  (2020-07-17 14:03)
9
KAIST 의과학대학원처럼, 전문연을 통하여 4년 내외로 학위를 받는 코스웍이 있습니다.

기초실험 위주인 실험실이 대부분이므로, 군대와 함께 기초교실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한번에 해결하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위와 같은 학교들이 몇몇 있으니 이부분도 참고하셔서 미래를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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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바다바다(일반인)  (2020-07-17 16:41)
10
네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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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회원 작성글 정세*(비회원)  (2020-07-17 15:26)
11
의대 임상과 조교수입니다
아예 기초학에 매진할 생각이 아니라하면
임상과 수련을 마치고 physician-scientist로 군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ideal한데
구체적인 서로의 need가 맞아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점점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막상 결정하기에는 쉽지 않은 문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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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바다바다(일반인)  (2020-07-17 16:19)
12
답변 감사합니다!
저는 여학생이어서 군 문제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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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Fanta(과기인)  (2020-07-17 17:14)
13
여학생이시라니, 군대 관련된 부분은 해당이 안되실테고....

아래를 참고하셔서, 다른 대학도 유사한 과정이 설치되어 있으니 찾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https://gsmse.kaist.ac.kr/admission0101

석,박사 통합과정

의과대학, 치과대학 또는 한의과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예정)한 자로서 의사면허증, 치과의사면허증 또는
한의사면허증을 취득한 자 또는 입학 후 1개월 이내 면허증 취득예정 자
박사과정

다음 중 한가지를 충족하여야 함.
① 의과대학, 치과대학 또는 한의과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 한 석사과정 졸업(예정)자로써 의사 면허증,
치과의사면허증 또는 한의사면허증 취득자 또는 입학 후 1개월 이내 면허증 취득예정 자
(이 경우, 석사과정의 전공은 제한 없음)
②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예정)자로서 의사면허 증,
치과의사면허증 또는 한의사면허증 취득자 또는 입학 후 1개월 이내 면허증 취득예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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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빛난별(과기인)  (2020-07-17 17:32)
14
저는 의대 졸업 후 미국에 유학하여 기초의학을 전공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쪽지 보냈습니다.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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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stellamira..(과기인)  (2020-07-21 16:32)
15
참고로 저는 의대 졸업, 자대 석박사 졸업, 미국 포닥생활 후 돌아와 조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생이라 실감이 안나겠지만 기초의학교수와 임상교수는 급여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임상의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사실 MD가 기초의학교실에 남겠다고 하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실정입니다.
모든 것이 시기가 있기 때문에 임상 트레이닝을 하지 않고 대학원에 매진할 경우 임상으로 돌아가기 힘들어질 수 있으니 신중하시기 바랍니다. 내과 전공후 과기원에 full time 박사과정으로 진학한 분을 보았는데 임상 베이스에 기초가 더해지니 더 좋은 연구를 하게 되시더군요. 여튼 동기들과 다른 길을 가려고 생각하셨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하셔야 할 것입니다.

1)이런 상황을 가진 제가 어떻게 하면 연구를 접하고, 진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지도교수님과 먼저 상의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관심이 있는 교실의 교수님과 상담하시는 방법이 제일 좋습니다.
2)대학원 진학 같은 경우 전임으로 있으면서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는 기간이 있는 곳도 있는 것 같던데, 저는 부모님께 계속 손을 벌릴 수 없을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곳에서 알바하면서 다닐수는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 원칙적으로 full time 대학원생이 다른 직업을 가지면 교칙에 중한 위반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은 국내도 대학원생의 학비와 생활비까지 충당해주는 대학원이 많고 MRC 처럼 의과학자 양성사업을 가진 교수님들도 계시니 full time을 원하시면 그 쪽으로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고 알바할 시간을 따로 가질 예정이라면 차라리 조금 시간이 있는 과의 레지던트를 하면서 학위 받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학위 때 좋은 논문을 쓰고 싶으시다면 알바할 시간이 없을 겁니다.
3) 자대 대학원 수준이 높은지는 모르겠고, 서울대 의과학대학원을 간 타대 사람을 본 적 있는데, 모교 말고 다른 대학원을 가는 것이 훗날 진로 등에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등입니다(아무래도 교수를 한다면 모교에서 할 확률이 높을 것 같아서요)
--> 타 대학원을 가더라도 기본적으로 교수가 되기 위한 논문점수는 어디를 가시던 채우셔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대학원 가셔도 임용 시 필요한 논문점수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자대교수님은 아무래도 내 후배 제자가 내 대학원생이 되어서 실험실에서 논문도 같이 쓰는 것을 좋아하시겠지요. 장단점이 있지만 어디에 있건 훌륭한 연구를 하고 있다면 자대던 타대이던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거라 여겨집니다.

지나가다가 남의 일 같지 않아 몇자 적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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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바다바다(일반인)  (2020-07-24 21:27)
16
도움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저희 학교에서 박사까지 한 선배가 임용이 안되어 다시 인턴하는 모습을 보기도 해서 고민이 많이 되지만 학생 때 이런 고민 잘 하고 좋은 결정하고 싶어요ㅠㅠ
대학원을 갔다가 임상으로 가면 아무래도 그동안 한 것들이 별 소용이 없어지는 걸로 보이더라고요.. 그 반대라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디가나 쉬운 길은 아닐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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