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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소리] 그냥 한탄글인 것 같아요…
회원작성글 190274(일반인)
  (2020-04-28 07:11)
안녕하세요? 고3 수험생입니다.
어릴 땐 마냥 동식물이 좋아서 과학 시간이 좋았고, 그것이 이어져 현재는 생명과학 분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상태입니다. 중학생 때부터 오로지 생명과학만 생각하고 달려와서 다른 진로는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네요. 작년에 생명과학 이야기를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bric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다가 지루하면 한 번씩 보고. 정말 유익한 포털이에요. 항상 눈팅만 했는데... 오늘은 요즘 하는 고민에 대한 조언이 듣고 싶어서 글 올려 봅니다. ㅠㅠ 격려 한마디씩만 해 주고 가셔도 됩니다. 너무 막막해서요.
고1까지는 성적이 나름 괜찮아서 아무 걱정이 없었습니다. 이대로 순탄하게 저의 생명과학으로의 길이 열리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그런데 이과생 성적 따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현재는 지거국 생명과학과에 입학할 정도의 성적이 됩니다. 지금 학교를 안 가서 그렇지 3학년 내신은 더 떨어질 것 같아요. 불안하기도 하고… 이 불안감이 스트레스가 돼서 공부에도 영향을 미치네요.
서론이 너무 긴가요? 이곳의 대학생 선배님들의 글을 보면, 순수과학은 학벌이 매우 중요하다, 지거국 이하로는 취급 안 해 준다 등등 좌절스러운 글이 정말 많아요. 그런 글을 읽을 때면 저까지 덩달아 고민됩니다…. 저희 집은 금전적 여유가 부족해요. 중학생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습니다. 여기서 오는 심리적인 문제는 전혀 없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경제적인 지원은 하나도 없네요…. 대학원을 미국 같은 해외에서 나오면 한국 학벌이 커버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해서 해외의 명문 대학원에 진학할 능력을 갖춘다 해도, 저의 지속되는 공부를 뒷받쳐 줄 금전적 여유가 없어요. 진로 고민은 하면 할수록 부모님 경제 사정에 부딪히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걱정없이 공부만 하라고 하시지만 현실은 그게 아닌 걸 아니까요. ㅠㅠ
저는 정말 생명과학이 좋아요.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분야라는 걸 알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마냥 외계어 같았던 생명과학 기사와 학술 자료들이 조금씩 이해되는 순간은 정말 뿌듯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공부할수록 공부거리가 많아지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ㅋㅋㅋ 저에게 있어 생명과학은... 어렵지만 친숙해요. 아직 자세한 분야는 정하지 못했지만,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진화생물학과 생물분류 쪽이에요. 학교 선생님께서 생물분류는 옛날 생명과학이고 지금은 거의 완료되어가는 학문이라고 하셔서, 저는 생물의 진화를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겠죠? 하... 저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제가 아직 부딪혀 보지도 않았으면서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걸까요? 요즘 진로 고민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받습니다. 제가 자면서 앓는다고 해요…. ㅋㅋㅋ ㅠㅠ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어지러이 하던 고민들을 이렇게라도 풀어내니까 생각이 조금은 정리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가라앉아요. 현실적인 조언 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멋대로 고민만 털어놓은 암울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태그  #진로   #고삼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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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0  
회원작성글 slother(대학생)  (2020-04-28 08:19)
1
장래에 대해 미리 걱정하시는 것이 어찌 마냥 괜한 것일까요. 저 또한 한낱 학부 4학년입니다. 이곳에 계시는 기라성같은 선배님들이 많으시지만 제 영양가 없는 의견이라도 전해드리고 싶네요.

일단 한가지 내용이 굉장히 거슬리네요.
분류학이 ‘오래된’ 학문인것은 맞지만, 어떻게 ‘완료’되어가는 학문일수가 있는지?...... 학문에 종결 내지 완료라는 단어 자체를 붙일수 있다는 것 부터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만, 분류학은 아주 직관적으로 절대 완료될 수 없는, 매우 방대하고 무궁무진한 무한 탐험의 영역입니다. 그 기초과학 분야에 투자가 약하다는 대한민국에서도 몇년 전 부터 국립생태원, 생물자원관 등에서 분류학을 전공하신 연구사/관 분들을 모시고 계십니다. 당연히 그 분들이 학위를 하실 수 있었던 연구실들이 국내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진화와 관련한 연구실들도 많지는 않지만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압니다. 국내의 환경은 작성자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나름 빠른 속도로 나아지고 있다고들 하십니다. 물론 해외로 저변을 넓히실 수 있다면 더 좋은 기회가 있을수 있겠죠.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고, 지금 집중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아직 이룬것 하나 없는 학생이기에 장담하듯이 말씀드릴 수 없으나, 적어도 정말 자기 분야에 정진하신 실력 있으신 분들은 종종 자신의 학벌, 경제적 여건 등을 초월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 학비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본인이 마음을 먹는다면 학부때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상당부분 감면받을 수 있고, 국내 이공계 석사과정은 많은 경우 등록금을 지원합니다(인건비도 지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연구실마다 다릅니다).
본인의 뜻이 확고하다면,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봅니다. 물론 여러 역경이 있겠지만...... 함께 힘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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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190274(일반인)  (2020-04-28 08:32)
2
훌륭한 조언 정말 고맙습니다. 듣고 보니 선배님 말씀이 옳습니다. 아직 모든 생물종을 밝혀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분류학이 끝나가는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다시금 제가 원하는 학문으로의 꿈을 가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맞는 장학금과 국가 지원을 잘 알아봐야겠어요. 생각지도 못한 조언과 격려 말씀에 정말 힘이 됩니다. 선배님이 갖고 계신 자부심이 제게 전달되는 것 같아서 기운이 나고 뿌듯해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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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ㅆㅂ(대학생)  (2020-04-28 09:31)
3
진짜 좋아해서 가는거면 안말리는데 의치약이나 수의학 아니면 생물학에는 손안대는게 좋음... 생물계열 4년제이긴한데 전공살려서 취업할려면 석사가 거의 의무수준이라 6년제나 혹은 그이상이나 다름없음. 공부는 하기 엄청 어려운데 또 월급이 그렇게 비싼것도 아니고... 제약회사 이런데도 약사나 수의사 우대 이런상황이고...
인생은 현실임.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살고싶다면 생물계열은 비추임.
고3이면 일단 점수만 생각하시길... 그러고서 점수맞춰서 가면됨.
성적이 곧 적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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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190274(일반인)  (2020-04-28 09:47)
4
현실적인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제약회사에서 수의사 우대하는 건 처음 알았네요. ㅠㅠ 한때 수의사도 꿈이었으나 성적 때문에 포기하게 되었죠…. 역시 순수과학 연구원이라는 직업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 큰 것 같아요. 요즘 가장 고민하는 이유는 경제적 문제 때문인데… 정말 너무 고민되고 스트레스받네요. 성적이 곧 적성이다, 와닿는 말입니다. 현재 수험생으로서는 성적에 집중하는 게 최선이지요.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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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회원 작성글 Pa**********(비회원)  (2020-04-28 11:04)
5
비슷한 삶의 상황을 살았기에.. 한 자 남깁니다.

저도 글쓴이처럼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과 극심히도 가난한 시절을 겪었고, 마찬가지로 지방 거점 국립대를 졸업 후, 현재는 spk 대학원 박사 말년차로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미 제약 회사에서 오퍼는 받은 상태입니다.

윗분 말대로 현실을 고려해보면, 특정 자격증이 있는 학과 진학이 상대적으로 좋긴 합니다. 또한 너무 순수과학을 하여 박사까지 한 경우는 향후 취업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제가 경험하기론.. 고등학생 수준의 좋아하는 것과, 학부 수준의 좋아하는 것, 그리고 박사 수준의 좋아하는 것은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은 충분히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론, 좋아하는 것도 어느 정도의 환경적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생명과학이 정말로 좋고, 윗분이 언급한 것처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생명과학 관련 학과로 가기가 어렵다면, 학부 시절에 열심히 공부하시고, 좋은 대학원에 진학하시도록 먼저 노력하세요.

물론 좋은 기회가 되어 유학까지 한다면 더 좋을수도 있겠죠. 결론적으로 지금 할 것은 좌절과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우울감보다는, 실질적인 실력이고 그걸 만들기 위한 무수한 노력입니다.

님의 미래를 바꾸고 싶다면, 그 방법 뿐인 것 같네요. 부디 힘내시고 님과 같은 상황을 같이 겪은 사람도 있다는 것에 용기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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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190274(일반인)  (2020-04-28 18:54)
6
정말 힘이 되는 조언 감사합니다. 우선,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선배님 말씀대로 고등학교 수준의 생명과학은 기초 중의 기초만 다룬다고 생각해요. 넓고 얕은 공부로 흥미를 유발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 같습니다. 문제집과 인강을 보면서 항상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좀 더 깊고 좁게 알고 싶어 생명과학 학부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중입니다. 어떤 분은 생명과학과 대신 생명공학과를 추천해 주셨는데, 저는 순수과학에 몸 담기를 희망해서 고민이 되었습니다. 선배님 조언을 들으니 고등학생은 공부하는 것이 대학 진학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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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SnakeDocto..(과기인)  (2020-04-28 19:51)
7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도 좋긴하지만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생각해보세요.
좋아하던 것도 잘하지 못하면 그게 스트레스가 되고 관심 없던 것도 잘 하면 좋아하게 됩니다.
취미가 아닌 진로를 결정하는데에는 좋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도 현재가 즐겁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건 당연한 것이지요.
취미는 하고 싶을때만 하면 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본업이 되면 하기 싫을 때에도 해야 그게 진짜 프로지요.
노력하는자 즐기는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여기에 서장훈씨가 일침을 날렸던 적이 있죠.
즐겨서는 최고가 될 수 없다고 말이죠.
미래에 대해 너무 단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보세요.
최선을 다 했다면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아쉬울게 없는거구요.
지금 고등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조금이라도 나은 대학을 가기 위한 스펙을 만드는 것입니다.
한등수라도 내신을 올리시고 모의고사 점수를 1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최선을 다하세요.
미래에 대한 걱정은 입시가 끝난 다음에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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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ㅆㅂ(대학생)  (2020-05-01 02:08)
8
잘하는걸 찾으라는말에 격하게 동감합니다~ 사실 좋아하는걸 할거면 놀고먹어야된다고 봅니다. 인생은 현실인거고 생산성을 못내면 심하게는 사람취급 안해주는게 이 차가운 세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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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SnakeDocto..(과기인)  (2020-05-01 14:30)
9
ㄴ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둬야 계속 좋아할 수 있죠. 다르게 말하면 '아마추어'일때는 즐길 수 있던 일들도 '프로'가 되면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은 "좋아하는 일을 해라" 이거지만 실제로 우리가 들어야 하는 말은 "잘 하는 일을 해라" 또는 "5년이상 꾸준히 계속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이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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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tjioo;(과기인)  (2020-04-28 23:18)
10
잘하고 계십니다. 장기적 목표는 가끔씩 생각하면서 수정하면 되고, 올해는 공부하고 수능보고 갈 수 있는 곳 중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 됩니다. 그 이 후로도 살아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꿈과 계획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고 현실에서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거기서 또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낼 수 있으면 됩니다. 자신감의 근거를 어떤 상황이든 내가 받아들이고 선택하고 열심히 살아낼 수 있는 자신에게 두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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