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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랩이 망할 것 같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회원작성글 .....(대학원생)
  (2020-01-31 18:00)

안녕하세요 브릭 선배님들 저는 연구하기를 너무 좋아하는 석박통합과정 3년차 학생입니다. 지금 제 진로에 대해서 너무 고민이 많아서 여러 인생 선배님들께 상담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발 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주시면 너무 감사드리겠습니다. 저는 현재 암연구를 하고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연구주제가 상당히 마음에 들고 너무 좋습니다. 이번 년도 중으로 논문도 한 편 낼 예정이고 (submission), 뒤에 새로운 주제에 대한 연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구 스토리도 준수하게 풀린 편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랩실은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교수님이 굉장히 온화하시고 저랑 성격도 잘 맞습니다. 학생들 졸업과 취직까지 신경써주시고 런 자리를 만들어 주시기도 합니다. 교수님 자체도 연구교수 시절 능력이 굉장히 좋으셔서 연구비도 한동안 잘 따오시곤 하셨습니다 런데 건 과거의 영광이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교수님이 너무 온화하셔서 학생들 푸쉬를 잘 못하시기 때문에 지금까지 제가 낼 논문을 제외하고는 6년간 논문이 단 한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래서 내년부터 연구비가 50%정도로 삭감됩니다. 원래대로라면 후배님께서 작년에 새롭게 발견한 prelimiary data가 있어서 걸 발전시켜서 연구 과제를 따올 생각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데이터가 무슨 이유인지 반복 재현이 되지 않아서 과제 신청을 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리고 지금 당장 저를 제외하고는 내년까지 논문으로 될 만한 스토리가 없습니다. 

내년부터 꼼짝없이 50%정도 삭감된 연구비를 가지고 연구를 해야되는데, 다들 아시는 것처럼 연구=돈이지 않습니까? 지금도 랩이 처음 시작했던 때에 비하면 연구비가 많이 줄어들었어서 제가 하고 싶은 연구들에 조금씩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리고 연구 성과가 없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서 외부로부터 압박을 많이 받습니다. 교수님도 처음에는 재밌게 연구하시다가 어느 순간부터 제 데이터 하나하나에 너무 집착하시면서 저를 좀 힘들게 하십니다. 실험이라는게 5개 해서 2개 정도 postive data를 얻으면 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교수님께서는 외부 압박을 너무 많이 받아셔서 런지 거 하나하나에 의미부여를 좀 많이 하시면서 제가 점점 지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나씩 발견해가던 연구의 재미가 변질되서 성과위주의 실험을 하고 있는 저를 인식할 때면 갑자기 부끄럽기도 합니다.

러다 요새 문득 이대로 가면 2-3년 내로 랩이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제가 교수가 되어 본적이 없으니 연구비라는 게 어떻게 따지고 돌아가는지 잘 몰라서 럴 수도 있으나 우선 제가 관리하는 연구 과제 행정상 연구비 액수로는 대략 럴 것 같습니다. 내년부터는 아마 필수 reagent들도 빠듯하게 아껴야 될 것 같습니다. 제 위의 선배님들은 아직 스크리닝이나 초기 데이터 단계에 머무르고 계셔서 이런 생각을 하는 항상 제 마음이 너무 조급하고 무겁습니다. 선배님들도 좋으신 분들이셔서 항상 제게 너무 모든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시는데, 런 말들을 듣고 있으면 확실히 좀 안심이 되면서 제가 연구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근데 것도 잠시이고 연구를 하다가도 문득문득 불안해집니다.

이거에 대해서 교수님과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교수님께서는 제가 불안해 하고 본인도 실험실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확언을 할 수 없다고 석사전환을 하고 다시 박사로 들어오거나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지원해줄 수 있는 다른 실험실의 박사자리를 알아보라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렇지만 전 나이가 많아서 더 이상 늦어지면 취업이 힘들어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줄요약

1. 지금 다니는 실험실 장점: 교수님과의 관계 좋음, 연구주제 맘에 듦, 랩실원들과 관계 좋음. 성과도 괜찮은 편.

2. 단점: 연구비가 내년부터 반토막남, 랩실 언제 망할지 모름.

3. 조언받고 싶은 것: 현재 다니는 실험실에서 석박통합 존버 or 석사전환 후 다른 박사자리 알아보기 (나이가 걸림) + 정말 랩이 망할 수도 있는건지...제가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런건지 6년동안 논문의 거의 없으면 정말 랩실이 망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함.



태그  #연구비   #진로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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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5  
회원작성글 ensemble(과기인)  (2020-01-31 23:42)
1
저도 대학원시절 학생들끼리 (돈이 없거나 사람이 없어서) 우리랩 망할것 같다, 혹은 우리랩 내가 문닫고 나오게 될거 같다 이런 얘기들 들은 기억이 나는데 정말 문닫고 나오는건 본적이 없구요, 사실 '랩이 망한다'는 말의 의미가 추상적입니다. 모든 랩들이 돈이든 실적이든 학생이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주기가 있는거 같습니다. 전 연구비에 대한 걱정은 사실 교수가 할 부분이지 학생이 붙들고 있을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교수님이 학생을 더 유지하기 힘들다 판단하시고 석사로 나가는걸 강력히 추천하신거라면, (물론 이전에 예상하던 루트와 달라서 당황스럽지만) 저라면 받아들이고 현재 진행중인 논문만 내고 또다른 좋은 곳을 찾아 새로운 곳에서 연구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나중에보면 더 좋을일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걸린다 하셨는데 이것도 주관적인지라,, 개인적으로는 박사는 30대에 시작해도 (본인이 정말 원하고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면) 별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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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더잘하고싶다(과기인)  (2020-02-01 08:48)
2
연예인 걱정 하는 거 아니듯, 교수 걱정 하는 거 아닙니다.. 어떻게 어떻게 다 보릿고개 버티더라구요 ㅎㅎ
간혹, 정말 힘들면 교수님이 사비를 쪼끔 출연하시는 경우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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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멜롯(대학생)  (2020-02-03 11:43)
3
랩이 실제로 파산해서 공중분해 되는 경우는 잘 없지만 .. 논문 잘 안나오고 연구비 빵꾸나기 시작하면 학생들한테 직접 피해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실험도 여로모로 제한이 많이 되고, 심한경우 인건비도 빵꾸나고요. 인건비 같은거 걱정없이 연구 자체를 즐기실 수 있으시면 존버해도 될것 같습니다만 .. 석박통합을 통해 뭘 얻어갈 수 있는지 고민해보세요. 논문 안나오는 랩은 진짜 한없이 안나옵니다. 문제가 장기화 될 것 같은 상황이면 .. 길게 몸담는거 진짜 많이 지치실 수 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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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Black bear(과기인)  (2020-02-03 14:21)
4
6년동안 논문의 거의 없으면 ---미국 같으면 방 빼라고 통보가 옵니다. 논문이 없으면 연구비도 못따고, 연구비가 없으면 논문이 없는, 악순환으로 벌써 들어섰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뛰어내릴 것이냐,아니면 선장과 함께 끝가지 사투할 것인가는 본인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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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성글 Ais(과기인)  (2020-02-03 18:08)
5
고민을 하실 때 "랩실 언제 망할지 모름" 은 가정에서 빼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위 댓글처럼 망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주관적이고 불명확하고요, 연구실이 없어질 정도가 될 확률은 희박합니다. 항상 원하는 과제를 수주할 수는 없으니 연구비에 업다운이 있는데, 다운 상태인거죠. 연구비가 줄어드는 것은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연구실이나 학생의 미래를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닐 것 같습니다.
향후 1-2년 내에 연구비가 부족하니 학생을 덜 고용할 것이고, 렇게 되면 연구비 총액이 대로라도 50%였던 연구비가 60%, 70%, 80%가 됩니다.
지도교수님도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겠지요. 학생들이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능력있고 착한 교수님께 힘과 희망을 주시면 또 반짝거리는 능력을 발휘하시는 데에 정신을 쏟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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