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당 오피니언
2020년 기초연구비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 의원님들께
wonkyung (과기인)
국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의원님들께,
(전해철 의원, 임종성 의원, 맹성규 의원, 강훈식 의원, 송갑석 의원, 최인호 의원, 김현권 의원 (이상 더불어 민주당), 김재원 의원(위원장), 이종배 의원, 이현재 의원, 송언석 의원, 정용기 의원, 박완수 의원 (이상 자유한국당), 지상욱 의원, 신용현 의원 (이상 바른미래당))
나라 살림에 국민 세금이 적재적소에 사용되도록 감액 또는 증액 조정을 하는 중책을 맡아 노고가 많으십니다. 저마다 필요하다고 하니 어느 것이 정말 필요한지 가려내기는 정말 어려우실테지만 기초연구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이나 정부가 왜 기초연구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예산 심의에 감액안이 올라오고 있음은 기초연구사업의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한다고 생각되는 바, 일일이 찾아 뵙고 설명을 드리고 싶으나 바쁘실 것같아 이렇게 서면으로 의견을 드립니다.
기초연구사업은 어느 특정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전분야에 걸친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근간을 이루는 사업입니다. 지원 대상이 학문후속세대부터 신진연구자, 중견 연구자, 및 리더 연구자까지 생애 전 주기의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연구 형태도 개인 연구자의 창의적 연구 뿐 아니라 협동 연구를 도모할 수 있는 집단 연구가 있으며, 연구 기간도 다양하여 2~3년의 단기 지원부터 7~10년까지의 장기 지원까지 연구의 특성에 맞게 지원하는 다양한 세부 사업으로 촘촘하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들 세부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기초연구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바, 특정 세부사업의 예산 감액은 전체 생태계에 큰 파장을 미치게 됩니다.
연구자의 창의성 발현은 개인의 심화 연구를 통한 전문성 강화에 근간할 뿐 아니라, 동일 전공 혹은 타전공의 전문적 연구자와 협동 연구를 통해 배가 됩니다. 이에 2022년까지 2.5조원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추진되는 기초연구사업에서 목표로 하는 최적화된 연구 지원 모델은 개인연구 한 과제와 집단 연구 한 과제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연구비 투자 확대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아무리 정교하게 사업 계획을 세우더라도 해마다 국회예산심의에서 생기는 불확실성이 커서 최적화된 연구지원을 도모할 수 있도록 사업을 발전시켜나가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에는 중견연구가 국회에서 감액되어 우수한 중견연구자들이 연구단절에 처하는 큰 손실이 있었고, 현재 진행 중인 2020년 예산심의에는 소규모 협동연구를 지원하는 BRL(기초연구실) 사업의 감액 의견이 올라와 소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초연구 확대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아닙니다. 창의적 기초연구를 지원하는 연구사업은 정부 전체 R&D의 6%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2016년 9월에 현장의 기초 연구자들의 국회 청원을 통해 발의하였고, 여야 구별없이 합의해서 2017년 1월 국회 본 회의에서 청원이 채택되어 정부에 의견서가 보내졌던 정책입니다. 이에 2017년부터 예산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까지 현장에서의 체감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워낙 상황이 열악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해마다 널뛰기를 하는 예산의 불확실성 탓도 큽니다. 이에 연구자들은 국회에서 기초연구 예산 확대가 실질적인 연구 활성화로 이어지기에 부족한 부분이 어딘지 살펴 부족한 부분을 증액시키는 적극적 역할을 해 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에 역행하여 사업의 발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년도와의 단순 비교로 특정 세부사업의 예산을 감액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과학발전이 저해될 뿐 아니라 국회에 대한 신뢰까지 손상될 것이 우려됩니다. 부디 예산조정위원회 의원님들께서 기초연구사업의 확대가 그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심의를 해 주실 것을 간청드립니다.
2019년 11월 11일
서울의대 호원경 ("기초연구비 확대를 위한 국회 청원" 대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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