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마당 진로
먼저 길을 걸어보신 선배님들의 의견이 절실합니다. 우리나라 의대와 학부유학 중에서 고민 중입니다.
sdj2000 (일반인)
안녕하세요 저는 진로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고 있는 20살 청년입니다.
저의 고민과 생각이 비록 보잘 것 없지만 혹여나 조언을 해주실 수 있다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과학을 좋아해서 서울과학고에 지원하여 다니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니, 당시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공부를 잘하시는 선배님들 중 대다수 분들께서 의대를 지원하셨습니다. 그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저는 한국에서 과학 공부를 이어나가고 싶다면 의대에 가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근시안적 시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대 의대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쫓으며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기간동안 물리를 깊게 탐구해보았고, 감사하게도 IPhO세계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물리를 좋아하는 전세계 또래 친구들과 짧게나마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많은 친구들은 과학에 대한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 MIT에 진학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한국에 남아있다면 이 친구들보다 뒤쳐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학부유학의 꿈이 작게나마 생겼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입시를 준비하면서 한국 대학은 원래 가고자 했던 서울대 의대를 준비하게 되었고 혹시 몰라서 MIT 대학 1개만 지원해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부족한 저에게 서울대의대와 MIT 동시 합격이라는 선물을 주셨습니다.
기쁨도 잠시, 이제는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하는 시기가 오게 되었습니다. 저의 꿈은 막연하지만 의과학자가 되어 과학의 지평선을 넓히는 것입니다. 거창하지만, nature, cell등의 유명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의전을 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남아있게 된다면 어느정도의 직업의 안전성을 가지고 의사 자격증을 가지면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MIT에서 받을 수 있는 고강도의 창의성을 기르는 훈련(소위 말하는 미국적 교육 시스템)을 받지 못해서 세계 의학 연구를 선도해나가는 주제를 생각해낼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의대에서는 확실히 원리보다는 현상을 막무가내로 외워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고, 저의 주변 친구들을 봤을 때 연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친구들이 많이 없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반면 MIT에 가게 된다면, 한국에서 추구할 수 있는 직업의 안전성을 버려야 하고 타지에서 혼자 생활해나가야 합니다. 사실, MIT를 다닌다고 해서 제가 얼마나 과학계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지 저에 대한 확신이 없고 졸업 후 진로가 어떻게 될지도 알지 못하여 불투명함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큰 세계에서 놀고 싶다면 MIT를 가야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저를 붙잡습니다.
저는 이제 갓 20살 청년이기 때문에 경험도 너무 부족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정말 좁습니다. 많이 겪어보신 선배님들께서 조금의 조언이라도 해주신다면, 저의 인생의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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