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신경세포 죽음에 아연 연관성을 연구함으로써 관련 질병 치료에 도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고재영 교수
- 중추신경계 시냅스에서 아연의 중요성
- 아연이 관여하는 질병은?
- 아연은 나쁘다?
- 기초 실험연구에 관심을 가기게 된 계기와 연구 주제 선정 과정
- 연구내용 소개
- 앞으로 연구 방향
일시: 2003년 11월 12일, 오후 3:00
장소: 울산의대 아산생명공학연구소
중추신경계 시냅스에서 아연의 중요성
아연에 왜 관심을 가지는지 질문을 많이 한다. 금속이라서 Biology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중추신경계에서 발견되는 아연은 여러 가지 단백질과 결합하여 많은 작용을 하고 있다. 시냅스(synaptic vesicle)에 많이 존재하는 아연은 다른 Neurotransmitter와 마찬가지로 신경이 흥분을 하면 세포바깥으로 방출이 되어 transmitter로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아연이 여러 가지 뇌 관련 질병에도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져서 아연을 중심으로 중추신경계 시냅스 아연 연구단을 만들게 되었다.
아연이 관여하는 질병은?
신경계 질환의 대부분이 신경세포의 사멸과 관련이 된다. 신경세포는 한번 생산이 되어 죽게 되면 재생이 잘 되지 않는다. 뇌졸중처럼 신경세포가 죽어 회복되지 않아 후유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경세포가 왜 죽는가를 이해하면 이런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신경세포 사멸을 두고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최근 우리 연구단은 시냅스의 아연이 방출되면서 과도하게 다른 세포에 축적되어 독성을 일으킨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하고 있다. 신경세포의 사멸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질환들에 아연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 외에 노인성 치매에서 β-amyloid가 끈끈하게 엉겨 붙어 뇌 안에서 많이 침착 되는데 그 과정에서도 아연이 중심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연은 나쁘다?
아연자체를 우리가 아무리 많이 먹는다고 하더라도 몸에 나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아연은 여러 가지 단백질에 결합되어 아주 단단히 조절을 받고 있다. 자유기 상태(freezing level)로 관찰되는 아연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병을 일으키는 상태에서는 세포 밖으로 아연이 빠져나와 다른 세포 속으로 갑자기 들어 오게 된다. 이때 아연은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은 자유 이온 상태로 세포 안으로 들어와 세포에 독성을 일으키게 된다. 아연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위와 같은 병적인 상태에서 세포내 아연의 분포가 변하면서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칼슘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에 필요하지만 병적인 상황에서는 세포 안의 농도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세포사(死)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기초 실험연구에 관심을 가기게 된 계기와 연구 주제 선정 과정
의과대학을 들어갈 당시 처음부터 슈바이처 같은 의사가 되겠다 또는 어떤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본과 1학년 때 의과대학 기초 과목을 배우면서 참 재미 있었고 연구를 하는 것이 나와 맞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결국은 졸업 후 기초의학과 생리학교실에 남게 되었다. 20여년 전 당시엔 의과대학의 기초의학교실에서는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질 않았다. 대부분 조교를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박사학위 받고 교수가 되는 것이였지만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것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만두고 군대를 갔다 와서 유학준비를 했다.
관심분야는 당시 분자생물학이 시작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과 신경과학(neuroscience) 분야였다. 이 두 분야에 지원을 했었고 스탠포드 대학 신경과학과에 지원이 받아 들어졌다. 신경과학 중에서도 어떤 분야라고 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electrophysiology를 하고 싶었는데 그 연구실은 질병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었다. Glutamate toxicity(Glutamate is a powerful excitatory neurotransmitter that is released by nerve cells in the brain)를 막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세포사멸과는 그때 인연을 맺게 되었다.
연구내용 소개
아연과 관련된 것은 여러 가지를 하고 있다. 세포배양에서 아연이 세포를 어떻게 죽이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메커니즘을 보고, signaling 등을 보고 있다. In-vivo에서는 동물모델에서 ischemia(허혈)를 주거나 seizure(경련)을 일으켜서 세포가 죽을 때 아연이 관여하는 기전이 무엇인지 보는 실험을 하고 있다. Culture에서 얻은 정보를 in-vivo에 적용을 시켜본다. 궁극적으로 환자에게도 적용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최근에 우리연구실의 이주영 박사가 알츠 하이머(노인성치매)를 가지는 돌연변이 마우스를 가지고 아연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고 그 과정을 차단함으로써 Amyloid plaques(One of the hallmarks of Alzheimer's disease)가 축적이 되는 것을 막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 방향
창의 사업이 이제 한 2년 정도 남았다. 9년이 지나면 없어지는 것이라서 남은 기간동안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시기이다. 단계적으로 Preclinical(임상기전) 연구까지 완전히 마쳐야 할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는 세포 수준에서 기전연구를 많이 했었는데 앞으로는 연구 논문보다도 약물로 환자 치료에 직접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동물 수준에서 연구가 진행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인터뷰 내용 > - 지도교수 Dennis W. Choi와의 만남 일시: 2003년 11월 12일, 오후 3:00 |
지도교수 Dennis W. Choi와의 만남
지도 교수인 Dennis Choi를 만난 것이 행운이었던 것 같다. 나이는 나보다 3살 위였는데, Harvard에서 M.D.와 Ph.D.를 마치고 스탠포드에 온지는 2년 정도 되었었다. 내가 첫번째 Ph.D. 학생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한국인 2세지만 한국말은 전혀 못하고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엘리트 중 엘리트인 분이었다.
다행히 Dennis Choi가 glutamate toxicity field를 처음 열기 시작하였고 연구실도 갖춰져 가던 중에 내가 합류를 했기 때문에 연구실을 갖추고 운영하는 것에 대한 경험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나중에 한국으로 나와서 내 연구실을 만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연구 분야 자체가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우리 연구들를 하는 것 마다 새로운 것이어서 좋은 저널에 많이 실리게 된 것 같다. 그곳에서 Ph.D.를 3년 동안 하면서 Science에 3편, Nature에 1편을 발표하였다.
어떤 연구실을 택해서 진학을 하느냐 자체가 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연구실 선택을 할수 있다면 비교적 덜 알려지고 발전 가능한 역량을 가진 젊은 교수를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면 큰 연구실에 들어가면 유명 저널에 실릴 수는 있지만 많이 실릴 수는 없을 것이다. 연구원이 30-40명 되면 좋은 프로젝트를 맡아 연구를 해도 2-3편 정도 논문을 쓸 수 있는것이 다일 텐니 말이다. 나 같은 경우 학생 때 19편 논문을 썼었다. 사람이 별루 없으니까 모든 프로젝트에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해서 연결이 되었다.
연구의 재미, 연구자로서 보람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그러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연구가 재미가 있다. 항상 똑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좋아했다면 연구는 맞지 않을 거다. 연구라는 것은 항상 새로운 것이니까. 남이 했던 것을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연구를 즐기면서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자기가 하고싶은 분야,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서 해야지 앞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이고 각광 받고 있다고 그 일을 뛰어들어서는 안된다. 시류에 따라가기 보다는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학생 시절에 필요하다고 본다.
스트레스?
연구자체의 스트레스는 아니다. 연구하다가 막히면 그것을 다시 방법을 고안해서 풀어내면 굉장히 기분이 좋다. 이건 재미있는 거다. 인간 관계나 Publish가 잘 안되었을 때 이런 것이 스트레스이다. 젊을 때부터 계속 웨이트 트레이닝, 바디빌딩을 했었다. 그것 이외에 요즘 골프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 맞는다. 그 밖에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역사와 과학에 관한 서적들 인문학도 좋아한다.
도전하는 연구자가 되길 바란다
학생들마다 각자의 스타일이 달라서 어떻게 정형하기가 힘든데, 자신이 정말 좋아할 수 있는 찾아서 연구를 하면 다 잘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머리도 좋고 열심히 하는 편이다. 단지 초중고, 대학까지 자기가 생각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을 잘 못한 것이 문제점이다. 이런 문제는 자신이 노력을 한다면 해결이 되는 부분이다.
우리 연구원들을 보면 개개인이 알고 있는 지식은 미국 학생들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뭐엇을 해보라고 했을때 자신은 못한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 미국 학생들은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엉망일지라도 해놓는 반면, 우리나라 학생은 할 수 있는데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해버린다. 도전 정신이 부족한 것 같다. 이런 것만 보완을 한다면 우리나라 학생과 연구원들은 아주 훌륭한 과학자가 될 것이다.
우리들은 과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초기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이언스에 논문 한편 낸 것으로 신문에 나오고 했었다. 하지만 앞으로 여러분들은 그런 일은 다반사가 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기초가 튼튼해져서 노벨상을 받는 인물도 저절도 나오게 될 것이다. 노벨상에 안달하지 말고 맡은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재미있게 연구하길 바란다.
기자 장영옥
촬영 김수정
동영상 편집 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