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Genome Instability : DNA 복제 시 일어나는 DNA 손상과 벌이는 사투
NHGRI/NIH 명경재 박사
<인터뷰 1편>
-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 : Genome Instability 란?
- 현재 중점적으로 다루는 내용은?
- Screening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 발견한 관련 유전자들은 어떤 것인가?
- 최근 연구 동향은?
- NIH 소개 : 연구비 집행 역할을 가지는 NIH
- NIH 연구비 심사의 공정성 확보는?
일시: 2011년 5월 13일, 오후 3:00
장소: POSTECH 생명과학동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 : Genome Instability 란? "세포가 분열을 하는 과정에서 DNA가 복제될 때 여러 외부 요인들에 의해 제대로 된 DNA replication을 못하게 되면 복제과정을 멈추고 DNA repair를 해 주어야 한다. DNA repair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DNA가 고장이 나게 되는데 이 현상을 genome instability 라고 부른다. 암이나 유전적인 질병에서 보면 이 genome instability 현상이 아주 많이 일어난다. 이것은 genome instability가 자주 발생하다 보면 암도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Genome instability를 막는 유전가가 고장이 나면 대장암이나 유방암을 일으키게 된다. 그 외 다른 측면에서 보면 genome instability는 진화에도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중점적으로 다루는 내용은? "우리 연구실에서는 yeast, mouse, human cell을 모두 사용하여 연구하고 있다. Yeast에서 screening 과정을 통해 찾은 pathway 중 post-replication repair(PRR) 라는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이 분야는 DNA replication 동안에 damage가 발생했을 때 우회하는 메카니즘이다. 우리가 처음으로 그것과 관련되는 유전자를 몇 개 찾았다. 이 유전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우회하는지, 그리고 유전자 고장으로 인해서 우회하지 않았을 때 진짜로 암이 발생되는지를 mouse model에서 보는 등, 이와 관련된 많은 지식들을 통해서 DNA damage가 발생하는 것을 측정할 수 있는 assay를 만들었다. 이 assay를 가지고 NIH에서 확보하고 있는 약 30만개 정도의 chemical compound들 중에서 DNA에 damage를 주는 compound를 모두 screening 했다. 그 chemical들을 찾아서 과연 어떻게 DNA repair와 상호 연관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임상적으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다. " Screening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NIH에서는 NIH initiative 중의 하나로 환자들이나 납세자들에게 빨리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무언가를 알아냈으면 좋겠다 라고 해서 translational research을 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 NIH 산하 National Chemical Genomics Center(NCGC)이다. 그 곳에는 모든 compound들의 collection을 만든다. 당시 screening을 할 때만 해도 30만개 정도였는데, 지금은 50만개 정도의 compound를 가지고 있다. 마치 자동차를 만드는 자동화된 조립 라인의 로봇과 같이 screening 하는 과정이 자동화된 로봇들이 설비되어 있는 곳에서 이루어진다. 그런 식으로 30만개 정도를 screening 하는데 딱 2주가 걸렸다. 그로부터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6~7개월 이상 소요되었다." 발견한 관련 유전자들은 어떤 것인가? "우리가 yeast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ELG1(Enhanced Level of Genome instability gene 1)이라는 유전자가 있다. DNA damage를 주면 protein 양이 증가하는 현상들이 발견되어서 왜 그런지를 보았다. 보통 DNA 복제 유전자에서 homotrimer인 PCNA(Proliferating Cell Nuclear Antigen)가 같이 따라 가는데 DNA damage가 오면 PCNA에 ubiquitin이 결합하게 된다. (Ubiquitylation은 몇 년 전 노벨상이 수여된 것 처럼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PCNA의 ubiquitylation은 발견된 지가 10년도 채 되지 않지만 pathway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찾은 ELG1 유전자는 DNA damage가 왔을 때 PCNA에 결합되어 있는 ubiquitin을 떼어내는 작용을 하는데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했다. 이 메카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암이 생긴다는 것을 mouse에서 관찰을 했고, 그 암에서도 아주 많은 부분에서 genome instability가 심하게 증가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암환자에서도 우리가 발견한 이 유전자에 mutation이 있는 것을 여러 차례 관찰하였다." 최근 연구 동향은? "DNA repair 분야는 상당히 오랫동안 해왔던 학문이다. 사실 가장 활발히 시작된 것은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진 후 DNA repair가 아주 중요하다고 인식하면서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일본이 DNA repair를 많이 연구하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원폭으로 인해서 radiation을 받으면 DNA double strand break이 유발되는데 이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이 되었고 그 후로 태양열에서 나오는 UV로부터 어떻게 DNA repair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post-replication repair라고 부르는 분야는 사실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DNA repair 과정이 DNA replication과 같이 연결이 되어야 하는 과정이어서 그 자체가 복잡하다. 다행히 요즘 들어서 이 두 개를 접목시킬 수 있는 관련 기술들이 개발되어서 아주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도 그 안에 들어가서 연구를 해보려고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최근 Fanconi anemia 환자들에게 암이 많이 발생되는 문제를 조사해 봤더니, 우리가 연구하는 post-replication repair와 비슷하게 DNA 복제를 하는 동안 repair 기능이 고장나 있는 것을 알아 냈다. Fanconi anemia 라고 하는 하나의 큰 분야가 우리가 하고 있는 post-replication repair 분야와 DNA replication 분야가 만나고 있고, 또한 이것을 조절하는데 있어서 ubiquitylation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여러 분야가 서로 만나고 합쳐져서 연구하는 것이 현재의 동향이라고 할 수 있다." NIH 소개 : 연구비 집행 역할을 가지는 NIH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자체 내의 연구소도 있지만 정부에서 주는 대부분의 biomedical research들에 대한 연구비를 지급하고 있다. 예를 들면 2010년도 NIH에서 나간 예산이 310억 달러 이었는데 그 중 260억 달러가 외부 연구소나 대학교의 연구비로 지급되었고 50억 달러가 NIH 내부의 연구자들에게 지원되었다. NIH는 자체 내 연구 담당 분야가 있는데 이것을 intramural research 라고 하고, grant에 대한 심사를 하고 연구비를 공급하는 사람들이 있는 파트를 extramural research 라고 한다. 연구비 심사는 우리도 가끔 ad hoc reviewer로 참가를 하지만, 실제 연구비 집행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study section이 만들어진다. 한 study section 당 20여 명의 전문가들을 모아서 grant들을 나누어 심사를 하고, 나중에 대학이나 심지어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리뷰를 맡긴다. 리뷰를 한 grant들을 순위를 매겨 그에 따라 연구비를 어떻게 지급할지 심사하는 것이 extramural research에 있는 분들이 하는 일이다." NIH 연구비 심사의 공정성 확보는? "내가 얼마 전 참여했던 study section에서도 70-80개 정도의 grant를 리뷰를 해서 그 중 10% ~ 15% 정도가 grant를 받게 되는 것이었다. 만약 그 중에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나 Howard Hughes investigator 등 유명한 사람들에게 grant를 주고 나면 중견급 연구자들은 연구비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proposal에서 연구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많은 기초 데이타가 많은지를 세세한 평가기준에 따라 자세히 본다. 그 study section에 참여하는 20명이 총 이틀에 걸친 토론 과정을 거쳐서 각자 점수를 주게 된다. 이 때 우선은 가장 높은 전문성을 가진 major reviewer 3명이 1~9점 사이의 점수를 매기면, 나머지 reviewer들이 그 점수대 안에서 각자의 점수를 전산입력하게 된다. 간혹 이 점수대를 벗어난 점수를 줄 수도 있지만, 20명의 평점 평균으로 심사를 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 큰 논란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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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H 내 한국인 연구자들의 활동 소개 "NIH에는 한인 연구자들이 약 200명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연구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NIH-KSA(Korean Scientists Association)은 한국 과학자들 간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역할을 한다. 이 조직을 통해서 정보를 교류하고, 매월 세미나를 가지고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대부분은 post-doc과 fellow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인 연구자들은 NIH 내 총 27개의 institute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데, 테뉴어를 받은 사람들이 약 10명 정도이고 테뉴어 트랙에 있는 사람들이 6~7명 정도 된다. 그래서 이 모임의 회장은 테뉴어를 받았거나 최소한 테뉴어 트랙에 있는 사람들이 맡아서 1년 동안 봉사를 하는 것이다. NIH-KSA가 생긴지는 21년이 되었고 현재는 매월 50명 이상이 세미나를 참석하고 있고, 작년 심포지엄에는 참석인원 150명 정도에 포스터발표 50여개와 구두발표 15명 정도로 치뤄졌다. 우리 모임은 material share도 아주 중요시 한다. 물론 NIH가 풍족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그냥 사지만, 한 두 번 테스트 해 보기 위해 material이 필요하거나 조언을 구하고 싶으면 회장님을 통해서 연락을 하고 material을 받아쓰는 경우가 많다. 나도 아주 유용하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 NIH 내 학위과정과 연구인력 채용방법은? "NIH에는 자체 내 학위과정이 없는 대신, graduate student partnership program이라는 것이 있다. NIH에 있는 교수급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지만 박사학위는 다른 학교에서 받는 것이다. 그런 프로그램으로 맺어져 있는 대학들이 옥스퍼드 대학, 캠브리지 대학,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대학, 미국 내 몇몇 대학 등이 있다. NIH의 단점이 랩의 채용 인원이 정해져 있다. 학교에서는 연구비가 있다면 대학원생이나 post doc의 인원수를 늘릴 수 있지만, 나의 경우는 post doc을 5명 까지만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채용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기게 되면 NIH website의 job opening site에 공지되고 그에 관한 상세내용을 볼수 있다. 지원신청도 인터넷 상으로 자신의 CV를 업로드 하여 보낼 수 있다." 미국 생활에서의 어려움은? "초기에 어려운 점이라면 영어였는데 강의도 들어야 하고 발표도 해야 해서 힘들긴 했지만 잘 이겨낼 수 있는 편이었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도 잘 지원해 주었고, 부모님들도 잘 지원해 주셨다. 그래서 여기까지 해 왔었던 것 같다. 사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테뉴어 받는 과정이었다. 한 2년 전 테뉴어를 받을 당시에는 그 과정을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연구만 잘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안에는 노하우가 아주 많았다. 그런데 그런 것을 정확히 전달해 주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더구나 대학원 생활이나 post doc을 할 때에는 나의 연구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사람이 지도교수였다. 이 분은 내가 하는 연구에 관심도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그것을 납득시킬 필요가 없다. 연구만 해서 데이터를 보여주면 평가해서 나중에 같이 논문을 써서 내면 되었다. 그런데 테뉴어 과정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속해 있는 branch 내에 다양한 분야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DNA repair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득시켜야만 되는 것이다.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지금 나의 branch chief인 Dr. David Bodine이라는 분이 많은 도움을 주시고 노하우도 알려주셨다. 요즘들어 느끼는 점 중의 하나가 중국 사람들이 이런 부분들을 아주 잘 하는 것 같다. 그들에게는 속칭 족보라는 것이 있었다. 거기에는 테뉴어를 받을 때 준비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와 테뉴어를 받은 몇 사람들이 테뉴어 트랙에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중국 사람들의 족보를 가져다가 알려주기도 하고 우리가 배운 노하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NIH에서 테뉴어를 받아 일할 수 있도록 해서 한국인의 힘을 많이 키우자는 취지에서 그런 활동을 하고 있다." 큰 영향을 받은 멘토가 있으시다면? "학부와 석사 과정 때 이끌어주셨던 지도 교수님인 박상대 선생님이 첫 번째 멘토이시다. 석사를 하다가 science를 그만두고 다른 길을 가보겠다고 생각해서 그 당시에 방황을 한 적이 있었다. 박상대 선생님은 잘 기억을 못하실 것 같지만 그 때 나를 잡아주셨다. 이 분야는 내가 해야 되고 내가 잘하는 분야 라고 격려도 해주시고, 때로는 혼도 내주셨다. 그래서 한국에서 DNA repair를 처음으로 하신 분이 박상대 선생님이실 것이다. 그것을 내가 처음으로 배운 것이다. 나의 미래를 결정해 주신 정말로 고마운 멘토이시다. 그 다음으로는 post doc 때 실험을 하고 가설을 어떻게 세우는지 가르쳐 준 분이신 UCSD의 Dr. Richard Kolodner이다. 이 분은 어떻게 research를 해야 되고, 어떻게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던 Dr. David Bodine은 내가 테뉴어를 할 때의 멘토였다. 대학원생이나 post doc들을 너무나도 잘 mentoring 하신다. 그래서 학생들을 대할 때 이런 식으로 해야 되는구나 하는 것들을 많이 배운다. 처음에는 화를 많이 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다. 그래서 참 고마운 분이다." 후학들을 위한 조언의 말씀 "자기만 실패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계속 실패를 하다가 어느 순간에 무언가가 되는 것이다. 실험도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참 못 한다. 내가 처음 석사 들어갔을 때, 선배들이 나한테 곰손이라고 불렀다. 손 조작을 너무 못해서 실험을 잘 못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말이 너무 듣기 싫어서 정말 많이 실험을 했다. (박상대 선생님은 잘 모르시는데) 낭비도 많이 해가면서 똑같은 실험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니까 실험이 순조롭게 잘 되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노력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가 다 그런 것 같다. 얼마 전에 읽었던 책에서, 피아노를 치는 사람들은 피아노를 치는 것을 보면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가에 따라서 공연을 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그냥 조율하는 사람으로 남게도 된다. 이것이 하루에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를 보면 통계적으로 거의 맞아 떨어진다고 한다. 누구도 뛰어나게 타고난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얼마나 노력을 했는가가 중요하고 열심히 하면 언젠가 밝은 내일이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들 "학생들과 만나고 강의하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NIH에서는 그런 기회가 적었다. 그런 와중에 박상기 교수님과 연락이 되어서 POSTECH 겸임교수를 하게 되었다. 아직은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아직까지는 웬만한 교육 기관에서 DNA repair나 genome instability를 연구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이 분야를 학생들에게 소개해 주고 앞으로 연구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리고 NIH에 post doc으로 후배 연구자들이 오면 내가 중간 역할을 해서 연결지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 공부하지만 미국에 와서도 연구할 수 있도록 POSTECH의 연구실과 우리 연구실이 공동연구를 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진다면 좋겠다." 우리 과학계의 발전을 위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실제 미국의 웬만한 대학들과 비교를 해 보면 한국에서도 한 사람, 한 사람 뛰어난 분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의 장래가 아주 밝다고 보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계속적인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당장 성과가 많지 않더라도 biological technology가 앞으로 국익을 위해서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것을 믿고 오랫동안 투자를 해줄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