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생물정보학과 시스템생물학의 학문적 역할을 알리는 것이 우선
한국생물정보시스템생물학회 2009년도 회장 유장렬 박사
<인터뷰 1편>
- 한국생물정보시스템생물학회에 대한 소개
- 학회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 임기 동안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
- 학회의 향후 계획은?
- 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 학회만이 가지는 특징
- 학회장으로서의 소감
일시: 2009년 5월 20일, 오후 03:00
장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생물정보시스템생물학회에 대한 소개 "이름 그대로 생물정보학과 시스템생물학에 관여되는 분들이 모여서 관련 분야에 대한 국내외 여러 상황들을 정화하고 자신의 학문적 진보를 꾀하는 모임이다. 생물정보학과 시스템생물학은 기존의 생물학분야에서 많이 다루지 않던 새로운 분야이다. 생물정보학은 최근 생물학분야에서 대량으로 다루어지는 데이터를 정리해서 그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기 위한 분야이고, 시스템생물학은 생물을 분석적인 관점(reductionism)으로 보지 않고 전체적인 접근(wholistic approach)으로 보는 분야이다. 이 두 분야를 통해서 기존의 생물학이 추구하던 방향과는 달리 전반적인 생물현상을 전체 네트워킹적으로 봄으로써,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 생물전반에 대한 반응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을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학회의 회원 규모는 천 여명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일년에 한 두 차례씩 큰 모임을 가지는데 한번에 250명 정도 참여하고 있다. " 학회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중요한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루어진다. 약 60명 정도 되지만 활발하게 움직이는 분들은 이의 절반 수준이다. 우선 이 분들간의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강화하기 위해서 2달 마다 이사회 모임을 가지는데 경치 좋은 곳에서 1박 2일 정도의 일정으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회장직을 맡은 지 5달 정도 돼 가는데 한 두 달 더 지나면 체계적으로 운영하도록 요청을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 임기 동안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 "우리 학회가 11년째를 맞이하지만 아직은 초보 단계에 있다고 생각된다. 지난 10여 년간 이 분야의 연구자가 국내에 많지가 않았었고 새로운 분야이다 보니 많은 프로모션을 해야 한다. 생물정보학과 시스템생물학이 생물학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연구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새로운 기법과 관점에서 자기 분야를 조명함으로써 이제까지 못했던 많은 새로운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생물학분야의 다른 연구자들에게 영역을 소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당연히 이 분야의 세계적인 경향을 신속하게 습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 "또한 그 동안 학회에서 국제학술지를 가지지 못했는데, 임기 동안에 Interdisciplinary Bio Central (IBC)이라는 국제학술지를 내놓게 된다. 그것은 현재까지 학회에서 다루던 것과는 달리 앞서가는 형식이 될 것이다. 현재 포항공대 남홍길 교수가 이것을 준비하고 있고 소개가 될 것이다. 연구자가 논문을 작성하여 투고할 때 그 논문에 대한 가장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심사위원을 스스로 정하여 코멘트를 얻은 다음 그것을 함께 제출한다. 그러면 제출된 내용이 저널에서 인터넷을 통해 소개되고 일반 연구자들은 댓글을 달듯이 코멘트를 할 수 있게 된다. 그 과정들을 거쳐 최종적으로 발간된다. 논문은 온라인으로만 발간되고 하드카피로는 하지 않는다. 말씀드린 내용은 극히 일부이며, 이 외에도 저널이 갈 방향을 십 년 혹은 그 이상 앞선 형식으로 소개될 것이다." "우리 학회는 2012년 1월에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하였다. 그때까지 회장의 임기를 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로 생물정보학과 시스템생물학 분야의 국제학술대회를 가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학술대회에서도 워크샵이나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많은 연구자들에게 이 분야를 소개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학회의 향후 계획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분야이다 보니 연구자들도 굉장히 젊다. 그래서 학회 운영에서 유경험자들이 많지 않아 조금은 서툰 면이 있다. 하지만 위원회 중심으로 조직화하고 국제학술지도 제대로 발간하고 그 밖에 정보화 등에도 노력을 해서 모범적인 학회의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 좀더 많은 분들이 생물정보학, 시스템생물학에 친숙하게 다가 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우선 생물정보학과 시스템생물학이 대표적인 융합분야이다. 기존의 정보학과 생물학, 그리고 시스템생물학과 같이 서로 다른 학문이 합쳐질 때 새로운 분야가 열린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연구자들 중에는 자기 분야에 너무 몰두하고 그것만 고집하는 경향이 가끔 있다. 지금까지는 학문의 어떤 수준을 유지하는데 허용되었을 수도 있지만, 향후에는 과감하게 자기 분야를 뛰어넘는 자세가 학문을 하는 사람의 기본자세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분야를 공부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융합정신을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고 다른 분야와 용감하게 협력연구를 꾀하는 자세를 가지기를 권하고 싶다." 학회만이 가지는 특징 "Genome이라는 것은 생물에 있어서 불변적인 요소이다. 그것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가장 기본이 되고, 거기에 가변적인 것을 둘 수 있는 골격이 Genomics를 통해 제공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그 동안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Proteomics라든지 metabolomics, RNA protein 등의 metabolite로 연결되는 가변적인 것들, 유전자 상호간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것을 이해하는 물질대사의 pathway 등등 시스템적인 것들을 얹게 된다. 단순히 죽어있는 pathway가 아니라 여기에 dynamics를 시스템적으로 넣음으로써 전체적인 생물정보가 하나의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엮을 수 있는 것이 이 분야이다. 그래서 그간 우리가 왜 생물학을 해 왔는지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고 디지털화된 모든 것을 컴퓨터를 통해 손쉽게 접근함으로써 생물 분야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 학회의 요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생물정보시스템생물학회 회장으로서의 소감은? "조금 부끄럽지만 최근에 식물학회 회장을 했었고 이어서 식물생명공학회 회장도 했었다. 식물을 하는 사람으로서 식물생물공학에 대한 전공을 해 왔었는데, 사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생물정보시스템생물학회 회장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학회 운영에 대한 경험을 이곳에서 살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분야에서 많은 우수한 젊은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기자: 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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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중인 연구주제와 연구성과 "본래 전공은 식물조직배양이다. 지금은 낡은 분야가 되었지만 그 당시 학위를 받을 때만 해도 가장 첨단 분야에 속했고 80년대까지 그 연구를 했었다. 90년도에 들어서는 식물바이오텍의 최대의 이슈가 형질전환이었다. 그래서 수박에서 제일 먼저 형질전환시스템을 구축해서 많은 인정을 받았고, 인삼 등에 관해서도 구축했었다. 그 후 한 번 더 연구분야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2000년에 들어서서는 그간의 핵형질전환 방식과는 달리 엽록체에 유전자를 집어넣는 엽록체 형질전환으로 시스템을 바꾸게 되었다. 현재까지도 국내에서는 엽록체 형질전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그리고 2000년 초에는 처음으로 metabolomics를 제안해서 국가지정연구실(NRL)로 선정이 되었다. 바로 그 때 metabolomics를 시작하면서 정보학이나 시스템생물학에 대한 개념을 접하게 되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데이터를 컴퓨터를 통해 정리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 내는 작업이 굉장한 즐거움을 주었다. 그 모든 현상을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서 숫자로 접하게 된 metabolomics를 통해 알고 있었던 기존의 생물에 대한 생각이나 자연과학 전체에 대한 이해의 폭이 조금 커졌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식물에서는 metabolomics를 기존의 functional genomics와 연계가 가능하다. 그래서 arabidopsis의 mutant에 대한 metabolic profiling을 통해서 기능을 알 수 있다. 기존에는 형태적 phenotype을 통해서 유전자의 기능을 유추하는 방식이었는데 사실 arabidopsis mutant pool에서 phenotype을 나타내는 것은 불과 10%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90%는 metabolic mutant이다. 그래서 현재까지의 functional genomics는 일부를 보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90%에 해당하는 silent mutant, 형태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어떤 유전자의 기능에 변화가 있는 부분들을 high-throughput으로 해서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mutant와 관련된 유전자를 찾을 수 있고 그 기능을 metabolic profiling을 통해 유추해 낼 수 있다. 최근에 한 두 개 유전자를 찾기 시작했는데, 시스템이 high-throughput이기 때문에 기존의 형태적 접근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대량의 신규 유전자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역할과 바이오분야에의 기여에 대해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85년도에 시작되었다. 그 때 창립멤버로 들어왔다. 본래는 현재의 KIST 산하에 있었고, 그 당시에는 KAIST라고 불렀다. 그 후에 독립을 해서 대전으로 내려오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는 전체 직원이 1,000여명 정도 되고 1,200억원 정도의 예산 규모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연구원은 유전자은행이나 영장물센터 등과 같이 생명공학을 하기 위한 많은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고 전체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본래는 새로운 분야를 가장 먼저 받아들여서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했었지만, 최근에는 대학의 좋은 연구자들이 그런 일을 좀 더 잘하고 있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 보다는 응용쪽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다. 가장 신경을 쓰는 것 중의 하나는 신약 분야이다. 암환자의 natural killer cell(NK Cell)을 가지고 그 줄기세포를 배양해서 대량으로 증폭시킨 다음 환자에게 다시 주사해 줌으로써 부작용 없이 스스로 암을 치료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 벤처를 설립한 상태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그 외에도 기존의 천연물을 바탕으로 하는 신약에 대해서는 꾸준히 성과를 내 오고 있다. Human genomics 관련해서는 위암, 간암 분야에서의 인프라는 우리 연구원이 세계적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위암, 간암 환자수가 많기 때문에 집중을 했는데 화이자 회사와 세계적인 제약업체들과도 제휴를 맺고 있다. 우리의 연구결과에 대해서 그 쪽에서 흥미를 자기고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하겠다는 양해각서가 되어 있다. 화이자 회사에서도 적어도 위암, 간암 genomics의 인프라에 대해서 우리를 높게 평가하고 있고 전략적 파트너로 삼을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뇌과학 연구도 우리 연구원에서 이루어져서 앞서가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보여졌으면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데, 현재 정부 계획으로는 뇌과학연구소를 별도로 세우는 듯한 인상을 받고 있어 아쉽다." 최근 출연연 기관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된 것은 어떤 내용인가? "기관 평가에서는 대체로 좋은 점수를 받아 왔다. 출연연 상호간의 비교이기 때문에 다른 출연연보다 앞서가고 있고 결과가 우수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관 평가로 만족하기에는 아직 생명공학분야에서 해야 할 일들이 굉장히 많다. 아시다시피 포항공대, 서울대, KAIST 등 생명공학분야에서 가히 세계적이라고 할 만한 업적들을 한 달이 멀다 하고 나오는 상황이다. 물론 우리 연구원이 여러 측면에서 잘 할 수 있도록 해 준 역할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 연구원이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KAIST와의 통합 문제로 상당히 곤혹을 겪었다. 그 때 선임연구부장으로 있었고 원장님이 경질되는 바람에 직무대행을 하게 되어 그 소용돌이 중앙에 있었다. 물론 연구원과 KAIST를 통합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시각도 이해는 하지만, 별도로 있으면서 전체 생명공학을 프로모션하고 가장 최전선에 서 있는 것이 우리나라 전체 생명공학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학문 분야 뿐만 아니라 바이오산업적인 차원에서 보더라도 지원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그 당시 정부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상당한 곤혹을 치루긴 했지만, 정부에서 바른 판단을 해서 지금 독립기관으로 남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일조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 개인적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나라 학계가 좀더 발전된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앞으로는 여성시대이다’라고 얘기한다. 여성만의 시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다워야 되는 시대라는 의미이다. 이 때까지는 천재적인 한 명의 연구자에 의해서 대단한 업적이 나오고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지만, 향후는 이런 면이 월등히 줄어들고 잘 하는 사람들이 함께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학문의 분야가 워낙 고도화 되고 융합이라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여성스럽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다른 사람의 감정과 정서까지 이해할 줄 아는 연구자가 성공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혼자만의 연구가 아닌 두 세 명, 혹은 열명,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의 충분한 교류를 통해서 자기 분야가 살 찌워지고 향상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뜻에서 향후의 연구자는 우선 훌륭한 커뮤니케이터이고 그 다음으로 품위있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연구자가 성공하는 연구자가 되는 시대로 변화할 것이라고 분명히 믿고 믿다. " 이 인터뷰를 보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혹시 열심히 하고 부지런하라 라는 얘기를 들어왔다면, 거꾸로 ‘좀 노십시오’ 라고 얘기하고 싶다. 조금은 게을러질 필요도 있다. 경제활동을 예로 들면 돈을 씀에 있어 가장 합리적으로 사용하는 범위가 오천 원에서 이만 원 사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지불하는 금액에 비해 그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면 더 값싸게 파는 쪽을 택하거나 질이 떨어진다면 또 그에 맞게 행동하곤 한다. 그런데 몇 십 만원, 몇 백 만원이 되면 만원과 비교했을 때 수십 배 혹은 수백 배의 가치를 두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적은 액수에서 바람직하게 행동하는 것을 큰 액수에서는 엉뚱하게 판단해서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 적은 액수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다보니 큰 액수에 써야 할 에너지를 잃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조그만 일은 그냥 손쉽게 덮어두고 큰 일에 몰두하게 되면 좀더 합리적인 활동이 될 것이다. 세상만사 많은 부분이 그런 것 같다. 열심히 하고 있는 내용이 오천 원에서 이만 원 사이라면 놀자. 그리고 몇 백 만원 또는 그 이상의 것이라면 앞서 아껴둔 에너지를 쏟아 부어 몰두한다면 그것이 성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기자: 박지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