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학회도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2009년도 회장 박주배 교수
<인터뷰 1편>
- 학회운영 측면의 어려운 점
- 학회의 재정적인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 학회 회원과 연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 지금 진행중인 연구주제에 대한 소개
- 삼성생명과학연구소에 대한 소개
- 우리나라 생명과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시: 2009년 5월 19일, 오후 03:00
장소: 한국과학기술회관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에 대한 소개 "우리 학회는 1989년 4월 15일에 창립되어 올해로 20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회원이 300여명이었는데, 현재는 정회원이 2,500명이 넘고 전체회원은 8,000명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가장 큰 생명과학 학술단체가 되었다. 다른 학술단체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빠른 발전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명과학이 본격적으로 발전한 시기는 1980년 중반이다. 1980년 초반에 유전공학이 소개되면서 1983년 유전공학육성법이 마련되었고, 그에 따라 유전공학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지원되어 1986년부터 유전공학 학술발표회가 이루어졌다. 이를 계기로 학술발표회를 확대해 가면서 생명과학과 관련된 여러 분야 연구자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가 시작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생명과학이 굉장히 발전되었다는 점을 보면 우리 학회의 발전이 우리나라의 생명과학의 발전과 같이 이루어져 왔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는 국제세포생물학회를 개최해서 국제적으로도 학회의 위상을 확립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가을 학술대회 참석인원이 거의 3,000여명을 넘었고 발표논문수도 약 1,980편 정도였다. 규모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나 한국을 대표하는 학회로 발전되었다고 보고 있다. " 임기동안 진행하는 사업 "학회가 가지는 가장 큰 기능은 학술기능, 즉 학술대회와 학술지이다. 학술대회의 규모면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크지만 질적인 면도 중요하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최신의 학문발전과 질적으로 좋은 정보를 줄 수 있는 학술대회를 준비하는데에 주력하고 있다. 회원들이 전문적인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아직까지는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 학회는 분과학회 12개가 있고, 각 분과학회가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어서 전문화된 학술대회를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좀더 활성화해서 외국학회처럼 좀더 전문화된 지식을 공유, 발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는 사회봉사 측면에서 주력하는 부분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업으로 BioYouth Camp를 개최하고 있다. 작년까지 년 2회로 개최를 해 왔었는데, 올해는 경암교육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전국 4군데에서 청소년을 위한 Camp를 개최하고 있다. 목적은 고등학생들에게 생명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장차 과학자로 갈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자 함이다. 올해는 이 부분을 좀더 강화하고자 한다." 올 가을 정기학술대회의 주요 테마는? "우리 학회는 가능한한 현재 발전하고 있는 대부분의 분야를 다루기를 원한다. 회원들의 관심분야가 다양하고 본인들이 하고 있는 분야의 심포지엄이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꼭 특정 주제를 정해서 하지는 않는다. 단, 우리 학회만이 하고 있는 것으로 올 가을학회에서 윤리심포지엄을 가진다. 국내에서도 논문의 표절 등 여러 문제가 있는데 회원들에게 연구의 윤리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을 학회를 통해서 하고 있다. " 분과위원회의 활동은 어떻게 하나? "분과에서는 하루 내지 이틀 정도의 독자적인 컨퍼런스를 하게 되는데, 분과에 소속한 분들이 준비를 하고 학회는 학회시스템을 통해서 회원들에서 홍보를 하고 있다. 현재는 분과가 주체가 되어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학회가 좀더 조직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면 작지만 전문화된 컨퍼런스가 많이 이루어져서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 학회는 지역학회와 분과학회 두 가지가 있다. 지역학회는 지역별로 회원들이 모여서 매년 학회를 열고 있고, 분과학회는 주제별로 모여서 활동을 한다. 그래서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모이니깐 훨씬 결속력이 높다." 학술지 운영에 대하여… "(Molecules and Cells 저널이) 올해나 내년 정도에 impact factor 2.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Springer 출판사를 통해서 학회지를 소개하게 되고 모든 정보를 볼 수 있게 된다. 학회지를 국제화하려면 외국에서 투고하는 논문이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국내 SCI 저널들이 외국의 투고가 아주 저조하다. 이런 부분은 학회지를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야 하고 우선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우리 학회지에 투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주 필요하다. 굳이 3.0 위원회가 없어도 편집위원회에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시면 달성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술지의 국제화는 아주 어려운 작업이다. 일본도 영문잡지를 발행하고 있지만 impact factor 2.0 넘는 잡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는 교수의 업적평가에서 impact factor를 아주 강조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impact factor가 높은 잡지에 투고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국내 학술지들이 국제화하는데에 굉장히 어려움이 많다. 그렇지만, 국내 대부분의 SCI 잡지들이 impact factor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가 노력을 하고 외국에 알리면 앞으로도 상당한 발전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에 있는 많은 학자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학술지의 발간 간격을 조정하게 된 배경 "지난해까지 격월간으로 발간되던 것을 월간으로 결정하게 된 큰 이유가 투고된 논문의 수 때문이었다. 논문의 수가 늘어나다 보니까 지난해 초에는 억셉된 논문이 출간되기까지 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논문이 출간되기까지의 기간을 짧게 해 주기 위해 월간으로 해도 충분히 한 호를 나갈 수 있는 논문의 수가 확보된다고 판단을 했다. 현재는 발간되는 논문의 숫자를 확보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학회로 논문을 투고한 다음에 출간하는 비율이 50%가 되지 않아 기준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 하더라도 월간으로 발간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 학회의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서… "학회장을 맡으면서 학회가 어떤 사회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다. 좀전 말씀드린대로 청소년을 위한 BioYouth Camp도 하지만 일반대중을 위한 학회의 홍보 할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황우석 교수의 사례를 들면,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문제가 되기 전에 학계에 있는 사람들은 많은 걱정을 했었다. 학문적인 관점에서 황우석 교수의 업적이 얘기되는 것이 아니고 완전히 사회적인 관점에서 얘기되었다. 학문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것이 과장된 것이 아닌가? 사회적인 현상이 아닌가? 그렇다면 과연 우리 학회가 제대로 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려준 일이 있는가?' 라는 생각을 했다. 또 한가지로 작년 광우병과 연관된 촛불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광우병을 전공한 사람들이나 생명과학자들이 봤을 때는 너무 과장된 정보에 의해서 사회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 순간에도 과학자들의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런 것을 보면서 학회가 사회적인 기능을 한다면,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적인 과학상식에 대한 홍보라든지 사회적인 이슈가 나왔을 때 학회가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나라 학회들도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 좀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또 한가지는 외국 학회를 보면 학회의 사회적 기능 중에서 대학, 중/고등학교의 생명과학 교육에 학회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방안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학회들은 그만한 역량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기능도 앞으로는 학회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기자: 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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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운영 측면의 어려운 점 "우리나라 학회는 대부분 학회 임원들의 희생 위에서 발전되어 왔다. 학회 업무의 대부분을 교수 또는 학회 임원들이 직접 나서서 해야 한다는 것이 늘 안타깝다. 젊은 학자들이 교육하고 연구하는데 시간을 내야 하는데 학회 일을 하는데 시간을 뺏긴다는 것이 안타깝다. 외국을 보면 학회가 재정적으로 자립을 하고 학회의 많은 사무원들에 의해서 학회의 모든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학회가 주최하는 컨퍼런스들도 학회 소속 사무원들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학회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은 아이디어만 제공을 하면 그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 학회는 대부분 참여하는 임원들의 희생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회운영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이라 할 수 있다." 학회의 재정적인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크게 차지하는 부분은 학술대회 때의 기기전시회, 학술지 광고 등을 통해서 기업이 학회에 제공하는 후원이다. 회원의 회비로는 학회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국학회들은 회원 또는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많이 받고 학회 차원에서도 끊임없이 기부에 대한 안내를 적극적으로 한다. 또한 컨퍼런스를 통해서도 지원을 받음으로써 학회를 운영한다. 그러나, 우리 학회나 큰 학회들은 정기학술대회시 기업 후원을 통해서 운영을 위한 경비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 학회는 법인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부터 기부를 받을 수도 있고 기업의 후원을 받게 되면 학회가 정식으로 영수증 발행도 가능하다. 그런 부분에서 다른 학회들 보다 나은 편이다. 우리나라도 학회를 위한 기부문화가 정착된다면 학회가 여러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학회 회원과 연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학회 회원들에게는 늘 감사하다. 우리 학회가 발전해 온 것은 학회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활동을 해 주셨기 때문이다. 결국 학회는 학회 회원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고 회원들이 참여해야 학회가 발전한다. 학회는 회원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회원들의 업적을 발표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한다. 회원들이 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학회의 발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생명과학의 발전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가 처음 학문을 할 때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이제 우리나라의 연구환경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빠지지 않을 만큼 좋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학문에 대한 열정이다. 뭔가 꿈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찾아보겠다는 정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노력을 해야만 우리나라 생명과학이 발전하고 학회도 발전할 것이다. 학문을 하는 사람은 궁극적으로 학문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명예나 다른 곳에 목표를 두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참 많이 얘기하는 것이 노벨상이다. 예전 과총에서 쓴 글의 제목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노벨상은 결과이지 목표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쓴 일이 있다. 결국 모든 상은 열심히 연구한 결과로 오는 것이지 과학자에게 있어 상은 목표가 될 수 없다." 지금 진행중인 연구주제에 대한 소개 "1980년대 초반 인체 암에서 처음으로 암유전자가 발견되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의 많은 위암, 간암에서 새로운 암유전자를 찾겠다는 꿈을 가지고 미국을 갔다. 어떻게 보면 한국 과학자로서 처음으로 암유전자를 연구한 그룹에 속한다. 그렇지만 모든 게 쉽게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암에서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10년 전 위암에서 발현되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 클로닝해서 GeneBank에 등록도 했다. 그 유전자의 기능을 지난 10년 동안 연구해 왔다. 그것은 세포주기에 관련된 유전자이고 그것을 제거하면 쥐가 발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유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직접 유전자를 클로닝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연구하는 분들이 없다.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지금 현재도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계신데, 기관에 대한 간략한 소개? "삼성생명과학연구소는 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교수님들의 연구를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고 일부 연구비지원을 통해서 우리나라 의학연구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동물실험실, 분자영상센터 등 연구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전체 연구프로젝트를 모두 포함한 연구원들은 전체 600여명 정도가 된다. 우리나라 생명과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왜 이과를 기피하는가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과를 전공해서 학위를 하고 나갔을 때 그 사람들이 얼마나 일할 자리가 있느냐 라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연구소가 굉장히 많아서 자기가 배운 것을 펼쳐볼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학 외에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대학원을 진학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나가서 일할 곳이 없으면 결국은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국가적으로 과학자가 일할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한가지는 국가가 연구를 주도하는 것이 어떤 방향이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목적성 연구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연구는 연구자가 스스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해야 한다. 최근 제넨텍이 큰 제약회사에 흡수되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큰 회사에 흡수된 제넨텍이 원래와 같이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연구를 할 수 있겠냐 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결국 연구자가 원하는 연구를 맘대로 할 수 있을 때 좋은 연구성과가 나오고, 그것을 기반으로 바이오산업도 육성되는 것이다. 연구를 목적 위주로 하다 보면 창의성이 죽게 되고 기대했던 연구성과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국가적인 연구비지원은 미국에서 하고 있는 Research Initiative Project 처럼 연구자가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하는 방향으로 많은 지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과학 발전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외국에 학위를 하러 나가는 사람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과 비교하자면 학위과정은 일본에서 하고 학위가 끝나면 외국으로 포스닥을 하러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한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에 나가서 학위도 하고 포스닥도 해서 좋은 업적도 거두고 돌아오곤 한다. 현재 많은 대학에서 대학원생을 교육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가 우수한 인력은 대부분 외국으로 많이 나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국내에서 학위를 하게끔 해서 (학위를 한 다음에 연수를 나가는 것은 상관이 없겠지만) 대부분은 국내에서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기자: 박지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