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비만, 수명조절 등에 관여하는 신경펩타이드(sNPF)의 신호전달 연구
[기획] 2008 국내 바이오 10대 뉴스 : KRIBB 장수과학연구센터 유권 박사
<인터뷰 1편>
- KRIBB 장수과학연구센터 소개
- Nat. Cell Biol.에 발표된 연구성과
- 신경펩타이드란?
- 가장 어려웠던 점은?
- 앞으로의 계획
- 관련분야의 국내외 연구동향
일시: 2009년 1월 22일, 오전 10:30
장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KRIBB 장수과학연구센터 소개 "장수과학연구센터는 최근에 생긴 조직이다. 작년 2008년 10월 조선일보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가 500만 명이 넘었다고 보도하였고 노령화 문제가 굉장히 큰 국가적인 현안 문제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우리 연구원에서도 신임 원장님이 오시면서 새로 생긴 조직이다. 장수과학연구센터 내 세 개의 연구팀이 있는데 한 개 연구팀이 우리 연구팀이고 두 번째는 유대열 박사님 연구팀으로 주로 쥐를 모델로 연구를 하신다. 세 번째는 권기선 박사님이 근 세포를 모델로 하는 연구를 하고 계신다. 서로 다른 세 가지 시스템을 연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호 시너지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 Nat. Cell Biol.에 발표된 연구성과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작년 4월 달 Nat. Cell Biol.에 낸 논문이 신경펩타이드(short neuropeptide(sNPF))가 어떻게 insulin signaling을 조절해서 개체 크기를 조절하느냐 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sNPF가 ERK 효소를 통해서 인슐린 유전자를 발현시켜서 인슐린 유전자들의 target organ, 예를 들어서 포유류의 경우 지질세포(Adipocyte)에서 insulin receptor signaling을 조절해서 대사나 개체 크기, 세포 크기 또는 수명 조절에 관여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우리가 초파리 mutant를 가지고 주로 연구를 해왔는데 sNPF가 줄어든 mutant를 보면 크기가 정상에 비해서 대략 23% 정도 줄어들며, 인슐린 유전자 발현이 30% 정도 줄어든다. 그리고 지질세포(Adipocyte)의 크기가 30% 줄어드는 반면 수명은 20%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아까 말씀 드린 대로 sNPF나 포유류 homolog인 NPY가 ERK라는 효소를 통해서 인슐린 유전자를 조절하게 된다. 그런 mechanism이 초파리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서 우리가 밝혀냈고, 그 다음에 한 연구가 포유류에서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포 수준에서 밝혔다. 현대사회에서 대사질환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고, 그 중 특히 비만과 당뇨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가 밝혀낸 mechanism을 이용해서 새롭게 치료할 수 있는 접근 방법을 생각할 수 있고, 또 한가지는 sNPF signaling이 수명을 조절하기 때문에 수명 연장 연구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당뇨병을 고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들 중 주로 insulin과 insulin receptor downstream을 조절해서 제 1 형이나 제 2 형 당뇨병을 고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우리가 밝혀낸 결과를 응용하자면, insulin signal의 upstream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밝혀냈고 upstream 을 조절함으로써 insulin의 transcription, mRNA의 양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신경펩타이드란? "우리가 전통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신경 호르몬이다. 예를 들어서 연구가 많이 된 것이 포유류에서는 NPY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뇌하수체에서 나와서 신경 호르몬으로 작용하여 각 세부 기관에 작용을 해서 먹는 것을 조절한다. 신경펩타이드의 역할이 다양한데, 많은 부분이 신경 호르몬 역할과 겹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neurotransmitter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연구하고 있는 초파리의 신경펩타이드인 sNPF도 주로 신경 호르몬 역할을 하게 된다. 물론 그밖에 아주 다양한 역할을 하지만 우리가 주로 집중하는 것은 신경펩타이드 역할 중에서도 신경 호르몬 역할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신경펩타이드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펩타이드이기 때문에 아미노산의 숫자가 적다. sNPF의 경우 기능을 하는 펩타이드가 몇 가지 정도 있다고 추정을 하는데, 1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 한 가지가 있고 또 하나는 19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가 있다. 그리고 포유류에서는 NPY의 경우 36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작은 펩타이드이다. 신경펩타이드는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포유류보다도 무척추동물, 해양 무척추동물에서 오래 전에 발견되었다. 그러나 발견은 되었지만 기능을 모르고 있었다. 연구를 함에 있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애로 사항이 있었다. 최근에 초파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펩타이드의 기능을 유전학적으로 접근해서 기능을 밝혀낼 수 있는 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초파리를 가지고 신경펩타이드를 연구하는 그룹은 아주 소수이다. " 가장 어려웠던 점은? "출연연(정부출연연구원)에 있으면서 가장 힘든 점은 PBS 문제이다. 잘 아실 테니까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 하겠다. PBS 때문에 여러 가지 연구 과제를 동시에 진행해야 된다. 그렇게 되면 가장 큰 문제는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자기의 주요 연구 분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고,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내는데 있어서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그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우리의 경우도 연구 기간이 오래 걸렸지만, 우리의 부족한 부분은 외부 기관에 계신 분들과 공동 연구를 많이 했다. 예를 들어서 Nature Cell Biology 논문에서도 우리 연구팀 이외에 충남대 의대 권오유 교수님, 건양대 의대 이준행 교수님이 cell 부분의 일을 많이 도와주셨다. 협동 연구를 한 결과로 Nat. Cell Biol. 논문을 내게 되었다. " 앞으로의 계획 "2004년 JCB 논문을 낼 때, sNPF의 기능을 연구해서 두 가지의 기능을 밝혔다. 한 가지는 sNPF라는 신경펩타이드가 개체 크기를 조절하고, 두 번째는 섭식 행동(feeding behavior)을 조절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2008년에 낸 논문에서는 개체 크기를 조절하는 mechanism을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섭식 행동을 조절하는 mechanism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이며 그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 밖에도 ER stress가 당뇨병을 유발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여러 가지 질병들이 ER stress에 기인해서 발병한다는 사실이 많이 밝혀지고 있다. 포유류에서는 비만 자체가 ER stress로 작용해서 당뇨병이 유발된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는 초파리를 이용해서 어떻게 ER stress에서 유도된 당뇨병을 조절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sNPF signaling이 insulin signaling을 조절해서 초파리의 수명을 조절한다는 것을 밝혔는데, 그 외 다른 mechanism들이 수명을 조절할 수 있는지, 만약에 있다면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두고 앞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관련분야의 국내외 연구동향 "우리는 초파리를 모델로 해서 대사질환을 연구하고 있다. 사실 아주 새로운 분야이다. 전통적으로 포유류를 가지고 연구를 했지만 초파리를 모델로 연구하는 그룹은 세계적으로도 우리를 포함해서 아주 소수이다. 잘 아시다시피, 초파리를 이용하면 유전학적인 연구로의 접근이 쉽고 기술 쪽으로도 강하다. 우리가 신경펩타이드를 연구하다 보니까 인슐린까지 연결이 되었는데, 대사 뿐만 아니라 생리적인 작용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를 유전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새로운 경향이라 할 수 있다." 기자: 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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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BB에서의 연구활동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장점은 아주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있다. 우리 연구원이 180명 정도의 PI급 연구원, 박사 학위를 가진 분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공분야가 굉장히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쉽게 협동 연구를 할 수 있는 큰 강점이 있다. 또 한 가지는 인프라가 아주 잘 갖추어져 있다. 예를 들면 국가영장류센터라든지 유전자원센터 등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만약 내가 다음 단계 연구로 전임상까지 갈 수 있다면 인프라를 이용해서 아주 쉽게 연구 결과를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KAIST와 생명연(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통합 문제가 붉어졌고, 대다수의 생명연 연구자들이 반대를 했다. 결과적으로는 KAIST와 우리 생명연이 공동으로 연구소를 만드는 것으로 결정이 났고,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연구 인재상과 앞으로의 채용계획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원들을 뽑을 예정이다. 그런데 질문 중에서 인재상이 어떠냐고 말씀을 하셨는데, 야구 감독이나 축구 감독들이 선수를 어떻게 뽑는지를 들여다보니까, 내가 원하고 희망하는 연구원을 뽑는 기준이 아주 비슷했다. 우선 기본기가 충실하고 아주 열심히 할 선수를 뽑는 것이다. 내가 볼 때도 내가 바라는 연구원의 연구상도 똑같다. 기본기가 충실하고 적극적이고 끈기가 있는 사람이다. 연구분야마다 각각 다르겠지만, 우리 연구분야에서의 기본기는 대략 유전학이나 분자생물학, 세포학 정도의 기본 교과서 수준의 지식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로서의 조언의 말씀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난 20년 이상 연구를 해 왔던 나의 경험을 보면, 제일 중요한 것은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교과서 수준의 지식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연구 생활 내내 큰 밑거름이 된다. 일단 자기의 연구 분야가 정해지면 대학원생이건 포스닥이건 연구자이건 다 마찬가지다. 그 분야를 끈질기고 아주 오랫동안 한다고 생각하고, 치열하게 매달려야 한다. 아주 일반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질문을 많이 받곤 하는데, 어떤 직업이든지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연구 생활이 더 힘든 이유는 어느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 과정 또한 앞이 꽉 막힌 것 같은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그런 과정을 극복할 때 운이 좋은 사람들은 자기의 역할모델이 있거나 멘토가 있어서, 산으로 따지면 중턱까지는 쉽게 올라간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끈기나 오기로 올라간다. 중턱까지 올라간 다음에는 자기 의지나 노력에 의해서 산 정상 근처까지 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자라는 직업을 선택하면 끈기가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으로는 자기 분야에서 치열하게 노력을 해야 된다." 연구지원 측면에서의 바람 "제일 큰 애로사항이 연구 인력 문제이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인력 문제인데, 아주 적극적이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연구원을 뽑는데 애로사항이 있다. 이 기회를 계기로 해서 박사과정에 진학할 학생이거나 포스닥 분들 중 열심히 할 수 있는 자세가 있는 분들이라면 같이 한 번 일하고 싶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동떨어진 이야기 같은데) 운동을 열심히 하시길 바란다. 걷기나 다른 어떤 것도 좋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열심히 하면 좋겠다. 건강 관리도 노력이 필요하다. 이유는 말씀을 안 드려도 너무 잘 알 것이다. 사실 내가 못했기 때문에 최근에 많이 느끼는 점이다." 기자: 박지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