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단백질의 열역학, 동역학, 돌연변이체 현상 등을 물리학적 관점에서 연구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장익수 교수
<인터뷰 1편>
- 부산대 '단백질체 생물물리학 연구단' 소개
- 대표적인 연구성과
- 에너지 함수 디자인이란?
- 결과물의 응용은?
- 앞으로의 연구 방향
- 대상 단백질들의 종류는?
- 실제 생체내 현상과 얼마나 일치하는가?
- 국내외 연구 동향
- 공동연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일시: 2008년 11월 11일, 오후 2:00
장소: 부산대학교 C28
부산대 '단백질체 생물물리학 연구단' 소개 "우리 연구단은 단백질의 여러 가지 독특한 현상, 즉 열역학적인 현상, 동역학적인 현상, 그리고 돌연변이체 현상 등을 물리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기술해서 생명과학적으로 응용하려고 하는 연구단이다." 대표적인 연구성과 "첫 번째는 단백질들을 기술할 수 있는 에너지 함수를 직접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그 연구는 2001년 PNAS에 게재가 되었는데, 그 당시까지만 해도 신경망 학습이론을 이용해서 단백질의 에너지 함수를 디자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학계에서 알려져 왔던 문제를 약 천 개 단백질들의 자연 상태를 기술할 수 있는 에너지를 디자인 한 것이다. 두 번째로는 올 해 초, 2008년 1월에 나온 연구 결과이다. 주어진 단백질이 있을 때, 그 단백질의 열역학, 동역학, 돌연변이체 현상을 정확한 체계 안에서 기술 할 수 있는 일을 PNAS에 게재했다. 지금까지 단백질을 기술하는데 있어서 크게 두 가지 접근이 있다. 한 가지는 원자들 사이의 에너지를 직접 계산하는 방법이 있고, 두 번째는 아미노산 단계에서 에너지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우리의 방법은 원자적 에너지와 아미노산적인 에너지를 총체적으로 결합하는 heterogeneous한 에너지 함수를 디자인 해서, 길이가 긴 단백질에 대해서도 정확한 통계역학적인 계산을 수행하고 그것을 실제 생명과학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세 번째 연구 결과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와 gene expression profile이나 요즘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많이 연구되는 network 현상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체계적인 Laplacian 방법 이라는 것을 개발했는데, 그 방법을 이용하여 백혈병(Leukemia), 임파선암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 Laplacian network theory를 개발해서 PNAS에 올 3월에 게재하였다." 에너지 함수 디자인이란? "아미노산들의 서열은 어떤 구조를 가지는데, 주어진 서열이 자기 자신의 안정된 구조를 얼마나 좋아하느냐를 나타내는 선호도를 에너지 함수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생물학적인 기능을 잘 나타내려면 자기 자신의 안정된 구조를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불안정한 구조, 가령 단백질이 풀려있을 때는 생리학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서열이 주어져 있을 때, 그 서열이 좋아하는 구조를 찾아낼 수 있는 함수를 물리학적인 용어로 단백질의 에너지 함수라고 부른다. 그런 에너지 함수를 디자인 할 수 있다면 단백질의 여러 가지 열역학적인 성질, 동역학적인 성질을 연구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결과물의 응용은? "단백질이 풀렸다 접혔다 하는 온도가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folding temperature라고 한다. folding temperature가 높은 단백질은 열적으로 안정하고, 낮은 단백질은 열적으로 불안정하다. 온천에 있는 단백질 같은 경우 70~80℃에서 안정해서 높은 온도에서도 잘 접힌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단백질의 열적인 안정성을 원천적으로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하는 것이고, 효소공학처럼 많은 부분에 있어서 단백질의 안정성이 중요한데 그것을 원천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질병에 관계되는 단백질들의 경우는 아미노산들의 치환이 많이 일어난다. 치환이 일어나서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결국 아미노산을 치환함으로써 단백질의 안정성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안정성이 더 생기는지 하는 것들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 "지난 5년 간의 NRL 연구는 제대로 된 단백질체학을 연구하기 위한 기초 체력을 다졌다고 본다. 통계 물리학의 여러 가지 개념과 방법들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연구하는 목적에 맞도록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하고 개념을 적용하는 기초 인프라를 만들었다. 앞으로의 창의연구는 지난 5년간 개발된 이론적이고 수치적이며 독창적인 방법론을 실제 단백질에 직접 적용해서 생물학적인 응용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결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지난 5년간 개발했던 기초 인프라를 실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발전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것을 이용해서 학문적으로 중요한 대표적인 단백질들의 열역학, 동역학, 돌연변이체학, 안정성 검사 같은 것들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물리학자로서의 한 가지 꿈이라 할 수 있는데, 암 또는 질병에 관계되는 단백질들을 선택적으로 집중해서 그것들의 열역학, 동역학, 돌연변이체, 안정성, folding mechanism을 조사해서 실제 질병에 관계되는 단백질들의 생물학적인 기능이 어떻게 물리학적으로 기술될 수 있는지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대상 단백질들의 종류는? "우리가 개발한 연구 방법론은 대상 단백질의 종류와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어려움이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계산을 하는 학자들도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개수가 40~50개 이상이 되면 현재의 계산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 버린다. 문제는 대개 생명현상에 관계되는 단백질들의 길이가 200~300개 되는 단백질들이라는 점이다. 연구할 대상은 있고 모든 개념도 알지만,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서 연구를 할 수가 없다. 그런 한계를 우리들은 극복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대상 단백질이 달라지면 각각의 단백질에 대한 에너지 함수를 다르게 디자인 할 수 있어야 한다. 한 가지 에너지 함수만 가지고 모든 단백질들을 기술하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단백질에 대해서 에너지 함수를 맞춤 디자인을 한다. 그렇게 해서 기술을 해 나갈 것이다." 실제 생체내 현상과 얼마나 일치하는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생체 내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생체 밖의 비이커나 시험관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과는 다르다. 또 생체나 비이커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컴퓨터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또 다르다. 그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다. 나도 그런 간격을 메우려고 노력한다. 컴퓨터 상에서 계산할 때 folding, unfolding을 조절하는 것이 온도이다. 온도를 높이면 풀어지고 낮추면 접힌다. 그런데 실제 생체 안에서는 pH나 이온 농도 등 굉장히 많은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비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한 가지씩 메워 나가야 하고, 생체 밖의 실험실 환경에서 측정하는 현상들을 정성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계까지 연구의 수준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창의과제를 몇 번 더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단백질 연구가 수십 년 전부터 되어왔고, 학문적인 진보도 많이 일어났지만 나의 개인적인 느낌은 아직 단백질 chain 한 가닥의 오묘하고 독특한 현상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갈 길이 멀다. 생명 현상이라는 것이 단백질 한 가닥의 기능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여러 단백질들이 모여서 생명 현상이 일어난다. 단백질 한 가닥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면 단백질 두 가닥이 어떻게 interaction을 하느냐, 어떻게 붙었다가 떨어지느냐, 세 가닥이 어떻게 붙었다 떨어지면서 신호를 전달하느냐 에 관한 것도 4년 차부터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외 연구 동향 "이론 단백질체학, 전산 단백질체학은 외국의 유명한 그룹과 비교를 하면 한 20~30년 차이가 난다고 보시면 된다. 실험 하시는 분들 중 단백질분야로는 세계적인 연구 결과를 내는 그룹들이 제법 있지만, 이론이나 전산 단백질체학은 연구하는 그룹 수가 다섯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적다. 그리고 각 그룹에서 연구한 내용이나 깊이 측면에서 선도하는 수준은 아니고, 아직 세계적인 연구 수준을 따라가는 수준이고 제한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내가 연구하는 방법과 같거나 비슷한 그룹은 물리 분야에서는 나를 포함해서 한 두 그룹이다. 한 그룹은 잘 아시겠지만 KIAS 이주영 교수님이 계신데, 그 분은 주로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이 주어졌을 때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분야로 중요하고 큰 분야이다. 나는 단백질 구조 예측이 아니라 wet biology라고 해서 실제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현상들, 단백질의 여러 가지 독특한 현상들을 기술하고 실험 데이터와 비교하고, 실험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만들고 예측해서 생명과학적으로, 단백질 공학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이론과 계산을 하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공동연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공동연구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 올 2월에 게재되었던 PNAS 논문은 NRL 연구의 결과이다. 그 논문의 연구를 진행한 것은 6년 전인 NRL을 시작할 때였다. 그 계산을 하고, 논문 1편을 완성하기 까지 한 5년이 걸렸다. 그 논문의 공동 저자도 생명공학연구원에서 NMR로 실험하시는 한규훈 박사님,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하시는 숙명여자대학교 화학과 함시현 교수님이다. 이런 분들과 몇 년 동안 이야기를 해서 나온 논문이다. 그리고 올 3월에 나온 논문인 Laplacian network 해석은 부산대 통계학과에 생명 통계학을 전공하시는 분과 4년 동안 열심히 연구를 한 결과물이다. 또 조만간 투고하려는 논문은 단백질을 NMR 실험을 통해서 측정할 수 있는 단백질 구성 원자들의 화학 변이를 이용한 단백질의 2차 구조를 예측하는 것이다. 화학 변이 데이터는 전부 실험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것을 가지고 2차 구조를 예측하는 것은 우리 연구실에서 이론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 일은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이윤태 교수님과의 공동연구였다. 이렇게 꾸준하게 타 전공 분야 분들하고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공동연구를 하고 싶은 외국 그룹으로는 Maryland 대학 화학과에 계시는 분과 UC San-Diego 화학과, 또는 Cambridge 대학의 화학과 또는 암 센터에 있는 분들 같은 세 그룹 정도와는 공동 연구를 해보고 싶다. Cambridge 대학에는 내 학생이 포스닥으로 가 있어서 기회가 있을 듯 하다." 기자: 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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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물리학 분야에 대해서... "요즘은 Biology motivated physics 또는 Physics motivated biology 라고 한다. 생명 현상을 물리학의 지식을 이용해서 설명하는 학문이라고 한 마디로 이야기 하고 싶다. 그래서 대상은 생명 현상이다. 그래서 생물물리학은 융합과학이라고 하는데, 물리보다는 생물(biology)의 냄새가 더 많이 나야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리 쪽에 치우치게 되면 실제 생명체나 생명과학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동떨어져서 물리학자들이 좋아하는 문제, 자기들이 풀 수 있는 문제의 방향으로 흘러가 버린다. 그러면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다.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려고 물리라는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연구의 방향은 생물학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생물물리학은 Physics 보다는 Biology에 더 가까운 학문이 되어야만 학문의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물물리학 전공을 하게 된 계기 "박사 학위는 통계물리학 이론을 하였는데, 그 때 박사 학위 전공이 고분자였다. Polymer physics, 그냥 국수 가닥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것들의 정역학, 동역학, 여러 가지 임계 현상을 공부했다. 박사 후 과정으로는 일부러 polymer physics를 하지 않는 그룹으로 갔다. 정통 통계물리를 더 공부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95~96년경부터 단백질을 하려고 외국의 여러 학회를 많이 다녔었다. 그 때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 들었다. 99년경에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의 물리학과에 한 교수님이 계셨는데 그 분한테 무작정 연구년 1년을 갔다. 그 분이 단백질 연구를 하는데 사용하는 모든 연구 방법론이 통계 물리학이다. 나의 background와 너무 맞았다. 그래서 그 때부터 시작해서 연구년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PNAS 논문을 쓰게 되었다." 물리학자들의 생명과학에 대한 관심은? "이제 입자물리나 통계물리, 고체물리 이론을 하는 사람들이 10년 전부터 단백질로 많이 뛰어들고 있다. 이미 단백질 분야에서 생화학, 생명과학, 화학 하시는 분들이 많은 학문적인 발전을 이루어 놓았지만, 물리 하는 사람들이 뛰어들어서 상당히 많은 학문적인 진보를 이루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biophysics 그룹들이 생기고 학생들도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더라도, 아직 연구하는 층이 아주 얕고 학문적인 폭도 좁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21세기 physics는 biophysics이다. 학생들이 지금 뛰어 들어도 늦지 않는다." 현재 진행하는 연구내용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리학자로서의 identity를 잃지 않으면서 우리 삶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단백질이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고, 이론 물리학자들이 추구하는 심오한 이론을 사용하지 않고도 생명과학 분야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가졌다. 두 번째는 내가 물리를 연구하면서 논문을 쓰고 계산을 하면서 내가 모르는 것이 나오면 물리 전공을 수십 년 했음에도 불구하고 두렵다. 그런데 단백질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모르는 부분이 나와도 두렵지 않다. 옆에 계시는 교수님들한테 물어보면 된다. 내가 모르는 것이 있어도 심리적으로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참 매력적이다. 새로운 논문을 대할 때 마다 그 내용이 나한테는 전부 새로운 것이다. 세 번째 매력은 그래도 신경 써서 몇 년간 일해서 논문을 한 편, 두 편씩 써 놓으면 임팩트있는 일이 되어서 나올 때 지난 몇 년간 고생한 것이 헛된 것은 아니구나 하는 데서 느끼는 보람이 있다." 융합학문이라는 영역에서의 어려운 점 "물리 커뮤니티에서 동일한 분야로 연구하는 사람이 혼자라는 점이다. 물론 국내의 다른 그룹들이 있지만 연구하는 내용도 다르고 방향도 다르다. 사실 물리, 생명과학, supercomputing science의 중간 경계점을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RL을 시작한 후부터는 다른 물리학과 교수님들보다 생명과학과, 화학과, 약대, 의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있는 분들과 더 많이 만나서 미팅하고 같이 워크샵도 한다. 그 분들은 다들 실험하시는 분들인데 굉장히 오픈 마인드이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것을 묻거나 자문을 구하면 아주 잘 해 주시고, 돌아와서 나는 그런 것들을 물리적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고민한다. 그래서 물리 커뮤니티에서 biophysics 하는 사람들이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물리학과에 가면 생명과학이라고 하고 생명과학과에 가서 세미나를 하면 물리라고 보는 차가운 시각이 힘들다. 아직도 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학문의 integration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융합은 내가 물리학자이지만 바이오를 하고 싶으면 바이오 하는 집단에 뛰어들어가서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그 사람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느껴야 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갖고 와서 나의 물리적인 지식이나 방법으로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개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만을 바이오에 가서 찾는다. 그것은 거꾸로 된 것이다. 바이오에서 못 푸는 문제들을 가져오면 물리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별로 없다. 하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융합이다. 두 번째는 학생들이다. 학생들, 박사후 연구원, 연구 교수들을 채용할 때, 단백질을 전공한 사람들은 내가 물리학과에 있기 때문에 물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기를 굉장히 꺼려한다. 마찬가지로 물리 하는 사람들도 생명과학과에서 포스닥을 뽑는다고 하면 가기 힘들 것이다. 그런 벽을 허물어야 될 것이다." 실험실 구성원에 대한 소개 "NRL을 할 때는 학생들이 제법 있었다. 나의 연구실에서 석사/박사를 한 학생들은 second postdoc., 교수로 다 나갔고, 지금은 창의과제에 참여하는 연구원 중에서 박사과정 3명, 석사 1명이 있고, 학부생 3명은 그냥 와서 어깨너머로 놀면서 보고 있다. 지금 포스닥과 연구 교수를 초빙하려고 하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BRIC에도 광고를 냈는데 한 세 명 정도 연락이 왔고, 아직 뽑지 못했다. NRL을 할 때 포스닥, 연구 교수들은 전부 실험하는 사람들이었다. 분자생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두 사람이 포스닥으로 있었다. 나는 이론 그룹이고 계산 그룹이지만, 포스닥 또는 연구 교수 중에서 꼭 한 두 사람은 실험하는 사람을 일부러 뽑는다. 나한테는 그것이 아주 중요하다. 실험하는 사람이 있어야 내가 하려는 연구가 제대로 된 biology의 방향으로 가도록 안내해 준다고 본다. 물론 실험하는 교수님들도 많이 만난다. 모델을 위한 모델, 논문을 쓰기 위한 논문, 논문을 원하면 수십 번 쓸 수 있다. 그런데 쓰고 나면 'So what'인 것이다. 생물 하는 사람들이 보고 '그래서 어쨌단 말이냐?' 라고 질문을 했을 때, 답변은 이 논문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중요한 문제이고, 생물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으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 생물학 전공자가 진학하게 되면… "물리학과에서 석사를 받으려면 학부 전공이 다를 경우에 학부 선수 학점인 18 학점(6과목)을 해야 된다. 그러면 3년이 걸린다. 생물을 전공한 학생이라 하더라도 물리학과 석사 과정에 와서 물리를 3년 배우게 되면, 본인의 학문적인 인생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하고 박사를 의대에 가든, 뇌과학을 하든, 유전자를 전공하든, 단백질을 전공하든 어디로든 찾아가면 되는 것이다. 물리를 2~3년 공부하는 것이 지금은 불필요하다고 느끼겠지만 10년이 지나면 그 맛을 느낄 것이다."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학부 때의 전공이 무엇이든지 간에 공부하는 태도가 실력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엇을 전공하든지 간에 기초를 잘 다지고 상식과 원칙을 지키려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 공부는 따라 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생명과학을 하는 학생은 물리를 겁내지 말고 그냥 일반 물리 책을 보면 된다. 물리 하는 학생도 일반생물학을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궁금할 때 마다 한번씩 꺼내서 읽어보면 된다. 모든 것을 간단하게 생각하기를 바란다. 나도 어떤 문제에 봉착해서 힘이 들면 한 걸음씩 뒤로 돌아가서 간단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리고 공부든 연구든 시작을 했으면 (내가 어디에서 읽은 글인데) 초심 즉 처음의 마음이 있어야 하고, 열심히 해야 되고, 중심을 잡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뚝심이 있어야 된다. 그런 마음가짐만 있으면 다른 전공을 공부하게 되더라도 주위의 선배나 교수님들이 도와 주신다. 세상 일이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나? 다 힘들다." 과학정책 또는 국가과제 운영에 대한 바람 "첫 번째는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려야겠다. NRL 국가지정 연구실 사업은 아주 좋은 사업이다. 창의적 연구과제도 마찬가지이다. KISTEP에서 90년대 후반부터 그런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서 과학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우수 연구자 개인과제 내지는 집단과제 같은 프로그램들이 아주 잘 정비되고 있는데, 과학재단이 개편되더라도 그런 프로그램들은 좀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변경될 것이라고 전해 듣고 있다. 한 가지 바램은 박사 후 연구원들인 젊은 과학자들이 지금 설 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설 자리라고 하는 것은 박사 후 연구원이나 연구교수의 일시적인 position이 아니라, 비록 대학의 교수는 아니더라도 permanent position이 많이 생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박사 후 연구원을 오래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고 연구교수를 오래하는 사람들도 많다. 포스닥이나 연구교수를 하면 1~2년 계약이다. 그런 position이 아니라 적어도 박사 후 연구원이나 연구교수는 3~5년 정도는 자신의 월급 걱정 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더 나은 직장, 교수, 국책연구소의 선임이나 책임 연구원, 또는 다른 permanent job으로 갈 수 있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의 준 정규직 정도의 position을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그런 사람들이 4~5년 정도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연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그 외 하시고 싶은 말씀 "우리 창의 연구단은 '단백질체 생물물리학'이지만 물리학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단백질체학이라고 생각하셨으면 한다. 통계물리학이나 물리학의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컴퓨터를 이용해서 계산하는 부분은 내가 다 해서 밑받침을 할 테니까 단백질체학에 관련되는 독특한 현상들, 중요한 현상들에만 관심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합류해서 연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기자: 박지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