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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학술상 수상자: KAIST 화학과 이지오 교수 (2)
"논문 하나를 내더라도 Impact가 있는 연구를 하기를..."

인터뷰 내용
 - 실험실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 지금까지 가장 잘 선택했다 싶은 특별한 경험
 - 좋은 교수님 또는 PI를 만날 수 있는 방법
 - 과학자가 사회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
 - 앞으로의 계획
 - 최근 KAIST의 변화와 개혁의 움직임...
 - 현장에 계신 연구자로서 과학정책에 대한 바람
 - 정책적인 지원에 대하여…
 - 마지막으로…

일시: 2008년 6월 18일, 오전 10:30

장소: KAIST

이지오 교수 약력

실험실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학생들의 경우 성과가 나오기 직전이 가장 힘들다. 한국의 교수님들이 연구를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전략을 쓰시는데, 많은 분들이 사소하더라도 여러 가지 결과물을 계속 만들어 내고 싶어 하는 면이 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았다. 하나를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 받을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 내 생각이었고, 그러다 보니까 연구 결과가 훨씬 적게 나왔다. 다른 실험실의 동기나 친구들은 1년도 안되어서 논문을 내는데, 자기는 5년이 지났는데도 논문이 하나도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나도 박사로 훈련을 받을 때 논문 하나 내고 졸업했고, 우리 학생들한테도 그것을 원했다. 논문 하나를 내고 졸업하는 대신에 impact가 있는 연구를 하라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이 견디기에 정말로 힘들었다. 이럴 때 교수를 끝까지 믿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 관계가 깨지면 더 이상 못 견디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신이 별로 없을텐데, 학생들이 나를 믿고 따라 준 것이 굉장히 중요했다. 그러지 않았으면 실험실이 깨졌을 것이다."

"(교수님 입장에서 기다리고 계시기에도 참 힘드셨을 것 같은데...) 나는 연구 경력이 지금 18년 째로 접어들었다. 어떤 연구가 어느 정도 성공 확률이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늘 그러고 살았다."

지금까지 가장 잘 선택했다 싶은 특별한 경험은?

"나의 연구 경력을 생각해보면 연구 분야를 잘 선택한 것 같다. 이 분야가 다른 분야 보다 좋다는 뜻이 아니라 나의 성격과 잘 맞아서 좋았던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자기를 지도해 줄 수 있는 사람, 지도교수를 잘 고르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선택이다. 나는 그 선택을 잘 했던 것 같다. 내가 만났던 지도교수분들이 몇 분 계시지만 다들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줬다. 그래서 학생들한테도 지도교수를 신중하게 선택하라고 말한다. 한 분야에 입문해서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한테 지도를 받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유학 가는 학생들한테 이 이야기를 계속 강조한다."

좋은 교수님 또는 PI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어려운 부분이다.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잘못된 선택도 많이 한다. 결국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에 달려있다. 연구 product가 비슷비슷한 사람들 중에서 잘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거기에 대한 많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어떤 분야를 연구해야 되는지, 이 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감을 잡고 있는 사람만이 정확히 선택을 할 수 있다. 현재 이 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알고 있어야 하고, 그래야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과학자가 사회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과학자들은 외부 사람들이 보기에 사회와 떨어져 있는 사람들로 보인다.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좌절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우리 학생들도 그런 것을 많이 느낀다. 왜 이것을 해야하나? 잘해서 논문이 나왔는데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우리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가 대단한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을 바꾸는 것 같지도 않지만, 역사를 뒤돌아서 보면 대단한 권력이나 힘을 가졌던 자들이 역사를 이끌고 바꿔 왔던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도 사회적 현상에서 과학자들이 관련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기존의 과학자가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interaction도 있어야 되겠지만, 사회와 관련된 문제에 학생들은 너무 휘말리지 말라고 계속 이야기한다. BRIC도 학생들의 가장 큰 커뮤니티이다. 황우석 사태에서도 학생들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학생들한테는 너무 휘말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순간의 사건에 기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당연히 해야 될 일이지만, 과학자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실험실에서 자기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연구를 하게 되면 Nature나 Cell 저널에 논문을 내는 것이 일종의 마약 같다. 주변에서 인정해 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만 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논문이 잘 안 나오더라도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남들이 다 할수 있지만 그들보다 빨리 해서 나오는 연구가 많이 있다. 그런 연구에서 좀 벗어나서 내가 아니었으면 남들이 못했을 것이다 라는 일을 해 보고 싶다."

최근 KAIST의 변화와 개혁의 움직임에 대하여...

"2001년도 KAIST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것은 KAIST의 시스템이 예상보다 선진화 되어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내가 1980년대 학교 다닐 때 정도의 시스템에서 학교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을 하고 들어왔는데, 실제로 들어와 보니까 학교의 여러가지 부분이 이미 미국의 상황과 거의 똑같았다. 그러나, 정부의 과기부 시스템 또는 학교 밖은 뒤쳐진 부분이 많이 있었다.

KAIST의 발전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좋았는데, 그 중 가장 뒤쳐져 있었던 부분이 Tenure 시스템이었다. 사실 Tenure 시스템이 성공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고, 일본, 캐나다, 영국 등은 굉장히 다른 Tenure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Tenure 시스템을 따라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Tenure 시스템은 사회의 다른 부분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KAIST만 변해서 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심스러웠고 안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총장님이 새로 오셔서 시도를 하셨다.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는 성공적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KAIST 발전의 마지막 돌 하나가 치워졌다고 생각한다. 단지 KAIST만 발전할 수가 없다. 항상 사회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어서 KAIST의 개혁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 그것을 KAIST 구성원 전체가 노력해서 가능하도록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KAIST는 우리 나라의 다른 학교가 발전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한 학교라도 먼저 발전하고 다른 학교의 모델이 되자는 의미로 생겨진 학교이다. 지금도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것 자체는 구성원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는 지가 중요할 것이다."

현장에 계신 연구자로서 과학정책에 대한 바람은?

"우리 나라 과학정책의 기본적인 방향이 예전부터 응용과학을 굉장히 강조하였다. 쉽게 말해서 투자하면 뭔가를 거둬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까 기초 과학에 대한 투자가 인색하였고, 지금도 많이 인색하다. 우리 나라 전체 연구비 규모는 엄청나게 커졌지만 거의 대부분이 응용과학에 다 들어간다. 기초과학은 실제로 작은 파이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그것이 과학에 대한 철학의 차이인 것 같다. 우리 나라 과학정책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과학철학이 그런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기초 과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은 벽이 없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은 구별이 되지 않는데, 이쪽은 기초과학이니까 고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라는 정책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과기부가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는 투자는 많이 하는데 왜 나오는 것이 없냐고 고민을 한다. 그런 사람들한테 나는 한 번 묻고 싶다. 투자하면서 많은 것을 건지려고 노력하니까 오히려 안 나오는 것이 아니냐 라고 묻고 싶다. 축구 선수가 골을 넣고 싶어 하면, 오히려 골이 안 들어 갈 때가 많다."

마지막으로...

"BRIC은 굉장히 독특한 시스템 같다. 사이트가 어떻게 만들어 진 것인지 궁금했다. 다른 분야에는 그런 사이트가 거의 없는데, 생물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일선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의 여론 형성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런 것이 과기부와 같은 곳에 피드백되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BRIC이 갖고 있는 unique한 위치가 중요한 것 같다. 황우석 사태를 보면 BRIC이 중요한 역할을 했듯이 제도권 시스템이 못하는 일을 해주고 있다. BRIC과 같은 사이트가 좀 더 발전해서 생물학 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발전했으면 좋겠다."



관련 사이트 : 실험실 홈페이지

기자: 박지민
촬영/사진: 이강수
동영상 편집: 유숙희,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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