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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학술상 수상자 :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 (1)
"역학은 건강한 인구집단에 있어 질병발생의 원인을 밝히는 학문"

인터뷰 내용
 - 주요 연구 주제
 - 연구방법
 - 통계의 적용
 - 현재 집중하고 있는 연구내용과 접근 방법
 - 데이터 관리는?
 -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 대표적인 연구 성과

일시: 2007년 9월 21일, 오전 11:00

장소: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 약력

주요 연구 주제

"우리가 하는 연구를 역학건강증진이라고 한다. 건강증진은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면의 역학적인 연구방법론이 필요하다. 역학은 영어로 epidemiology라고 하는데 epi는 원인의 어원이고 demiology는 인구 집단학을 의미한다. 그래서 건강한 인구집단에 있어 질병발생의 원인을 밝히는 학문을 역학이라고 한다.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연구한다는 것이 일반 실험실에서 하는 연구와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실험실에서 동물 실험을 통해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실제 인구집단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 실험실 수준의 연구결과가 궁극적으로 인구집단에서 일반인의 상식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역학이라는 학문이 필요하다. 아마도 우리 연구가 일반 인구 집단에 가장 가까운 연구 분야일 것이다."

연구 방법

"이미 질병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할 때는 질병으로 인해 이미 본인의 혈액학적인 매개변수(parameter)에 굉장한 변화들이 일어난 상황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질병이 나타나기 전 건강할 때 그 사람의 생활습관(스트레스,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 등)과 기본적인 혈액학적인 소견, 체격(혈압, 비만 등)들이 10~20년 뒤에 만성퇴행성 질환(성인병)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연관성을 가지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통계의 적용

"역학적인 방법론에는 반드시 통계가 들어간다. 일반 실험실에서 실험 할 때는 똑같은 조건이나 환경을 기본으로 하는데, 인구 집단에서는 사람마다 정말 다양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비교를 하기 때문에 통계적인 방법으로 특성을 교정해 주는 기법을 쓴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연구내용과 접근 방법

"이전 연구로는 1992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인 정상집단을 130여 만 명을 뽑아서 거의 14년 동안 추적해오고 있다. 여기서 각종 암, 뇌졸중, 심장병이 발생하는 것을 관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연구로 이곳의 데이터베이스를 적극 활용하였다.

이 연구 제목은 '한국인 암 예방 연구'이며 연구대상자만 130여 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코흐트이다. 코흐트는 동일한 특성이나 속성을 가진 집단을 말한다. 동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 안에는 흡연 군, 혈압이 높은 군, 콜레스테롤이 높은 군, 혈당이 높은 군 등 여러 가지 코흐트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매년 추적을 하는 것이다. 14년 동안 130여 만 명 중에 9만 여 명이 사망을 했다. 사망 원인 별로 특성과 구분이 지어지는데 사망원인과 비만, 질병과의 연관을 알 수 있고, 또 의료보험 공단에 진료기록이 남기 때문에 어떤 원인으로 입원을 많이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그리고 2005년부터는 대사증후군 사업단으로 지정되어 대사증후군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 방법은 먼저 연구 참여자들로부터 동의서를 일일이 받아서 혈액을 모은다. 각각 혈액에서 인슐린을 측정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측정한다. 그리고 대사증후군을 보기 위해서는 허리둘레를 꼭 재야한다. 그런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5~10년 정도 관찰하게 된다. 그래서 대사증후군이 없는 사람이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이나 뇌졸중이 몇 배나 높게 발생하는지 보게 된다.

연구대상 집단의 선별을 위해 이미 질병이 있는 사람은 집단에서 제외된다. 특정 암이나 심장병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데이터 관리는?

"최근에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개인정보는 연구에 이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인 암 예방 연구'는 의료보험공단에 서버를 두고 모든 자료를 관리하고 있다. 디자인이나 설계는 우리가 다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지역이나 나라마다 사람의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 사람의 연구결과를 그대로 한국 사람에게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고유한 연구주제가 필요한 것이다. 10~2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병원이나 검진센터에서 얘기하는 일반적인 정상치나 판단의 기준이 서양인의 자료를 가져다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서양인과 한국인은 체격부터 다르기 때문에 수치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좀 늦었지만 학계에서 관심을 가져서 1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인구집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사람 건강에 가장 위협을 주는 것은 흡연이다. 198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남자의 79%가 담배를 피웠다. 모든 암 발생에 30%를 흡연이 기여를 하고 폐암 발생에는 90%를 기여한다. 그래서 담배 하나만 연구를 해서 담배를 끊게 만들어도 모든 암의 30%, 폐암의 90%를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한국 사람에게 고혈압도 굉장히 문제였다. 우리나라 사람이 짜게 먹기 때문에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 발생이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제 새롭게 대두된 것이 비만이다. 우리도 현재 비만에 집중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

"1999년 JAMA(미국의학회) 저널에 흡연과 심장병 연구를 발표했다. 한국인처럼 콜레스테롤이 낮은 민족에게는 흡연이 더 이상 심장병의 위험요소가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에서 발표되었다. 우리는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18만 명의 대규모 인구집단을 6년 동안 조사하였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 구분과 상관없이 모든 군에서 흡연이 심장병의 위험요소로 발견되었다. 그래서 기존 학설을 뒤집는 성과를 발표했다.

두 번째 연구는 간암에 관한 연구였다. 보통 간암 원인으로 술과 간염 바이러스(B형 항원바이러스)를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는 술과 흡연이 간암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보았다. 당시 간암의 원인으로 흡연을 포함시킬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연구자들 사이에 논란이 많았다. 우리는 130만 명의 코흐트 연구를 통해서 음주, B형 항원바이러스, 흡연 이 3가지 요인을 가지고 봤더니 3가지 모두 독립적으로 간암발생률을 올리고 음주에 비해서 흡연이 좀더 큰 위험 요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세 번째 연구는 2005년 JAMA에 발표된 고혈당과 암 발생에 관한 연구이다. 보통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의 합병증이 어디서 올 것인가 궁금해 한다. 그런데 우리 연구는 당뇨병이 암 발생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밝혔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큰 문제점이 되는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졌을 때 세포 증식을 일으킨다. 이미 동물 실험수준에서 연구가 발표되었지만 인구집단에서도 과연 혈당이 높은 사람, 당뇨병 환자가 암 발생률을 높은지 11년 추적해서 연구를 했다. 당뇨를 가진 사람이 당뇨가 없는 사람에 비해 암 발생(특히 췌장암)이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당뇨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도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최근 연구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IF=51.3)에 발표하였다. 비만이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였다. 그 동안에 비만은 체중을 키에 제곱으로 나눠 계산을 했는데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비만도(BMI)값이 30 이상이면 비만군, 25~30 이면 과체중이라고 정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시아 사람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아시아 사람은 구체적인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은 제안 수준이었는데, 이번에 우리 연구를 통해 실제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13년 동안 추적 데이터가 나오면서 아시아 사람에 대한 구체적인 비만 기준이 설정되었다.

동양인은 BMI가 23 정도만 넘어도 이미 사망률과 심장병 발생률, 암 발생률이 높아졌다. 특히 예전에는 너무 체중이 낮아도 사망률이 높다고 했었는데, 우리 연구결과는 이를 역설했다. 저체중에서 사망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이미 호흡기 질환을 앓은 사람이 체중이 빠지면서 사망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오류를 밝혀냈다. "


기자: 장영옥
촬영/사진: 조점희
동영상 편집: 유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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