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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내 바이오 성과 Top 5 선정] UNIST 서판길 교수
"조울증 일으키는 핵심 단백질의 작용 메커니즘 규명"

Forebrain-specific ablation of phospholipase Cγ1 causes manic-like behavior
Mol. Psychiatr., 22, 1473-1482(2017)

인터뷰 내용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
- 함께 진행한 연구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과학자로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에 관한 의견?
- 학생/후학들을 위한 조언
- 그 외의 말씀 또는 바람

서판길 교수 약력 (PDF파일)

서판길 교수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저는 신호전달 핵심효소인 Phospholipase C (PLC) 세 종류를 세계 최초로 뇌에서 분리, 정제에 참여하고 유전자를 클로닝(Cloning)했으며, 그 이후 지금까지 이와 관련된 신호전달체계에 대한 분자적 기작을 밝히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뇌의 기능과 질환에서 PLC의 역할과 기전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얻은 값진 결과입니다. 본 연구팀은 전뇌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PLCγ1이 결핍된 실험쥐의 행동분석을 통해서 이 실험쥐가 조증과 유사한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실험쥐는 활동성, 식욕, 쾌락적 활동이 과도하게 높아져 있고, 기억과 학습능력도 저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결함은 PLCγ1이 결핍된 흥분성 신경세포가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의 신호를 제대로 전달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남을 밝혔습니다. 이는 하위 신호전달 체계인 세포내 칼슘조절 이상을 야기해 비정상적 억제성 시냅스가 형성되게 됩니다. 결국 PLCγ1의 결핍은 흥분/억제성 시냅스의 신경전달 불균형 및 시냅스 가소성 조절 이상을 유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존에 PLCγ1 기능 연구는 대부분 세포수준 머물러 있었고, 개체수준의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었습니다. 본 연구팀은 PLCγ1의 조건부 결핍 마우스의 제작부터 표현형 분석까지 약 10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밝히지 못한 조울증 병인기전에서 PLCγ1의 기능이상이 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개체수준에서 검증하였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PLCγ1이 매개하는 신호전달 경로가 조울증 치료의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였으며, 향후 정신질환 유발기전 및 치료법 개발에 활용가치가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그림.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PLCγ1의 작용메커니즘
전뇌 흥분성 뉴런에서 신호전달 핵심단백질인 PLCγ1이 결핍되면 BDNF에 의한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흥분/억제성 시냅스 신경전달 뷸균형과 시냅스 가소성 조절문제를 유발해 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은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정신질환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 중에 조울증(bipolar disorder)은 기분변화가 심하게 나타나는 기분장애입니다. 조울증 환자는 전체 인구의 1%가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대인관계나 업무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울증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여 발병한다고 추측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전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뇌가 발달함에 따라 신경세포 사이에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와 억제성 시냅스(inhibitory synapse)가 만들어 지면서 신경전달이 효율적으로 일어나는데, 두 시냅스 간의 균형이 깨질 경우 각종 정신질환(강박증, 자폐증, 정신분열증, 조울증 등)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많은 정신의과학 연구자들은 시냅스 형성 및 정상적인 신경전달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찾고 이를 검증하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함께 진행한 연구진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본 연구는 포항공대 김정훈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조직 및 세포 특이적으로 PLCγ1을 결핍시킬 수 있는 PLCγ1 조건부 (conditional) 마우스를 제작, 뇌 특이적으로 결핍 시킬 수 있는 마우스와 교배를 통해 전뇌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PLCγ1이 삭제된 마우스모델을 만들었으며, 여러 행동분석 실험과 분자생물학적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동물모델에서 확인한 이상행동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김정훈 교수팀에서 전기생리학 관련 실험 및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정신질환은 단 한가지의 원인만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고 환자는 다양한 증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정신의학에서 정신질환을 진단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인간의 정신질환을 마우스에서 재현하기 더욱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정신질환 마우스 모델이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 마우스에서 정신질환 연구의 한계점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본 연구팀도 PLCγ1 결핍 마우스에서 확인한 이상행동들이 자폐증, 집중력결핍, 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 모델 마우스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정신질환과 유사한 것인지 규정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는 더 다양한 행동실험들을 추가로 진행하였고, 여러 정신질환 약물을 마우스에 주입하여 증상이 완화되는지 확인하였습니다. 그 결과, PLCγ1 결핍 마우스가 조울증의 조증관련 행동을 보인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현재 연구팀은 여러 PLC 동위효소 조건부 결핍 마우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뇌의 다양한 부위에서 PLCγ1을 결핍시켜 뇌 기능 및 질환 병인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뇌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직에서 PLC 동위효소의 기능 연구를 계속 수행할 예정입니다. 지속적인 PLC 연구 수행을 통해서 다양한 질병에 관여하는 PLC의 기능과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아가 연구 성과들이 질병 치료제 개발에 기여하길 기대합니다.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본 연구실은 오랫동안 각 PLC 동위효소들이 매개하는 신호전달기작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왔습니다. 그 중에서 PLCγ1은 특히 뇌에서 발현이 많이 되어 있으며, 여러 연구를 통해 PLCγ1이 뇌의 기능과 질환에 중요할 것이라는 보고가 제시되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정신질환 발병에서 PLCγ1의 역할과 그 작용기전을 이해하고자 PLCγ1을 뇌에서만 특이적으로 결핍시킬 수 있는 마우스를 제작하여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로서 연구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최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열망과 4차 산업시대와 맞물려 첨단의료기술 및 헬스케어분야는 미래의 큰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 전망됩니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술 간 융합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입니다. 이러한 발전은 기초과학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 질 것입니다. 하지만 생명과학이란 것이 생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타 분야와 비교하여 비용과 시간 대비 성과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기초연구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연구 자율성을 보장해 촘촘한 연구생태계를 마련하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만 하더라도 PLC의 정제부터 오늘 이 연구결과까지 근 30년이 걸렸지 않습니까? 당장은 그 결과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후에 어떠한 나비효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것이 기초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제일 필요한 것은 창의적 사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구라는 것이 늘 새로운 것을 찾고 개척하는 과정인데 남처럼, 남만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편적인 지식을 머리에 넣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으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새로운 것을 생각해나는 창의적 사고를 길러야만 훗날 과학자로서 독립된 영역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혼자만 가지고 있어선 안 됩니다. 과학자들이 어려워하는 일 중 하나가 공유입니다. 혹 자신의 아이디어가 유출되어 뺏기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 먼저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본인이 생각해오던 연구를 타인이 듣는다고 해서 그것을 금방 흉내 내거나 뺏을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동료들과 의논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 성숙시키고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실험실 구성원에게 항상 자신의 생각을 주위 동료와 선배, 교수에게 자주 이야기하면서 본인만의 고유한 창의성을 만들어가라고 말합니다.

과학은 무엇보다 정직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를 즐기면서 열정을 다하다보면 언젠가 그 노력의 대가를 반드시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저는 어디서 무엇을 하던지 ‘답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가 되는 것’, ‘박사가 되는 것’ 보다 그 이후에 ‘교수답게’, ‘박사답게’ 사는 것이 더 어렵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답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고 염두에 두고 산다면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 2017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 5's는 다카라코리아바이오메디칼㈜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관련 사이트 : 2017 국내 바이오 성과ㆍ뉴스 Top 5's, 한빛사 등록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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