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DNA 염기쌍 오류 복원 시작 과정 밝혀
[2016 국내 바이오 성과 Top 5 선정] POSTECH 이종봉 교수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
- 함께 진행한 연구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학생/후학들을 위한 조언
- 그 외의 말씀 또는 바람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DNA는 다양한 경로로 유전 정보가 손상될 수 있지만 세포는 그러한 DNA 손상을 스스로 복구하고, 유전 정보를 보호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전정보 손상은 DNA 복제 과정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세포가 분열될 때 30억 개의 유정정보가 복제되는데, 대략 천만 개의 염기쌍 합성 중 한 개정도의 염기쌍의 불일치 오류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오류 염기쌍 복구 시스템 단백질의 mutation은 유전성 또는 산발성 대장암의 발병 원인이 됩니다. 다행히도 모든 생명체는 이러한 오류 염기쌍들을 세포 스스로가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1980년대에 유전학과 생화학 연구를 통해서 어떻게 세포가 DNA 잘못 짝지어진 염기쌍을 복구(DNA mismatch repair: MMR)하는지 대한 모델이 정립되었는데, 이에 큰 공헌을 한 Paul Modrich 교수가 2015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합니다. DNA 복제 후에 새로 생긴 DNA의 5‘ GATC 염기 서열 중 A(adenine)에 methylation이 일어나게 되는데, DNA 복제 중에 한시적으로 새로 생긴 한 쪽 DNA 가닥에는 methylation이 발생하지 않아, DNA에 hemimethylated 염기쌍들이 생깁니다. Modrich 교수는 E. coli의 MMR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생긴 hemimethlated site를 이용한다는 것을 밝혀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오류 염기쌍의 존재가 hemimethylated site에 전달되어야 하는데, 두 지점 사이의 거리가 수백 개 이상의 염기쌍만큼 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 두 지점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 신호 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수십 년 동안 다각도로 노력해왔으나, 여러 가지 모델만 제시되었을 뿐 명확하게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개별 생체분자의 움직임을 나노미터의 정확도로 추적하는 단분자 이미징 방법을 통해 염기쌍 오류 복구 단백질들 각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여 오류 염기쌍 존재의 신호전달 과정을 밝혀, 그 동안 예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사실을 규명하였습니다. 즉 DNA내에서 염기쌍의 불일치 오류를 인식하고 신호를 보내는 센서 역할을 담당하는 MutS 단백질이 오류 염기쌍을 발견하는 즉시에서 ATP와 결합한 후 MutL 단백질을 불러들여, 이 두 단백질의 복합체는 DNA상에서 결합과 분리를 반복하며 이동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둘이 복합체일 경우에는 DNA 나선을 따라 느리게 움직이고 다시 분리 되면 매우 빠르게 무작위로 운동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확산운동을 하며 이동하는 이 두 단백질의 복합체에 GATC의 hemimethylated site를 인식하는 MutH 단백질이 매개체 MutL에 결합하면서 신호 전달과 오류 복구의 시작 메커니즘이 완성하게 됩니다. 요약하면, 기존에는 MutH 혼자 타깃이 있는 위치로 이동하여 MutS-MutL 복합체로부터 신호를 받은 후 DNA 가닥을 자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세 단백질이 결합 후 별도의 화학적 에너지 없이 물리적인 확산운동만을 통해 DNA 나선을 따라서 직접 GATC의 hemimethylated site까지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그림1. 오류 염기쌍을 인식한 MutS에 의해 형성된 MutS-MutL-MutH 복합체가 DNA 상을 확산운동에 의해서 hemimethylated GATC 타깃에 직접 도달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1990대 초에 본격화된 단분자 생물물리 (single-molecule biophysics) 방법은 더 이상 생물물리학자의 전유물이 아닌, 생명현상 연구에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자리매김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주로 in vitro 모델 시스템에 적용되어왔으나, 새로운 광학 기술, 뛰어난 형광 안정성과 밝기를 가진 새로운 형광 단백질 개발, 새로운 이미징 방법의 발전 등으로 살아있는 세포내에서 단분자 수준의 DNA 복제/복구, 전사(transcription), 번역(translation) 등의 메커니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향후 단분자 수준에서 생명현상의 연구가 살아있는 세포나 세포조직에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함께 진행한 연구진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오하이오 주립대 메디컬 센터에서 ‘DNA repair’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Richard Fishel 교수와 2010년부터 DNA 오류 염기쌍 복구 메커니즘 관련해서 긴밀히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Fishel 교수 실험실에서 정제되고 형광분자를 붙인 단백질을 제공받아, 본 연구실에서 단분자 실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Fishel 교수는 DNA 오류 염기쌍 복구 분야 발전에 두 가지 현저한 공헌을 했습니다. 첫째는 MutS homolog 단백질 mutation이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hereditary nonpolyposis colorectal cancer)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규명하여 현재 현장에서 MutS homolog의 발현 여부로 대장암 발병 여부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오류 염기쌍 존재의 신호전달 메커니즘에 대한 여러 모델 중 MutS/MutL 단백질이 DNA에서 확산운동으로 신호를 전달한다는 ‘molecular switch clamp’를 제시했는데 본 연구 결과가 Fishel 교수의 모델을 지지하고 있고, 다수의 단분자 연구 결과 또한 Fishel 교수의 주장과 일치하고 있습니다.
그림2. 본 논문의 공동저자인 석박통합과정의 김대형 학생과 이종봉 교수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본 연구 결과의 흥미 있는 발견은 오류 염기쌍으로의 신호전달 단백질이 확산운동으로 타깃에 도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세포에서 DNA는 히스톤 단백질에 의해 감겨있고, 또 다른 종류의 DNA 결합 단백질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이 경우, 히스톤이나 여타의 DNA 결합 단백질들이 확산 운동하는 신호전달 복합체의 진로를 방해할 수 있어, 과연 확산 운동만으로 원거리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물리적 모델을 구축하여 새로운 실험을 수행하고 있고, 향후 크로마틴 구조에서 DNA 오류 염기쌍 복구를 실시간 관측할 수 있는 구체적 연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주로 논문과 공동 연구자 또는 학생들과의 논의를 통해서 연구 주제 및 방법 등의 아이디어를 얻고 저의 생각을 정리합니다. 또한 최신의 연구 동향을 접하기 위해 약 20여 가지 저널의 업데이트를 놓치지 않고 탐독합니다. 때로는 선행논문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주제가 꼬리를 물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생물물리는 물리학적 사고방식과 방법을 이용하여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학제간 융합분야입니다. 이렇게 다소 낯선 분야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연구를 실현케 하는 좋은 동료이자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파트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능동적인 예비 연구자의 자세를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브릭에 정부나 기업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지속되길 바라며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응원으로 계속 발전하시길 기원합니다.
< 2016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 5's는 Cell Signaling Technology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