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유전자가위 Cpf1 기술적용 생쥐 유전자 편집 성공
[2016 국내 바이오 성과 Top 5 선정]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성영훈 교수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
- 함께 진행한 연구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과학자로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에 관한 의견?
- 학생/후학들을 위한 조언
- 그 외의 말씀 또는 바람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기존에 마우스 embryonic stem (ES) cell을 이용한 유전자 녹아웃 마우스의 생산은 높은 비용과 긴 시간이 소요되는 노동집약적인 작업이었습니다. 지금까지 CRISPR-Cas9 유전자가위는 이러한 ES cell을 사용한 유전자 녹아웃 마우스 생산의 어려움을 획기적으로 해결해 줬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서 Cpf1 유전자가위가 생쥐에서의 유전자 녹아웃에 Cas9 만큼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Cpf1은 Cas9과 유사하지만 다양한 차이점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Cas9이 사용될 수 없거나 효율이 떨어질 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조건에서 활용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따라서 우리의 연구결과는 향후 다양한 마우스모델의 제작에 선행되어야 될 Cpf1 유전자가위의 활성과 효율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생체 내에서의 Cpf1 유전자가위 활성 및 독성에 대한 정보를 최초로 보여주는 만큼, 향후 다른 동물모델에서의 연구와 더불어 인체에서의 유전자치료에서의 활용에 기본적인 지표로써도 활용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유전자가위 연구는 최근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생명과학분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를 생체 내에 치료목적(예로써 immune checkpoint의 조절에 의한 항암치료)으로 사용하기 위한 수많은 연구들과 이와 관련된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 및 부작용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 중입니다. 이런 연구들은 결국 환자에게 적용되기 이전에 동물모델에서 그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어야 하기 때문에, 역시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녹아웃 마우스 등 적절한 동물모델의 제작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으며, 관련된 질환모델의 확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함께 진행한 연구진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우리 기관에서는 울산의대와 서울아산병원의 여러 연구자들이 함께 어울려 연구할 수 있는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이라는 큰 틀이 존재합니다. 임상과 기초가 융합될 수 있도록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은 다양한 내부 연구과제에 대한 연구비도 지원합니다. 교신저자인 이상욱 교수님(방사선종양학과장), 이명섭 교수님(면역학전문가), 백인정 교수님(생식생물학 분야 전문가), 이 세분은 원래 patient-derived tumor xenograft (PDTX)에 보다 적합한 면역결핍 마우스모델을 생산하기 위해서 지원되었던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의 내부 연구과제와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국가마우스표현형 분석기반 구축사업)의 방사선 및 면역분야 연구에 필요한 마우스모델을 제작하기 위해 이미 공동연구를 하고 계셨습니다. 논문에서 기술된 마우스모델들은 이들 과제를 진행하기 위해 제작된 것들입니다. 제1저자인 김용섭 교수님은 유전자가위 분야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입니다. 2016년 3월 임용되시자마자 저희와 공동연구를 시작하여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사진. 실험실 사람들
왼편부터: 전미연 연구원(성영훈 교수), 이종걸 연구원(백인정 교수), 김용섭 교수, 성영훈 교수, 이명섭 교수, 이상욱 교수, 정승아 연구원(백인정 교수), 류정인 연구원(백인정 교수), 백인정 교수, 김글로빛나 연구원(백인정 교수)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번 논문에서 저희는 Cpf1이 유전자 녹아웃에 매우 효과적인 도구라는 것을 보였습니다. 앞으로 Cpf1이 정교한 genome editing에 어떤 식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Cas9도 높은 효율을 발휘하여 유전자 녹인(knockin)이나 조건적 유전자 녹아웃 마우스의 생산이 가능하다고 보고가 되었으나 아직까지 안정적인 효율을 나타내는 조건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Cas9과 Cpf1의 능력을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저희가 Cpf1을 연구하게 된 동기는 간단합니다. 필요한 마우스 모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연구팀은 애초부터 Cpf1 유전자가위에 대한 논문을 쓰기 위해서 공동연구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그래왔듯이 필요한 마우스 모델이 있어서 제작하기로 했는데, 새로운 유전자가위인 Cpf1이 있다더라…… 그러면 한번 써 볼까? 첫 논문이야 전 세계가 경쟁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겠지…… 그런데, 아무도 논문을 내지 않더군요. 그럼, 한번 투고해보자…… 솔직히 운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길건 짧건 하나의 논문을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리 내부에서는 끊임없는 고민과 치열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논문을 내지 못했다면 이 분야의 특성상 우리의 연구결과를 논문화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로 간에 굳은 신뢰가 있었기에 치열한 논의가 진행되면서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자로서 연구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의 특성상 다양한 연구자들을 많이 만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의생명과학의 발전에 있어서 유전적으로 조작되어 질병의 모델로써 사용될 수 있는 질환모델마우스의 생산과 연구는 필수적이라는 데에 동의하시고 연구에 대한 의욕도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 진입장벽이 높아 많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마우스 모델의 생산과 연구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더욱 개선되었으면 하고, 이를 위해 미래부의 “국가마우스표현형 분석기반 구축사업“과 식약처의 ”미래맞춤형모델동물 개발연구사업단“ 등의 사업들이 좀 더 보편화되고 연구자들에게 보다 더 잘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좋은 논문에 대한 정의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각 분야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논문을 내는 데에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틈새시장을 시기적절하게 노려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마우스 모델을 생산하고 이를 연구하던 사람들입니다. Cpf1이라는 새로운 유전자가위가 나왔을 때, 이 분야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기존의 Cas9이 너무나 훌륭한 유전자가위이므로 새로운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한 갈증이 덜했습니다. 우리는 Cpf1에 대해 흥미를 먼저 느꼈고, 이를 주저하지 않고 바로 실천에 옮겼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만약 단 보름만이라도 늦게 시작했으면 논문을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느끼지만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각자의 분야에 맞춰 선택된 마우스 모델들과 결점이 최소화된 논문을 작성하는데 필수적인 다양한 관점들과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서로 간의 신뢰가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제가 임용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소아과의 교수님 한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유전병을 앓고 있는 어린 환자가 있는데 현재로써는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유전자치료 방법을 함께 찾아보지 않겠느냐고...” 환자의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질환모델마우스를 생산하면, 임상에서는 인간질병과의 공통점을 연구하여 궁극적으로 질병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질환모델마우스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일종의 윈도(window)인 세이지요. 따라서 수많은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눈으로 마우스를 바라보는 과학자’가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질병의 고통에서 해방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2016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 5's는 Cell Signaling Technology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